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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다른 나라는 어떤 선물 주고 받을까

2018.02.12 박준우 칼럼니스트·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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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칼럼니스트·요리연구가
박준우 칼럼니스트·요리연구가
곧 설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 전에 치러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밸런타인데이다. 과거에는 우리의 전통과는 상관 없는 서구의 문화이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날이라며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젊은 층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연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날이 됐다.

이 밸런타인데이(St. Valentino)는 여느 기념일과 마찬가지로 숱한 속설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원은 고대 로마의 미신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가축의 번식을 주관하고, 풍요를 상징하는 늑대신 ‘루페르쿠스’를 기리며 행해지던 ‘루페르칼리아’라는 목신 축제를 기독교에 흡수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본래의 ‘루페르칼리아’ 축제는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이 됐는데, 축제기간 동안 젊은 미혼 남성은 이성의 이름을 추첨 형식으로 뽑을 수 있었다고 한다. 남자들은 자신이 뽑은 이름을 가진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축제 기간 동안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리고 함께 축제를 보내고 나면 그 인연이 연인관계로 발전하거나, 결혼까지 성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5세기 후반에 이르러 교회는 이교도들의 이러한 풍습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교황 젤라시오 1세가 목신 축제를 금지하는 법령을 내려 교회 차원에서 2월 14일을 ‘사랑의 날’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로마 기독교는 이를 위해 3세기에 순교한 발렌티노 신부를 연인들의 수호성인으로 선정한다.

3세기경, 전쟁을 치르고 있던 로마제국은 병사들을 모집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시 황제였던 클라우드 2세는 이를 남자들이 국가보다 자신의 가정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 여겨 결혼을 금지시킨다. 그런 황제의 명령으로도 남녀 간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는데, 이런 이들을 위해 교회의 이름으로 비밀 결혼식을 진행해준 사람이 바로 발렌티노 사제였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런 행동이 왕에게 발각돼 감옥에 갇히게 된 인물이다.

유럽에서는 밸런타인 데이의 가장 중요한 선물은 초콜릿이 아니라 바로 사랑의 단어들이 적힌 카드라고 하는데, 그것 역시 발렌티노 사제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설화가 있다. 감옥에 갇힌 발렌티노의 담당 간수에게는 앞이 보이지 않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사제의 기도로 다시 앞을 보게 돼 이에 감격한 딸이 발렌티노가 처형 될 때까지 그를 돌봐주며 서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270년 1월 14일, 발렌티노가 형장으로 끌려가며 사랑하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남기며 마지막 구절에 ‘당신의 발렌티노’라고 쓴 것이 밸런타인 데이 카드의 유래가 됐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수호성인에 대한 다양한 일화들은 대체로 후대에서 만들어졌다고 보이는 편이라 정설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유래야 어찌됐건 중세에 이르러 이 ‘사랑의 날’은 그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14세기 영국의 ‘제프리 초서’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의 젊은 남녀들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서로의 밸런타인이라고 부르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쯤 영국에서도 이 ‘사랑의 날’이 젊은 남녀들에게 영향을 줬던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백을 하는 밸런타인 데이’의 모습을 14세기 영국의 풍습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2월 14일을 ‘새들이 사랑을 시작하는 날’로 여겼다고 하는데, 당시 영국의 소녀들은 2월 14일 아침을 맞이하며 가장 먼저 만나는 새로 자신들의 결혼을 점쳤다고 한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새가 울새라면 가난한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고, 참새라면 가난하지만 행복한 결혼을, 또 방울새라면 부유한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믿었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에 더불어 남자들은 자신의 미래를 점치며 꿈에 부풀어 있는 여자들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 날이 날이니만큼, 고백을 받는 여인들도 상대방에게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모양이다.

이러한 시기들을 지나 19세기에 이르러 비로서 우리가 아는 밸런타인데이의 모습이 생겨났다. 유럽 내에서는 하트가 그려진 카드를 만들어 연인들끼리 주고 받기 시작하고, 19세기 중반에 이 유행을 이어받은 미국인들이 여러 가지 디자인을 넣은 밸런타인데이용 특별 카드를 만들어 상품화하기 시작한다. 더 이상의 이름 뽑기나, 행렬 등의 의식이 있는 종교적인 축제가 아니게 변모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라마다 각각 다른 모습으로 정착돼 발전됐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연인끼리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꽃다발과 선물을 주고받고, 중국은 80년대에 들어 마찬가지로 식당에서 외식을 하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데이트를 즐긴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 한국에서 연인은 물론, 이성친구와 직장동료 모두에게 초콜릿을 돌리는 것은 일본에서 넘어온 유행이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밸런타인은 연인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등 다양한 의미의 사랑을 표현하며 카드를 주는 모습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이렇게 2월 14일은 전세계적으로 수천만이 다양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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