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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 상황과 첫 한미정상회담

지역적·글로벌 차원 한미동맹 발전 청사진 제시 기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2017.06.26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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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한미정상회담이 오는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51일 만에 개최되는 첫 정상회담이다. 현재 한반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54일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79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되는 이번 정상회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제정세가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데 과도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바, 이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미 간에는 조율이 시급한 여러 중요한 어젠다가 있다. 미국은 정치적 아웃사이더 출신 트럼프 대통령이 선출됐고, 한국은 10년 만에 진보정부가 등장한 상황에서 양국 사이에 새롭게 풀어가야 할 난제들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사망사건 등 미국의 부정적 대북한 인식이 높아가는 시점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향후 문재인 정부의 한미 관계 향방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매우 현명한 조치

먼저 주목할 것은 두 정상의 스타일이다. 한미정상 간의 스타일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협상력을 신뢰하고, 정부기관보다는 백악관 내 자신의 측근 조직에 의존한다. 평생 혼자 사업체를 일군 트럼프 대통령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의지가 강하며 예측이 쉽지 않은 스타일이다. 항상 각광받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며 협상 시 상대편을 압도하는 것을 즐긴다. 영국 필적학자협회는 트럼프의 서명 필체를 ‘권력에 굶주린 인간’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남을 잘 배려하지만 동시에 매우 진중하고 원칙주의자다. 이처럼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정상이 만나게 되는데 우리로서는 어떻게든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다른 국가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제일 먼저 미국을 방문했다. 이는 일본이 가진 매우 근본적인 안보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인데, 현재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상 국가의 길을 포기하고 군대 대신 자위대를 운영 중이다. 이로 인한 일본의 안보 불안감은 매우 크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 중국의 센카쿠(댜오위다오) 점령 등에 대한 불안감이 그 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4500억 달러(약 505조 3500억 원)의 투자안을 내놓으며 협조적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첫 방문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1000억 달러의 무기 구매를 포함해 약 3000억 달러의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또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미흑자를 줄이는 방안을 100일 동안 찾을 테니 유예기간을 달라고 했다. 그 대가로 중국은 대북정책에서 미국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얼마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문재인 대통령 방미 때 100억 달러(11조 245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 펀드’를 선물로 들고 갈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 방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규모의 경제사절단을 동행하는 것은 정상회담을 위해 매우 현명한 조치로 보인다.

한미동맹 재정의…대북정책 조율될 듯

한미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사안 중에서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의 재정의 문제다. 현재 한미동맹은 2009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전환된 후 지역 및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발전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지역적, 글로벌 차원에서 한미동맹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글로벌 차원의 한미동맹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차원에서는 미중 간의 갈등을 우려해 한미동맹의 지역적 역할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기반을 두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동시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이미 지역적, 글로벌 차원의 문제로 변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한미동맹의 지역적 대처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도 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내용이다. 현재 미국은 ‘최고의 압박과 개입’ 정책을 추진 중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압박과 제재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웜비어 사망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최악의 상황이다.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역할론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다. 추후 세컨더리 보이콧, 무역제재 등 중국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단계론 핵 폐기를 지향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행위가 중단되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은 상이함보다는 조율 가능성이 더 크다. 웜비어 사망 사건으로 말미암아 현재 북미 대화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의 방향성과 대화 조건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정책적 조율은 추후 실무진에서 상황 변화에 맞게 협의해 나간다는 데 두 정상이 뜻을 같이할 수 있다.

최근 심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 간 어느 수준의 공동 억지 능력과 전략을 구축해야 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계’ 선언 이후 한국에 대한 핵우산 감축 논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남북한 간 핵 균형이 깨지고 있다는 우려 속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한미 간 합의 사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사드 문제다. 주한미군과 한국인의 안보를 위해 배치된 사드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군사적 견제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미중 양국의 압박수위가 높아가고 있으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사드 배치를 조기에 완료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5월 29일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 일행이 방한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났으며, 6월 5일에는 미사일방어(MD)체계를 담당하는 제임스 실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정 실장을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부지의 환경영향평가가 배치의 연기나 번복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트럼프, 인간적 유대 돈독히 해야

끝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간적 유대감을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골프 클럽을 선물하고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27홀을 돌며 골프를 친 것은 인간적 유대감을 위한 노력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18초 동안 악수를 나눴는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악수와는 다른 유대감의 표현이었다. 단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 간 관계를 가깝게 만들기에는 어쩌면 짧은 시간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소위 스킨십 외교는 이번 정상회담과 향후 한미관계를 결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인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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