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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싱가포르 국빈방문…신남방정책 본격 가동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 2018.07.17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
문재인 대통령은 올 하반기 첫 순방지로 인구 13억의 인도와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를 택했다. 이는 신(新)남방정책을 올해 대외 정책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순방은 신남방정책의 핵심지역인 인도와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중·일·러 등 주변 4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하고, 미래비전의 가치공유에 기여했다.

특히 신남방정책이 미·중 의존적인 경제 및 외교관계의 다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순방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올 3월 베트남 순방과 6월 필리핀 대통령의 방한에 이은 이번 인도 및 싱가포르 순방은 신남방정책의 본격 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인도 순방에서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한국 신남방정책과 인도 신동방정책의 공통점에 기초해 사람 중심의 평화와 상생번영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기로 했다. 지역의 균형과 평화를 위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공동번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인도의 대외정책인 신동방정책은 사람, 공동번영, 평화를 추구하는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결을 같이 한다.

인도와 우리나라의 강점을 보완적으로 융합한다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두 정상은 공감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기초과학과 소프트웨어 기술에 한국의 응용기술과 하드웨어를 접목한다면 양국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공유한 것이다. 또한 인도의 원천기술과 우리나라의 응용 및 산업화 능력을 결합해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한다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란 점을 함께 인식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한국과 인도의 연간 교역액을 2030년까지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협상의 조기성과 패키지를 타결했다. 조기성과 패키지는 인도가 제기하는 무역불균형 문제 해소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인도 석유화학제품과 가공식품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상품 분야에서 우리는 인도에 망고, 피마자유, 농수산가공품 등을, 인도는 우리에 대해 합성고무, 아크릴산 등 석유화학제품과 커피조제품 등 가공식품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기업 주재원들의 비자애로 개선과 문화·체육 분야 전문직 업종 개방에 합의했다.

싱가포르 순방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싱가포르 내 교통, 인프라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싱가포르의 상징물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뿐만 아니라 지하철, 공항, 병원, 항만 등 많은 도시기반 시설 건설에 한국 업체가 참여하는 등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의 네 번째로 큰 해외건설 시장이지만, 2017년 진출세가 꺾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리센룽 총리와 정상 회담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리센룽 총리와 정상 회담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번에 양국 정상이 스마트시티 분야에 공동 진출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이 추세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부문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소프트웨어 부문에 강점이 있는 싱가포르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건설은 아세안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역내 도시 간 연계성과 낙후도시의 재생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싱가포르는 이미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 계획을 수립하고 IoT 센서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는 등 투자를 실현하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의 참여 여지는 크다.

또한 이번 정상방문을 계기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싱가포르는 한국과 핀테크, 바이오, 의료 등 첨단 기술 분야와 협력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 아세안 지역에서 상가포르의 자본과 네트워크에 우리나라의 기술·산업인력·한류를 융합한다면 양국은 이 분야를 주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신남방정책과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연계해 한반도의 평화가 아시아의 번영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도와 아세안에 설명하고 지지를 얻은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그리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인도, 싱가포르와 더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순방은 평화가 정착된 한반도가 개도국과 선진국,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교량국가로 인도와 아세안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신남방정책을 본격 가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축적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2023년이 되면 인도는 미국, 중국에 이어 G3가 될 전망이며 경제공동체를 형성한 아세안도 인도 다음의 경제규모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 지역들의 잠재력이 더 이상 잠재력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차원으로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은 신남방정책이 단순히 허상을 쫓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 생존 공간의 확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남방정책의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앞서 진행된 정상외교의 성과를 반영한 로드맵과 실행방안을 서둘러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민외교를 강조하는 신남방정책은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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