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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아시아선수 첫 사이클링히트 추신수, 하반기 대반전 예고

[김한석기자의 스포츠 공감] 오뚝이 ‘추추 트레인’의 힘찬 질주 시동

2015.07.24 김한석 스포츠Q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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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전해진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의 사이클링 히트 소식은 이 여름 더위에 지친 국민과 야구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 청량제였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수술 후 긴 재활에 들어간 뒤 피츠버그의 ‘신입 해적단원’ 강정호가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국내 야구팬들에게 그나마 즐거움이었다.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던 추신수가 후반기 들어서면서 타자의 로망인 ‘야구의 해트트릭’ 사이클링 히트를 단번에 달성했으니 그 반전의 감흥이 새롭게 다가온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던 아시아 타자 사상 최초로 달성한 대기록. 일본이 자랑하는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 같은 교타자도, 마쓰이 히데키 같은 장타자도 MLB에서 경험하지 못한 그 영광을 추신수가 MLB 데뷔 11년 만에 짜릿하게 맛본 것이다.

‘추추트레인’ 추신수는 22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의 MLB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2회초 2루타, 4회초 홈런, 5회초 안타를 쳐내더니 9회초에 마침내 가장 어렵다는 3루타를 쳐내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한 달 만에 나온 MLB 시즌 2호 기록. 텍사스 선수로서는 8번째, 145년 MLB에서는 통산 307번째 진기록이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아시아선수 첫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AP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아시아선수 첫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AP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한 경기에서 모든 종류의 안타를 때려내는 사이클링 히트. 미국에서는 ‘히트 포 더 사이클’ ‘올마이티 히트’로 불리는 만능 타자의 ‘훈장’이다.

정교함은 물론 장타력에 3루까지 질주할 수 있는 빠른 발까지 겸비해야 얻을 수 있는 야구인생의 ‘기념작’. 투수의 꿈인 노히트노런이나 퍼펙트게임과 대칭되는 대위업이다. 34년 한국 프로야구사에서는 지난 4월 테임즈(NC)까지 모두 17차례, 80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선 총 67차례 나왔다.

추신수의 대기록을 MLB에서 한국과 일본, 아시아 선수들이 작성한 진기록과 견줘본다면 의미가 새롭다.

우선 한국 선수들의 대기록 중에서 최초의 한국 출신 빅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세운 아시아 투수 최다승이 단연 돋보인다. 2010년까지 17시즌 동안 통산 467경기에서 거둔 124승과 1993이닝 투구는 아시아 출신 투수 최다승과 최다투구 기록이다.

볕이 강하면 그늘도 짙은 법. LA 다저스 시절인 1999년 4월 세인트루이스전 3회초 페르난도 타티스에게만 2개의 만루홈런을 허용, MLB 사상 최초 기록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김병현은 2001년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로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을 세웠다. 1998년 일본 이라부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올랐지만 출전하지 못해 김병현이 최초의 영예를 차지했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모두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낀 유일한 아시아 선수이기도 하다.

최희섭은 아시아 선수 첫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 2005년 6월 LA 다저스 소속이던 최희섭은 미네소타전에서 브래드 래드키를 상대로 1호, 4회, 6회 3연타석 아치를 그려내 ‘빅초이’의 주가를 높였다.

KBO리그가 MLB로 직수출한 1호 야수 강정호는 지난 5월 세인트루이스전에서 MLB 사상 최초의 '2루수-3루수-2루수‘ 트리플 플레이(삼중살)을 만들어내며 루키 시즌에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일본은 이치로와 노모가 대표적인 투타 기록 수립자다. 2001년 데뷔 시즌에 242안타롤 쏟아내며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한 이치로는 2004년 조지 시슬러가 보유한 257안타를 경신하는 262안타로 리그 신기록을 수립했다. 2009년 한국 타자 한 시즌 최다 175개 안타를 친 추신수와는 격차가 큰 아시아 타자 최고 기록이다.

박찬호에게 1승차로 아시아 최다승 기록을 내준 노모 히데오.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이듬해인 1996년 콜로라도 원정에서 아시아 투수로는 최초로 노히트노런을 수립했다. 2001년에는 아메리칸리그 보스턴 소속으로 또 노히트노런을 작성, 사이 영과 짐 버닝, 놀란 라이언 등 전설과 함께 양대 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을 세우는 역사를 썼다.

이렇듯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과 일본의 메이저리거들은 아시아 야구를 빛내는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여기에 추신수는 일본 타자에게 비교우위인 또 다른 아시아 최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20홈런과 21도루를 성공시켜 ‘20-20’을 달성한 추신수는 이듬해에도 홈런과 도루를 22개씩 기록해 두 시즌 연속 20-20을 세웠다. 이 역시 이치로나 마쓰이가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그런 호타준족의 추신수는 사이클링 히트라는 대기록을 대반전의 지렛대로 살려갈 수 있을까.

추신수는 전반기에 타율이 2할2푼대, 11홈런 38타점에 그치며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후반기 들어서도 상대 타율이 1할대로 그친 왼손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8번까지 밀려나는 수모도 겪었다. 미국 언론이 예상한 트레이드 후보 리스트에도 오랐고 ‘먹튀 논란’도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추신수는 좌절하지 않고 후반기 도약을 노렸다. 대기록을 세운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영상을 찾아봤다”고 했다. 텍사스 언론은 ‘시계를 2012년으로 되돌린 듯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2011년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이듬해 바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정확성과 파워, 주루, 수비, 강한 어깨를 겸비한 ‘5툴 플레이어’로 성가를 높였다.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2013년엔 내셔널리그 사상 1번 타자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 활약으로 7년간 1억 3000만 달러(1500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며 지난해 텍사스로 이적했지만 또 다시 부상과 부진을 반복했고 그 후유증은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다들 최악이라고 말할 때 그는 대기록을 세우며 일어섰다. 부진 탈출의 자신감을 찾았다. 그리고 기복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

수비문제로 추신수와 공개설전까지 벌이기도 했던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에게서 투지를 보았다. 그것은 자신감을 만든다. 추신수는 부진 속에서 최선을 다해 버텼고 그리고 극복해냈다”고 평했다.

아시아 최초라는 대기록에 걸맞는 긍지를 가슴에 품고 추신수는 거듭날 것인가. 늘 시련과 위기를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그이기에 극복의 힘을 기대해 본다.

“사이클링 히트를 의식해 더 강하게 치려 했다”는 간절함과 9회초 이를 악물고 3루 베이스까지 무섭게 질주하는 절실함에서 그 반등의 희망을 느끼게 된다.

추신수는 자신을 향한 팬들의 응원 구호가 ‘고추(Go Choo)’라고 했다. 이제 시즌의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고, ‘추추트레인’의 ‘고고(Go Go)’ 질주는 다시 시작됐다.

김한석

◆ 김한석 스포츠기자

스포츠서울에서 체육부 기자, 체육부장을 거쳐 편집국장을 지냈다. 스포츠Q 창간멤버로 스포츠저널 데스크를 맡고 있다. 전 대한체육회 홍보위원이었으며 FIFA-발롱도르 ‘올해의 선수’ 선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제21회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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