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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기아, KS 불안하다

[이선호 기자의 월간 야구] 가을야구 할 팀?

2017.09.05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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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6년째를 맞는 프로야구 KBO리그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가 주요정책을 신속하고 깊이있게 전하고 있는 국가대표 온라인 정책 사이트 <정책브리핑>은 20년 넘은 배테랑 야구 기자의 프로야구 한달 간의 달음질을 ‘월간야구’로 생생하게 풀어드립니다. 일상에 지친 당신께 잠깐 쉬어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편집자주>

hot teams 진격의 거인, 깡패 곰

35승39패1무 7위. 6월까지 롯데 성적이었다. 4강은 물론 5위 와일드카드도 가물가물했다. 팀 타율과 팀 방어율도 7위였다. 린드블럼이 복귀하고 레일리가 환골탈태의 공을 뿌리며 선발야구가 팽팽 돌아갔다. 소방수 손승락은 31세이브를 거두며 구원진을 굳게 지켰다. 찬스만 찾아오면 숨을 죽였던 타순도 손아섭, 이대호, 최준석 등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진격의 롯데. 그 맨앞에는 이대호가 있다. 4강은 확정적이고 내심 2위까지 내달릴 기세다.(사진=OSEN)
진격의 롯데. 그 맨앞에는 이대호가 있다. 4강은 확정적이고 내심 2위까지 내달릴 기세다.(사진=OSEN)

7월 12승(9패1무)에 그쳤지만, 8월 1일~9월 3일 22승8패(1위)의 압도적 성적을 거두었다. 4강은 확정적이고 2위까지 넘보는 파죽지세이다. 연일 극적인 승부를 펼치자 파리만 날렸던 사직구장이 관중들이 꽉 들어찼다.

두산도 8월의 팀이었다. 선발진이 흔들려 중위권 유지도 힘겨웠다. 전반기 42승39패1무, 순위는 5위였다. 선두 KIA와는 13경기 차. 그런데 후반기부터 갑자기 ‘깡패’ 곰으로 돌변했다. 주전포수 양의지, 외야수 민병헌 등 부상선수들이 돌아와 완전체 전력을 구축하더니 후반기 29승(12패2무)을 수확했다. 그러나 선두 KIA에 1.5경기 차까지 추격한 시점에서 4연패를 당해 주춤했다. 위기에 몰렸던 KIA는 두산과의 빅매치 2연전을 포함해 5연승을 달려 한 숨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6연승을 앞둔 9월 3일 넥센전에서 7-1로 앞서다 9회 역전 참사를 당해 여전히 추격권에 놓여있다.

hot player 천재를 넘어서는 ‘바람의 손자’

작년 6월 넥센의 2017 신인 우선지명을 받은 이정후는 “아버지보다 뛰어난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종범(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이었다. 자타공인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야수이자 ‘야구천재’ 아니던가? 고졸타자가 1군에 생존하는 것도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아버지를 넘겠다는 말은 공허한 말 같았다.

넥센 이정후는 3일 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157번째 안타를 터뜨려 1994년 LG 서용빈이 보유한 신인 최다안타와 타이를 이뤘다.신인왕은 떼논 당상 아닌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넥센 이정후는 3일 KIA와의 경기에서 시즌 157번째 안타를 터뜨려 1994년 LG 서용빈이 보유한 신인 최다안타와 타이를 이뤘다.신인왕은 떼논 당상 아닌가?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런데 시즌 뚜껑을 열자 현실이 되었다. 고졸답지 않은 무결점 타격으로 꾸준히 3할 타율을 유지하더니 아버지의 1993년 해태신인시절 133안타를 넘었다. 8월 1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시즌 135호 안타를 터트려 1994년 LG 김재현의 고졸신인 최다안타를 경신했다. 9월 3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1994년 LG 서용빈이 보유한 신인 최다안타(157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기록 달성은 확정적이어서 일찌감치 신인왕을 예약했다. 아버지도 못한 신인왕에 3할 타율까지 이루었다. 경험 없는 고졸인데도 노림수가 있고 볼카운트가 몰리면 짧고 빠르게 쳐내는 능력이 출중하다. 도루 솜씨까지 갖춰 향후 몸집과 파워를 키우면 장타력까지 겸비한 호타준족의 대형타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hot focus 꽃길은 없다! 돌아온 국보

국보가 돌아왔다. KBO와 대한야구협회는 국가대표 감독 전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초대 사령탑으로 선동열 감독을 지명했다. 오는 11월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십대회에서 데뷔한다. 2014시즌을 마치고 KIA 감독의 지휘봉을 놓은 이후 3년 만의 귀환이었다. 당시 그는 재임 3년 동안 5위-8위-8위의 성적 부진과 팬들의 비난을 받고 물러났다. 가장 뼈아픈 경력이었다.

국가대표 첫 전담감독 선동열. 오는 11월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십에 도전한다.
국가대표 첫 전담감독 선동열. 오는 11월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십에 도전한다.

이제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당장은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 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러나 한국야구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 당장 지난 3월 WBC 대회에서 예선에서 탈락하며 한국야구는 주류가 아닌 변방으로 밀려났다. 무엇보다 세대교체가 절실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들이 점점 퇴장하고 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통할만한 토종투수들이 부족하다. 이들을 대체할 젊고 강한 투수들을 발굴해야 한다. 돌아온 선동열 감독의 앞에는 꽃길이 아니라 자갈밭이 놓여있다. 

이달의 뒷담화 베일 벗는 심판스캔들

심판 스캔들이 베일을 벗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최규순 전 KBO 심판에게 돈을 준 구단이 또 나타났다. 작년 KBO 자체 조사 당시 두산만 300만 원을 주었다고 스스로 신고했다. 이번 검찰이 최 전 심판의 계좌를 압수 수색한 결과 KIA, 넥센, 삼성의 직원들이 돈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과 KIA 직원들까지 포함되자 야구계는 충격을 받았다.

두 구단은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검찰은 도박에 빠진 최 전 심판이 돈이 궁하자 심판의 권위를 앞세워 돈을 뜯은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승부 조작보다는 심판의 갑질에 구단 직원은 오히려 피해자라는 판단이다. 승부 조작보다는 판정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돈을 건넨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해당 직원들은 KBO 규약을 어긴 것은 분명해 제재는 불가피하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심판들은 야구인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감독, 코치, 선수들과 선후배로 엮여있고 구단의 현장 직원들과도 십 수년에 걸쳐 빈번한 접촉을 한다. 새벽에 전화를 걸어 “교통사고를 냈다”, “사소한 싸움에 휘말렸다”며 급전을 요구한다. 냉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돈을 건넨 구단들은 큰 화로 돌아왔다.

9월의 전망 어쩌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5위 순위 결정 날 수도

마지막 승부의 시간. 그러나 시계제로이다. 도처에 전선이 형성되어 있다. 단연 볼거리는 KIA의 선두 수성 여부이다. 무엇보다 9월 3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 대역전패를 당한 후유증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두산이 여전히 선두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위 싸움도 볼만하다. 롯데의 뜨거운 진격으로 NC에 이어 두산까지 사정권에 들어왔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기아의 황당한 역전패. 가을야구에서도 이 같은 새드 무비(sad movie)가 없으란 법 없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잊을만 하면 터지는 기아의 황당한 역전패. 가을야구에서도 이 같은 새드 무비(sad movie)가 없으란 법 없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또 하나의 전선은 5위 와일드카드. LG, SK, 넥센이 한 자리를 놓고 벼랑 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쩌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5위의 순위가 결정될 수도 있다. KBO리그는 역대 네 번째로 700만 관중을 동원했다. 심판스캔들 변수가 생겼지만 뜨거운 순위 경쟁 덕택에 흥행은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

20년 넘게 야구기자로 살고 있다. 어릴 때 야구가 좋아 무작정 광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무등야구장을 찾았다. 1994년 ‘광주일보’ 입사 후 프로야구 담당기자를 자원했고 ‘스포츠투데이’를 거쳐 지금의 ‘OSEN’에서도 야구밥을 먹고 있다. 예측을 거부하는 야구의 무궁무진한 변수가 좋다. 야구장에서 펼쳐지는 온갖 사건들은 곧 우리들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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