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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확대 개방 ‘무척 반가운 일’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2017.11.14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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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지난 11월 10일 정부는 ‘4대강 보 모니터링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보 처리방안 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모니터링 대상을 기존 6개 보에서 14개 보로 확대한다고 한다. 그 중 7개 보는 11월 13일부터 단계적으로 최대 가능수위까지 보의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늦게라도 일부 보의 수문을 활짝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 결정에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떠밀려서 이뤄진 수문개방 계획이라는 흔적이 곳곳에 보이고 특히 보의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모니터링을 하지만 최종 목표인 보의 처리방안 마련에 대해서는 한계가 엿보인다. 수문을 개방하는 주요한 목적은 보의 수위하강(지체시간 감소, 유속증가)이 녹조발생 억제 효과를 확인하는 것인데, 다소 미온적인 수문개방 계획이라 판단된다.

정부는 6월 1일 여름철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4대강 16개 보 중에서 6개 보의 수문을 일부 개방했다. 보의 수위를 0.2∼1.25m 낮추는 정도의 ‘찔끔 개방’을 하면서 수문을 활짝 열지 못하는 이유를 하천수 취수 특히 농업용수 취수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농사철이 끝난 10월 중에 수문을 다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찔끔 개방으로는 물의 흐름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녹조 발생이 여전했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보의 수문을 열더라도 녹조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통령이 보의 수문을 열라고 행정지시를 하자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찔끔 개방으로 대응했고, 보의 수문을 열어도 오히려 녹조가 증가한다는 왜곡된 결과를 얻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추진계획에 따르면 ‘제한적 개방으로 수질·수생태계 영향, 보 구조물 상태 등 확인이 곤란’하고 ‘보 처리방안 결정에 필요한 폭 넓은 자료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물이용 측면에서 보의 수문을 열면 발생 가능한 문제점은 두 가지다. 첫째, 지하수위가 떨어져 하천변 우물 이용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둘째,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취수하는데 다소 문제가 발생한다. 즉 지하수 이용에 문제가 없고 하천수 취수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면 개방한 수문을 다시 닫을 이유가 없다.

수질과 수생태계 입장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물의 흐름이 정체돼 호수로 변했고 강바닥에는 시궁창 냄새가 나는 오염물질이 쌓여가고 강바닥 부근의 물은 무산소층을 이루고 물고기들은 죽어가고 있다. 수문을 열면 다시 물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강으로 변하고 강바닥에 쌓여 있는 오염물질은 하류로 쓸려 내려가 모래하천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준설로 하천단면이 단순화됐기 때문에 여울과 소가 대부분 사라졌지만, 향후 큰 비가 오면 자연적으로 여울과 소가 생성돼 하천의 건강성은 회복될 것이다.

말 그대로 수문을 활짝 열고 4대강의 재자연화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 금강과 영산강의 수문개방을 시작했다. 금강에는 3개의 보가 영산강에는 2개의 보가 있는데 이 보들의 수문을 모두 열어서 그 결과를 보면, 향후 보를 철거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금강과 영산강의 4대강 사업 구간에 있는 물은 생활용수로는 활용하지 않고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농업용수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수문을 다시 닫을 이유가 없다. 하천 수위가 낮아지면 하천변 지하수위도 낮아져 지하수 이용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하천학회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16개의 수문을 모두 개방해도 일부 구간에서 지하수위가 떨어지지만 유의미한 피해사례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지하수 이용에 장애가 발생하면 우물을 조금 더 깊게 파는 등 큰 비용 없이 손쉽게 대응할 수 있다.

이번 계획에서는 한강에 있는 3개 보 중 제일 하류에 있는 이포보만 찔끔 개방할 계획이고 나머지 2개 보의 수문은 열지 않는다. 한강의 보는 낙동강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고 한강의 수질도 비교적 양호하기 때문에 소극적 개방계획을 세웠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낙동강은 심각하다. 우선 낙동강에는 8개의 보가 있는데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는 취수 한계수위까지 수문을 열고 합천·창녕보는 수문을 활짝 열 계획이다. 상류에 있는 나머지 6개 보는 찔끔 개방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낙동강은 1300만 명의 식수원이다. 지난 11월 6일 환경부가 창녕·함안보에서 측정한 남조류 개체수는 3만 515 cells/㎖인데, 조류경보제에서 ‘경계 단계(기준 : 10,000 cells/㎖ 이상)’에 해당한다. 남조류에는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포함돼 있다. 늦가을인데도 녹조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COD는 1년 중 2개월은 4급수로 떨어지고 4급수 지표종인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낙동강에 살고 있다. 수질이 4급수가 되면 생활용수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것이 환경부의 방침이다.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려면 상류 6개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정부는 수문을 활짝 열면 군데군데 웅덩이가 생겨서 물고기가 폐사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하는 듯하다. 그러나 준설로 인해 하천단면이 단순화됐더라도 물의 흐름이 있으면 새로운 물길이 만들어지고 따라서 물고기가 웅덩이에 갇혀 죽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특히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달성보의 경우 생활용수 취수장이 없기 때문에 수문을 활짝 열어도 부작용이 없을 것이다. 낙동강 하류 3개 보의 수문을 열면 창녕·함안보의 녹조 발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생활용수 취수장이 있는 보의 경우 양수 제약수위까지 수문을 개방하면 될 것이다.

이번 계획에서는 합천·창녕보의 경우 수문을 활짝 열어 수위를 10.5m에서 2.3m까지 8.2m 낮출 예정인데, 수위를 낮추는데 67일이 소요되고 내년 1월 20일이 돼서야 수문의 완전 개방이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수위를 서서히 낮추는 이유는 하천변 인근지역의 지하수 이용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전면 개방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다. 1월 중순이면 날이 추워서 녹조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수문개방이 녹조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지하수 우려에 대해서는 우물을 매일 조사하면서 수위를 조금 더 빨리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문을 완전 개방해 최저수위 상태에서 물을 채워 원상회복시키는데 8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만약 지하수 이용에 문제가 생긴다면 즉각 수위를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수문학적으로 판단할 때 수문완전개방에 15일이면 충분할 것이다. 다른 보에서도 서서히 하천수위를 낮춘다는 계획은 수정돼야 한다.

4대강 사업이 자연하천을 호수로 만들었기 때문에 보의 수문을 열면 다시 자연하천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데 가장 좋은 보가 낙동강 최상류에 있는 상주보다. 상주보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상류지역은 4대강 사업전의 하천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상주보로 모래 유입도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상주보의 수문을 활짝 열면 물의 흐름이 발생해 자연하천으로 쉽게 복원될 것이다. 상주보에는 생활용수 취수구가 있는데 그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취수구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상주보 수문을 활짝 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즉 “(모든 보를) 개방하고 그리고 난 이후에 전문가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보를 계속 유지할 지 철거할 지” 검토한다는 공약을 지침으로 정부는 신속한 동시에 다각적으로 검토된 후속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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