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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톱다운 방식으로 활력 재충전

문 대통령의 G20정상회의 외교와 한·미 정상회담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 2018.12.05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
고비를 맞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한국 경제

올 한 해동안 문재인 정부는 안보 위기에 처한 한반도에 남북 화해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달성해 평화의 시대를 개막했고, 6·12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을 주선해 북·미간에도 역사적인 화해와 북핵 문제 해결의 기반을 구축하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취한 몇 가지 호의적인 조치는 실질적인 비핵화라 보기 어렵다며 선비핵화를 압박하고 북한은 일방적으로 양보만 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평화 과정이 정체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얻어낸 획기적인 남북 평화 보장 조치와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추진 의지에도 불구하고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이어 무산되는 등 문 대통령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순방 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추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었다.

한편,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도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미·중 무역전쟁, 기업들의 투자 부진, 가계 부채 증가, 내수 부족 등으로 좀처럼 성장 기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 증대에 전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중국과 미국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무역을 증대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 정부가 신북방정책과 함께 아세안과 인도를 아우르는 신남방정책을 가동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다자 평화·경제 순방외교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지구상 대척점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에서 거행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5박 8일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순방외교를 펼쳐 한국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 지지를 확장하고 무역 다변화와 한국 경제를 홍보하는 다자외교를 펼쳤다.

먼저 문 대통령은 체코를 방문해 한국 원자력 산업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홍보하면서 원전 사업 수주 외교를 펼쳤다. 또한 G20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설명하면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예로 들어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함을 설파해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국제 지지를 유도했다. 올해 유엔 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네덜란드와 내년부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는 남아공과 정상회담을 가져 대북제재 완화 논의에 전략적 포석도 깔았다.

또한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사람 중심의 포용적 성장정책이 선진국 경제기조에 부합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한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정책과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정책 등을 설명했다. 공정한 다자주의 자유무역체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 이행을 강조하면서 책임있는 중견국의 위상도 과시했다. 끝으로 지난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호주와 정상회담을 가졌던 문 대통령은 이번엔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해 양국간 방산협력을 강화하고 신남방정책의 지평을 오세아니아까지 확장시켰다.

북핵 해결 동력을 복원한 한·미 정상회담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외교에서 가장 큰 성과는 G20 회담 중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화되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 동력을 되살리고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제고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회담을 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회담을 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먼저 올 가을 동안 북·미관계가 소강국면을 처한 가운데 남북관계가 진척되자 한·미의 대북정책 조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었다. 이번에 한·미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 달성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이고, 김정은의 방한이 북·미간 비핵화 대화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음으로써 한·미 엇박자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했다.

오히려 한·미 정상은 역할분담론에 따른 호혜적인 협력의 길을 찾았다. 현재 북한이 미국의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을 회피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대북 제재의 틀 속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비핵화 합의 사항을 이행하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전해달라는 메신저 역할을 부탁하기도 했다.

한국은 북한 핵 포기의 기반이 되는 북·미간 신뢰 중재 및 조성자 역할을 맡은 것이다. 문 대통령을 만난 뒤 트럼프는 내년 1월이나 2월에 김정은을 만날 것이고 장소도 세 곳으로 좁혀졌다고 말해 북·미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했다.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가동되는 활력이 톱다운 방식으로 재충전된 것이다.

향후 과제

이제 공은 북한에게 넘어갔다. 김 위원장이 방한을 결정한다면 이 기회를 잘 활용해 남북 평화를 불가역적으로 만들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추가로 진척시키면 개혁·개방을 통해 빠른 속도의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물론 북·미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김 위원장이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인다면 호혜적인 남북 경협이 이뤄져 북한은 물론이고 우리 민족 전체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고 설득해 회담장에 보내야 한다.

다른 한편 정부는 미·중 무역 전쟁이 3개월의 휴전을 맞았으므로 이 기간 중에 경제 내실화를 다지고 무역 다변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비해야 한다. 특히 김정은을 설득해 추가적인 비핵화가 이뤄지고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가 완화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그리고 철도와 도로 협력 등 남북간 교류와 호혜적인 협력이 활성화된다면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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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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