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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무소의 뿔처럼 전진해야 하는 이유

[김한석 기자의 스포츠 공감] 한국 프로야구 ‘야수 1호’ MLB 수출작 ‘킹캉’의 도전

2015.01.28 김한석 스포츠Q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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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킹캉(kingkang)’이란 별명이 붙었다. 피츠버그 팬과 지역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킹콩과 강정호의 합성어 애칭으로 떠오르는 단상 하나. 피츠버그 '해적선'에 올라탄 강정호가 평범한 선원만은 아닌 듯 싶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낯선 ‘40홈런 유격수’. 그만큼 파워히터로 기대감이 클 수 있다. 킹콩처럼 거대 충격을 원할지도, 미래의 킹(왕)을 바랄지도.

별명 잘 짓는 일본 언론은 강정호를 ‘한국의 A 로드’로 치켜세웠다. 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총액 1650만 달러에 ‘4+1년’ 계약을 맺은 지난 17일이다. 산케이스포츠는 일본 유격수의 자존심 도리타니 다카시의 MLB행 실패를 분석했다.

강력한 라이벌 강정호에 밀려 러브콜(포스팅)도 받지 못했다는 풀이. 146년 MLB 역사에서 40홈런을 넘긴 유격수는 단 3명. 그중 최다 6회 기록한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비견하면서 말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MLB에 수출한 ‘야수 1호’ 강정호.  

 포스팅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입단에 성공한 강정호. 한국프로야구가 빅리그에 수출한  첫 야수 출신 선수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입단에 성공한 강정호. 한국프로야구가 빅리그에 수출한 첫 야수 출신 선수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구단의 승낙을 받아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7년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끝내 꿈을 잡은 그의 어깨가 실로 무거워 보인다. 2년 전 동갑내기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 출신 ‘투수 1호’로 MLB에 연착륙해 성가를 높였기에.

그는 지난 15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돈보다 도전이 중요하다”고 했다. 요즘처럼 과열된 국내 FA 시장에서라면 피츠버그의 대우보다 높게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자 도전을 택했다.

“아시아 내야수에 대한 편견도 깨고 싶다”고 했다. 험난한 길이다. 일본의 사례를 볼 때 그렇다.

MLB는 일본 내야수의 무덤이었다. 2001년 ‘외야수 1호’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에 입성해 MVP, 신인왕 등을 휩쓸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MLB가 일본 야구를 다시 보게 됐다. 2004년부터 모두 8명의 내야수들이 도전했다. 결과는 모두 실패. 원래 포지션에서 밀려나거나 타격에서 뒤처지거나 했다.

특히 2013년 강정호처럼 포스팅을 신청해 오클랜드와 계약한 유격수 나카지마 히로유키는 단 한 번도 빅리그에 콜업되지 못하는 최악의 좌절까지 맛본채 지난 시즌 뒤 오릭스로 복귀해야 했다.

강정호는 계약하자마자 애리조나의 넥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1차 목표인 적응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으로부터 2루수 훈련도 받았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마이너리그로 보낼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렇다고 주전 보장은 아니다. 내야의 여러 포지션을 도는 벤치 옵션으로 시작한다.

피츠버그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기로 정평이 난 스몰마켓 구단. 컴퓨터 모델링으로 강정호의 가치에 팀내 6번째 높은 연봉으로 투자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강인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면 대타로나 줄타기하다 실패할 수 있다.

MLB닷컴은 피츠버그에 새바람을 일으킬 강정호의 경쟁력 패키지를 꼽았다. 강한 어깨와 장타력, 자신감이다. 염경엽 감독은 강한 어깨 덕분에 제자가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3년 평균 29홈런을 기록한 장타력은 한국과 미국의 수준차를 고려해도 피츠버그가 원하는 활력소. 자신감은 ‘해적단’이 가장 높게 평가한 긍정요소다.

피츠버그는 초반에 강정호를 MLB 전체 6위로 꼽힌 유격수 조디 머서와 치열한 경쟁을 시키겠지만 내야 전 포지션에서 멀티 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다. 연착륙한다면 간판 2루수 닐 워커의 이적에 대비한 대체 주전요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한국의 수출작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그러나 강점을 살려간다면 신천지를 개척할 수 있다. 수비보다 타격에서 강점이 유지될 경우 수비부담을 덜고 강한 어깨를 활용한 3루수로도 가능하다.

피츠버그가 위험을 줄이려고 단계별 차선책들로 마련한 게 멀티 옵션이다. 이렇듯 기회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게 강정호로선 단기적으로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생소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 성공가도를 달린다면 그 반향은 실로 클 것이다. 투수 류현진의 약진으로 관심이 높아진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MLB의 인식이 더욱 넓어지게 된다. 20일 MLB닷컴은 올해로 해외진출 자격을 얻게된 홈런왕 박병호의 포스팅도 강정호 활약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유망주 야수들도 인식이 바뀌어 최희섭 추신수처럼 고교를 마치고 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만은 않을 것이다. 추신수만 성공시대를 걷고 있을 뿐 많은 기대주들이 스러졌다. 지난해만 해도 야탑고 유격수 박효준이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국내 프로에서 7년간 기량을 닦은 뒤 도전해도 늦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다. 이에 따라 10개 구단 시대에 재능 있는 야수들이 스타로 성장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시장도 확대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구자 강정호가 성공해야 바뀔 수 있는 일이다.

‘개척자’ 강정호가 외롭고도 힘든 길이지만 무소의 뿔처럼 전진해야 하는 이유다.

백범 김구 선생이 애송했던 한시가 떠오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새달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파이리츠 시티에 차려지는 스프링캠프부터 ‘킹캉’의 도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9년 전 현대에 입단해 웅혼한 꿈을 펼치기 시작한 ‘약속의 땅’ 그곳에서.

김한석

◆ 김한석 스포츠기자

스포츠서울에서 체육부 기자, 체육부장을 거쳐 편집국장을 지냈다. 스포츠Q 창간멤버로 스포츠저널 데스크를 맡고 있다. 전 대한체육회 홍보위원이었으며 FIFA-발롱도르 ‘올해의 선수’ 선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제21회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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