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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마냥 복사꽃마냥 핑크빛 미기야, 고맙다

[김준의 섬섬옥수] 통영 추도

2018.02.07 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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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면 어김없이 미기들이 알을 낳기 위해서 찾는 바다, 한 철 미기를 반겨 일 년을 먹고 사는 섬, 미륵도 사량도 노대도 두미도 사이 한 가운데 자리 잡는 섬. 추도다. 가장 높은 산 희망봉을 중심으로 한목(대항), 미조, 그 사이에 동쪽으로 샛개마을 북쪽으로 어둥구리 네 마을이 있다.

동쪽에 있는 포구마을인 ‘샛개’는 몇 가구만 마을을 지키고 있고, 늦게 해가 들고 일찍 디는 ‘어둥구리’는 집터에 대나무만 자라고 있다. 추도보다 ‘미기마을’로 더 알려져 있다. 통영에서는 물메기를 ‘미기’라고 한다.

추도는 모양새가 ‘가래’ 모양을 닮아 가래섬이라 했다. 통영 섬들이 갖춘 빼어난 배경도 없고, 섬 정상에서 주변 섬과 바다를 조망하기도 어렵다.

미조마을.
미조마을.

자랑이라면 섬길에서 일출이나 일몰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정도다. 굳이 자랑을 한다면 섬길이다. 추도는 한목에서 샛개를 거쳐 미조마을로 걷는 것이 좋다.

그리고 미조마을에서 어둥구리를 거쳐 한목으로 넘어오면 섬을 한 바퀴 돌게 된다. 겨울이지만 미조까지 가는 길은 거짓말처럼 바람 한 점 없다.

북쪽에서 부는 계절풍을 피하는 길이다. 섬에 차들이 거의 없으니 한적하기는 말할 필요가 없고, 주민들이 오가는 길이니 언덕도 없이 평길이다. 섬길로 이만한 곳이 없다.

추도보다는 ‘미기섬’ ‘미기마을’로 더 알려진 섬이다. 미기는 ‘물메기’의 통영말이다. 겨울철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미기탕’이 자리를 잡았다.
추도보다는 ‘미기섬’ ‘미기마을’로 더 알려진 섬이다. 미기는 ‘물메기’의 통영말이다. 겨울철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미기탕’이 자리를 잡았다.

섬살이, 그 역사는 바람으로 시작한다

한목마을은 대항마을이라 부른다. 큰 목이라는 의미의 한목이 한자지명으로 바뀌면서 생긴이름이다. 추도 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한목마을은 북쪽선창(한목항)에서 고개(등)을 넘어 ‘등넘’마을이 있는 남쪽선창으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 나지막하게 자리를 잡았다. 섬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미조마을 서남쪽에 갯바위로 이어진 400미터 쯤 되는 용머리나 샛개마을 앞에 700미터 정도 툭 튀어 나온 ‘샛개끝’이 그렇다. 작은 섬에 작은 갯바위이지만 그 역할은 정말 어마무시하다. 가장 큰 역할은 역시 바람막이다.

섬에서 호랑이보다 곶감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람이다. 섬사람은 바람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바람을 안고 사는 지혜가 돋보인다.

제주 올레나 신안 우실이나 거제 어부림이나 모두 바람 속에 섬사람이 만들어낸 지혜들이다. 바람과 파도의 방향을 고려해 집을 짓기도 한다. 추도에 용머리와 샛개끝 갯바위가 없었다면 섬살이가 퍽 힘들었을 게다. 집만 아니라 그곳에는 해삼, 미역, 톳 등 해녀들이 즐겨 작업하는 곳이다. 작게나마 가두리양식도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파도와 바람에 맞서 그곳에 자리를 잡고 섬사람을 지켜준 갯바위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추도에서 본 일몰
추도에서 본 일몰.

미조마을 앞 용머리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섬이다. 용두도라고도 하며, 마을에서 신성한 공간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곳에 몰래 묘지를 만들어 물 좋은 샘에 물이 마르기도 했다는 말도 전한다.
미조마을 앞 용머리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섬이다. 용두도라고도 하며, 마을에서 신성한 공간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곳에 몰래 묘지를 만들어 물 좋은 샘에 물이 마르기도 했다는 말도 전한다.

용머리 앞 바다에서 해삼을 잡는 해녀.
용머리 앞 바다에서 해삼을 잡는 해녀.

마을에 연분홍 꽃피다

남쪽나라 섬마을이지만 겨울바람이 매섭다. 대항마을 고개 너머 샛개로 가는 길목 텃밭에 연분홍색 꽃이 활짝 피었다. ‘미기꽃’이다.

전라도에서 마을잔치에 홍어 빠지면 욕 얻어먹듯이 이곳에서는 경조사에 ‘미기찜’이 빠지면 좋은 소리 듣지 못한다. 잘 말린 물메기를 불려 양념장을 올려 반나절 정도 재웠다가 찐 요리다.

지금은 미기찜보다는 미기탕이다. 겨울철에 뜨끈한 미기탕은 비싼 대구탕을 능가한다. 다 끓은 미기탕에 파 대신 몰(모자반)을 살짝 올리면 바다향이 그윽하게 배어난다.

추도만 미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사량도, 두미도, 욕지도 등 통영 많은 섬 인근 바다에서 겨울철에 미기가 잡힌다. 통영 서호시장이나 중앙시장에도 마른 것부터 살아 있는 미기까지 가득하다.

그런데 왜 추도일까. 심지어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은 모두 추도미기라며 ‘호객’을 한다. 그래서 추도미기에는 원산지를 입증하는 꼬리표를 붙이기까지 한다.

역시 물이다. 물이 좋아야 한다. 다음은 손질이다. 이 손질에는 단칼에 미기의 피를 빼내는 칼질이 포함된다. 덕장에 널린 추도미기는 살구꽃마냥 복사꽃마냥 핑크색이다. 새색시 꽃단장하고 가마에 오른 것처럼 빨랫줄에 걸려있다. 대구도 그렇지만 미기도 민물에 씻어내야 한다.

지금은 모두 묵혀버렸지만 물이 좋아 산비탈에 계단논을 만들어 농사를 지었다. 그 힘들다던 보릿고개에도 추도사람들은 쌀밥을 먹었다도 한다. 이웃 큰 섬은 물이 말라 육지에서 배로 물을 실어 나를 때도 추도는 물이 떨어지지 않았다.

샛개에 접어들자 비탈에 엉덩이를 간신히 걸치듯 집들이 자리를 잡았다. 목이 좋아 멀찌감치 펜션이 들어설 기미다. 집은 서너 집,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지만 그마저도 빈집이 보인다.

인기척은 없지만 빈집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마당에 걸림 미기 때문이다. 할머니 혼자라도 사는 집이라도 빨랫줄이든 처마에건 미기가 걸렸다. 제법 많은 미기가 걸린 곳은 선주집이거나 손놀림이 좋아 안팎으로 물미기 손질에 품앗이를 하는 집이다.

추도는 겨울철이면 지붕 위에도 담장위에도 처마밑에도 모두 미기가 걸린다. 그래서 미기섬이라고도 한다.
추도는 겨울철이면 지붕 위에도 담장위에도 처마밑에도 모두 미기가 걸린다. 그래서 미기섬이라고도 한다.

추도 미기는 사람이 만든다

여기는 물이 좋은기라. 봐라. 물 안좋나. 갱물기가 엄제. 먹어봐라.

꽁꽁 언 수도꼭지를 녹여 졸졸 물이 나오기 시작하자 아버님 한 분이 그릇에 물을 떠서 내민다. 물만 좋다고 좋은 미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웃한 사량도를 비롯해 통영 거제 섬섬에 물 좋다고 소문난 섬은 많다. 다른 비법이 분명 있을게다.

기후일 수 있고, 손질하는 방법일 수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필자 몫이 아니다. 한동안 미기를 손질하는 법을 관찰했다.

바다에서 막 건저 온 미기를 어머니가 익숙한 솜씨로 해체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피’를 제거하는 것이다. 피를 잘 빼야 한다. 많이 들어본 말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 민어건정을 만들던 신안 임자도 하우리 어머니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선어로 보관할 때는 특히 중요한 것이 피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기온도 중요하다. 황태를 만드는 미시령에서 만난 주민의 이야기다. 낮에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이 10여일은 되어야 황태가 만들어지기 적당한 날씨란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수분만 빠지고 건조되거나 색깔이 변하기 쉽다.

숙성이 되면서 모양도 변하지 않고 질 좋은 황태가 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미기도 마찬가지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모양을 잘 만드는 것도 추도 사람들의 노하우다.

미조마을 오래된 후박나무 밑에도 미기가 걸렸다. 미기를 손질해 주고 품삯으로 얻어온 미기들이다. 한두 마리 사가기 딱 좋은 집이다. 미기를 뒤집던 어머니와 여행객이 몇 마디 섞더니 미기가 내려지고 만 원 몇 장이 오간다. 여행은 이런 재미다.

이게 말린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닌기라. 뒤집어 말려 어느 정도 말리면 잠을 재워야 하는기라.

죽은 미기를 어떻게 잠재운단 말인가. 추도를 오간지도 대여섯 번이나 되는데 늘 통역이 필요하다. ‘잠재우는 것이 무슨 말이에요.’ 다시 물었다. ‘요리 모양도 잡고 겹쳐서 눌러 놓는기라.’ 이게 숙성이라는 게 아닐까. 민어도 말린 것은 방에 쌓아 두고 비닐로 덮어 숙성을 시킨다는 말을 들었다.

노르웨이에서도 마른 대구를 쌓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잠재운다는 과정도 일종에 숙성과정으로 생각된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음식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고, 밥상에 그냥 올라오는 것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것이 있다.

추도 아낙들이 미기를 손질하고 있다.
추도 아낙들이 미기를 손질하고 있다.

 미기 손질을 하고 품삯으로 받아온 미기를 손질해 자식들에게 보내고 여행객에게 팔기도 한다. 할머니의 눈길에 일행 중 한 어머니 지갑을 열고 미기를 구입했다.
미기 손질을 하고 품삯으로 받아온 미기를 손질해 자식들에게 보내고 여행객에게 팔기도 한다. 할머니의 눈길에 일행 중 한 어머니 지갑을 열고 미기를 구입했다.

미기 잡아 일년 산다

조용하던 마을이 술렁인다. 미조마을이다. 좁은 골목에서 비옷을 입은 주민들이 하나 둘 선창으로 나오신다. 우물가에서는 따뜻한 물을 주전자에 담에 꽁꽁 언 수도꼭지와 수도관에 부어 녹이고, 옆에서는 도마와 칼을 챙긴다.

아침에 나간 승리호가 물미기를 가득 실고 포구로 들어왔다. 그 중 젊은 아버지 두 분이 수레를 끌고 바지선으로 내려갔다. 아직도 꿈틀대는 것이 금방 건진 미기다. 겨울철 추도와 사랑도 사이 나무여를 찾아 알을 낳는 진객이다.

통발을 놓아 물메기를 잡는 것은 선주 몫이지만 갈무리하는 작업은 마을 공동작업이다. 우선 물메기를 등을 따라 날렵하게 자른다. 아가미와 내장을 떼어내서 따로 보관한다. 젓갈용이다. 턱 양쪽에 깔을 넣어 납작하게 펼친다. 이를 받은 다른 어머니가 익숙하게 솔질을 하고 물로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큰 통에 손질한 물메기를 넣고 빨래하듯 흔들 세척을 한다.

마을 집집마다 미기가 걸려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를 가진 사람은 가진 사람대로 미기를 잡고, 그렇지 않는 사람은 손질을 하는 일을 하고 품삯으로 미기를 받는다. 자식들에게 보내줄 미기, 반찬으로 할 미기, 가까운 사람에게 팔 미기는 이렇게 해서 마련된다.

추도에서는 물메기를 생물로 위판하지 않는다. 상품 미기 한 축(10마리)이면 20여만 원 이상이고, 마을주민들이 품앗이로 미기를 손질하니 생물로 팔 이유가 없다.

그런데 요즘 추도주민들 표정이 밝지 않다. 미기가 옛날은 말할 것도 없고 작년만큼 잡히지 않는다. 많이 잡을 때는 하루에 몇 백마리는 거뜬했다. 한철에 5, 6천 소득도 어렵지 않았다.

통영 수협에 생물이나 말린 물메기 위판량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추도 물메기는 양이 줄고 있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로 나무여를 찾는 미기들이 줄어들었다. 섬사람들을 먹여 살렸던 나무여에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일까.

그게 아니다. 주민들은 미기들이 나무여를 찾기 전에 먼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싹쓸이조업을 의심한다. 섬주민들은 대부분 작은 배를 타고 가까운 곳에서 대나무 통발로 미기를 잡는다. 반대로 먼 바다에서 큰 배들이 큰 그물로 싹쓸이 어업을 하게 되면 안섬 바다로 미기들이 들어 올 수 없다.

덕장에 널린 미기.
덕장에 널린 미기.

대나무 통발의 비밀

2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햇볕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은 노인들이 수북하게 쌓인 통발을 꼼꼼하게 살피며 그물을 손질한다. 이젠 팔순을 넘어 직접 배를 타고 물을 볼 수는 없지만 통발을 보는 것은 누구보다 눈썰미가 있다.

내년 봄을 준비하며 건져온 통발 중에 쓸만 한 것은 갈무리해 보관하고 손상된 것은 노인의 손을 거쳐 새 생명력을 얻는다. 오직 대나무와 실로만 만드는 전통어구다.

질기고 강한 재질로 만든 통발도 있지만 어찌 아는지 미기는 할아버지가 만든 대나무 통발에도 만든다. 이유가 있단다. 대나무 통발은 그 자체로 부력을 가지고 있어 수중에 뜨지만 일반 통발은 쉬 가라앉는다.

묻힌 그물에는 미기가 찾아들지 않는다. 미기는 해초나 밧줄 등에 수중에 떠 있는 것에 알을 낳아 붙인다. 추도 할아버지가 손수 만든 대나무 통발은 생존을 위한 미기의 유전본능을 이용한 어구다.
과학과 기술로 흉내 낸 어구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 미기는 할아버지 대나무 통발을 기억하고 있다.

추도나 통영 일부 해역에서만 한정된 시기에만 많이 잡히는 경우는 대대로 이어온 전승기술이 여전히 능력을 발휘한다. 이것이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의 사례라면 지나친 것일까.

미기는 추도 노인들이 만든 대나무통발을 좋아한다. 그물로 싹쓸이하는 어업이 아니라 제대로 자란 성어를 통발을 이용해 잡는다. 추도미기는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어업의 좋은 사례다. 섬마을의 지속과 어촌문화 그리고 바다생태계의 지속이 연결되는 슬로피쉬인 것이다.
미기는 추도 노인들이 만든 대나무통발을 좋아한다. 그물로 싹쓸이하는 어업이 아니라 제대로 자란 성어를 통발을 이용해 잡는다. 추도미기는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어업의 좋은 사례다. 섬마을의 지속과 어촌문화 그리고 바다생태계의 지속이 연결되는 슬로피쉬인 것이다.

귀찮은 존재라니

미기가 ‘물텀벙’이라는 이름으로 푸대접을 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통영에서는 특히 추도에서는 그렇다. 세 달 잡아 일년을 먹고 사는 고마운 바닷물고기다.

칠산바다에서는 선주들이 조기를 ‘사흘 잡아 일년 먹고 산다’고 했다. 옛날 말이다. 지금 추도 이야기는 여전히 세달 잡아 일년 먹고 산다. 아버지 세대에도 그랬고, 할아버지 세대에도 그랬다.

미기는 옛문헌에 ‘술병을 고친다’, ‘타락죽 같아 노인들 보양에 좋다’고 했다. 예부터 땅에서 나는 제철음식만 아니라 바다에서 잡히는 제철물고기는 보약이었다.

그 철에 몸에 병이 나는 것은 제철에 그 지역 땅과 바다에서 나는 것으로 몸을 다스렸다. 먹는 것으로 고치지 못하면 그것은 고칠 수 없는 병이다.

그런 미기를 보고 재수없다고 던져버렸더니 텀벙해서 물텀벙이라 했다는 말은 재미삼아 있던 말이 누군가에 의해서 덧붙여진 별명이다. 장난삼아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의 비명횡사처럼 말이다.

추도에서는 미기만 아니라 귀하다는 대구, 방어는 물론 참가자미, 볼락, 붕장어 등 통영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닷물고기가 많이 잡힌다.

갯바위가 발달한 해안선이라 일년 내내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추도에는 딱 한 집 식당이 있다. 한목마을에서 슈퍼와 식당을 운영하는 집이다. 추도를 찾을 때마다 이집에서 미기탕에 볼락김치를 먹는다. 뽈락김치는 통영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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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사람들의 뽈락사랑은 지나치다 못해 ‘병’적이다. 통영사람이 아닌 내가 먹어도 맛이 기가 막힌다. 깍두기 속에 박아 둔 뽈락은 신기하게 겉은 멀쩡한데 뻐센 뼈가 연해지고 살이 부드럽게 바뀐다. 맛은 달콤하고 고소하다해야 할까. 미기탕에 뽈락김치 한 그릇이면 보양식이 필요 없다.

추도미기탕에 볼락김치면 부러울 것이 없다. 통영사람들이 즐겨 찾는 로컬푸드이며 슬로푸드다.

김준

◆ 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어촌사회 연구로 학위를 받은 후, 섬이 학교이고 섬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믿음으로 27년 동안 섬 길을 걷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해양관광, 섬여행, 갯벌문화, 어촌사회, 지역문화 등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을 하고 있다. 틈틈이 ‘섬살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섬문화답사기’라는 책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섬문화답사기, 섬살이, 바다맛기행, 물고기가 왜, 김준의 갯벌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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