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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빛낼 도약과 극복의 ‘청춘별곡’

[김한석 기자의 스포츠 공감]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찾는 희망 울림

2015.06.26 김한석 스포츠Q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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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젊은이들의 종합스포츠 축제가 ‘빛고을’ 광주에서 점화된다.

28회째를 맞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가 7월 3일부터 12일 열전에 돌입한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스포츠를 통해 교육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스포츠 정신을 빛내기 위해 2년마다 개최하는 세계대학생스포츠대회. 유니버시아드(유니버시티+올림피아드)란 이름 그대로 ‘대학생 올림픽’이다.

FISU에 따르면 2012년 런던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48%가 U대회와 세계대학생선수권대회 입상자다. 절정의 기량이 꽃피는 17~28세의 젊은 선수들이 참여해 올림픽에 버금가는 기록과 경기력을 보여주기에 ‘제2의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따라서 광주 U대회는 400일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전초 무대로 세계스포츠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국내에서는 1997년 무주·전주 동계 U대회, 2003년 대구 하계 U대회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축제다. 한국은 12년 전 대구에서 금 26, 은 11, 동메달 15개로 종합 3위에 오른 만큼 이번에 광주에서도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내 종합 3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국은 2011년 중국 선전대회에서는 역대 최다 금메달 28개로 종합 3위를 지켰지만 2013년 러시아 카잔대회에서는 금메달 17개로 러시아(금 155개), 중국(금 26개), 일본(금 24개)에 이어 종합 4위에 그쳤다.1959년 1회 토리노대회부터 한국이 수확한 금메달은 총 152개다.

U대회는 운명을 바꾼 감동 스토리의 보고이자 스타 등용문으로 주목받아왔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을 받은 체조요정 나디아 코마네치가 대표적인 예다. 코마네치는 이후 차우세스쿠 독재정권의 선전도구로 이용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가 1981년 자국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U대회에서 당당히 5관왕을 차지, ‘체조의 전설’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2001년 베이징 U대회 남자농구 준결승에서 중국의 229cm 장신 센터 야오밍은 종료 0.02초를 남기고 미국의 슛을 블록해 승리한 뒤 우승까지 이끌었다. 그리고 1년 뒤 미국프로농구 휴스턴 로키츠에 스카우트돼 2011년 은퇴 때까지‘인간 만리장성’으로서 성가를 높였다.

1991년 영국 셰필드 하계유니버시아드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1위로 골인하고 있다. 황영조는 이듬해인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 국적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1991년 영국 셰필드 하계유니버시아드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1위로 골인하고 있다. 황영조는 이듬해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 국적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U대회가 낳은 태극 월드스타도 많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는 동료의 기록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로 무명의 길을 뛰다가 1991년 셰필드 U대회의 깜짝 우승을 발판 삼아 이듬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해방 이후 최초의 마라톤 금메달 역사를 썼다.

1993년 버팔로 U대회에서는 ‘코리아 특급’ 박찬호가 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대체멤버로 합류해 4승 중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1.10의 완벽투를 펼쳐 미국메이저리그 스카우트에 강한 인상을 던졌고 이듬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뒤 17시즌 동안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의 신기원을 열었다.

2003년 대구대회 체조 4관왕 양태영을 위시해 테니스 이형택, 남자축구 안정환, 여자축구 지소연, 야구 진갑용, 여자양궁 박성현, 여자펜싱 남현희, 남자유도 이원희 등 많은 태극전사들이 U대회의 영광을 발판 삼아 올림픽과 세계무대로 대도약을 이뤘다.

이번 광주 U대회에 나서는 한국선수들의 도전에는 특별한 의미가 맞물려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무대인 만큼 국가적인 위기 극복의 힘을 보여주고 희망 메시지는 전하는데 태극전사들도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사랑을 주세요! 자랑으로 드리겠습니다.’

21개 전 종목(총 금메달 272개)에 모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의 출정 슬로건이다. 팬들은 관심과 애정을 좀 더 기울여주고, 선수들은 메르스 여파로 시름에 잠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겠다는 결의가 묻어난다.

광주 U대회 홍보대사 트리오 양학선, 기보배, 손연재의 도전부터 주목받을 만하다. 저마다 U대회에서 입상하며 월드스타로 성장했으나 지난해 인천 아시아드에서 희비가 엇갈렸기에 그렇다.

‘도마의 신’ 양학선은 고향 광주에서 재기를 선언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로서 2013년 카잔 U대회에서도 우승했으나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눈물의 은메달에 그쳤기에 다시 한 번 국내 팬들 앞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처음으로 2인자의 설움을 맛봤던 터라 도마를 옆으로 짚어 3바퀴 반을 비트는 자신만의 세계 유일의 기술인 ‘양학선2’를 공인받겠다는 의지도 결연하다.

‘돌아온 신궁’ 기보배도 광주여대 대학원생으로 제2의 고향에서 재도약의 활시위를 당긴다. 2011년 선전 U대회 양궁 3관왕을 디딤돌 삼아 2012년 올림픽 2관왕으로 세계를 호령했으나 지난해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후배들의 영광을 현장 해설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더욱이 2년 전 카잔 U대회에서 양궁이 제외돼 한국의 메달 사냥이 부진했던 터라 효자종목의 명예를 걸고 선봉장으로 나선다.

지난 12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권대회 종목별 결승 볼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연재가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디딤돌 삼아 내년 리우올림픽 제패를 노린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지난 12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권대회 종목별 결승 볼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연재가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디딤돌 삼아 내년 리우올림픽 제패를 노린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카잔 U대회 볼 종목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낸 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첫 우승에 이어 6월 제천 아시아선수권에서 2연패를 달성해 명실공히 ‘아시아 퀸’으로 우뚝 섰다. 올해 발목 부상으로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내년 리우 올림픽 도약을 위해 눈높이를 높게 잡았다.

200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는 광주 옆동네인 화순 출신으로 고향에 ‘이용대 체육관’으로 불리게 될 훈련장에서 U대회 2연패를 위해 땀 흘려왔기에 리우를 향한 그의 금빛 스매싱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잔 U대회에서 빠졌던 태권도가 부활됨에 따라 인교돈이 2011년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노린다. 지난해 투병 끝에 림프암을 이겨낸 인간승리의 발차기가 시선을 끈다. 여자부에선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여고 태권소녀 금메달 계보를 이은 이다빈이 대학 신입생으로 첫 우승에 도전한다.

유도에서는 재일동포 3세 안창림이 지난 5월 태극마크를 달고 첫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기세를 살려 U대회 첫 정상을 노린다. 탁구에서는 지난 5월 중국 쉬쉰과 짝을 이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낸 ‘제2의 현정화’ 양하은이 리우의 도약을 꿈꾸며 힘찬 스매싱을 날리게 된다.

유니버시아드는 스포츠 청춘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장이다. 꿈과 열정을 갖고 미래와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젊은 태극전사들이 국민과 팬들에게 화답할 차례다.

한국 스포츠로선 12년 전과 닮은꼴 도전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목표했던 종합 2위를 달성한 뒤 이듬해 대구 U대회에서 종합 3위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03년 세계적으로 확산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위기를 철저한 안전관리로 극복해내 달구벌 대학생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저력이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고통과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5연속 종합 2위의 성적과 감동의 드라마를 통해 희망을 안겨주었던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가도 여전히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이제 광주 U대회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메르스 사태의 우려를 슬기롭게 씻어내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로 위기 극복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좌절과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스포츠 선수들의 강인한 극복의 에너지와 도약 의지야말로 어려운 시기에 늘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불어넣는 울림이 크고 깊기에 ‘빛고을’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점점 뜨거워질 것 같다.

김한석

◆ 김한석 스포츠기자

스포츠서울에서 체육부 기자, 체육부장을 거쳐 편집국장을 지냈다. 스포츠Q 창간멤버로 스포츠저널 데스크를 맡고 있다. 전 대한체육회 홍보위원이었으며 FIFA-발롱도르 ‘올해의 선수’ 선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제21회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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