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새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비전으로 내세운 새 정부에 국민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감코리아는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각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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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것이 국민대통합이다. 사회복지가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임은 역사가 증명한다. 근대적 의미의 복지국가의 시초라 불리는 독일의 비스마르크 공화국이 사회보험 제도를 도입한 대표적인 이유는 독일 통일을 위해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정책을 탄생시킨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란 중에 영국 국민들에게 전후 사회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불어넣어 국민통합을 이루어냈다.
사회복지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구
미국 사회복지체제의 일대 분수령이 됐던 사회보장법의 제정은 1930년대 대공황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이번 대선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우리사회의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해소해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복지에 있다. 즉, 사회복지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시혜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우리사회가 통합의 기반 위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확대에는 그에 따른 부담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복지는 결코 공짜일 수 없다. 이제 ‘무상’ 복지라는 이상한 용어는 용도 폐기할 때가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복지확대에 따른 추가 재정부담의 대부분을 증세는 최소화하고 기존 예산을 효율화해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증세 없이는 현재 제시한 복지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평이다. 진정성 있는 복지 계획이라면 그에 따른 추가 재정부담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 그러한 복지계획을 세울 때는 사회복지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도 포함돼야 한다.
새 정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는 바람직한 방향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사회복지정책의 핵심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다. 이제 더 이상 복지가 시혜적이고 잔여적인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생애주기에 따른 보편적인 욕구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우리사회의 현실에서는 더욱 필요한 정책 방향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맞춤형 복지’는 단순히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들을 나열한다고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각 개인과 가족의 복지욕구를 알아내고 그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연결해줄 수 있는 전달체계가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복지’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은 현재의 전달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다. 지역에 기반을 둔 서비스 욕구사정-서비스 연결-사후 관리까지가 일괄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 공급체계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급체계의 정비 없이 사회복지서비스의 총량을 늘리는 것은 어쩌면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인 서비스를 양산하는 것일 수 있다.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공급체계를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재정립과 관계 정립이 필수적이다.
21세기 복지체계 핵심은 아동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
21세기 지속가능한 복지체계의 핵심은 아동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다. 최근 아동에 대한 투자를 복지정책의 핵심으로 상정하고 있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사례는 아동에 대한 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복지정책임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동복지는 다른 복지 분야에 비해서도 가장 낙후된 분야다. 모든 사람들이 아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 자원배분 과정에서는 아동분야는 후순위로 밀리기가 일쑤다. 아동은 투표권이 없어 실제 정치적인 자원배분 과정에서는 홀대받기가 쉽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보면 그렇게 된 것이 사실이다.
아동복지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최고정책결정가의 확고한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 영국의 블레어 총리가 1990년대 말에 ‘아동빈곤 제로(child poverty zero)’라는 원칙을 천명하고 그의 재임 기간 중에 아동복지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아동복지의 확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천명하고 실천에 옮기기를 기대한다.
투입으로 복지 가늠하는 시대는 끝나…질에 대한 관심 높여야
이제 투입으로 복지를 가늠하는 시대는 지났다. 투입 그 자체가 아니라 투입이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떤 결과를 냈는지가 복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돼야 한다. 그러한 프레임의 변화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의 질에 대한 관심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서비스 체계의 대표적인 과제는 사회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질적 수준이 고려되지 않은 사회서비스는 시혜성 서비스라는 인식을 고착시키고, 실제 국민의 복지체감도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 공급체계의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 질의 관리와 평가에 대한 획기적 개선 없이 단순히 양적 공급을 늘리는 것은 비효과적이고 비효율적인 서비스 체계의 문제점을 확대 재생산하게 될 수 있다.
사회서비스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의 복지체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 질관리 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회서비스의 품질관리를 전담하는 기구(가칭 ‘사회서비스품질관리원’)를 설치해 현재 영역별, 대상별로 파편화돼 있는 사회서비스 질관리 체계를 통합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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