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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강한 팀, 요란하게 강한 팀

[이선호 기자의 월간야구] 2018 시즌 초반 판세

2018.04.03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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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2018시즌을 준비했던 10개 팀들이 일제히 플레이 볼에 돌입했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해 짧았던 시범경기를 보내고 바로 개막에 들어갔다. 올해 개막은 예년보다 1주일 빨랐다. 8월에 자카르타-할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3주)가 있기 때문이다. 개막과 동시에 프로야구는 갖가지 화제를 낳으며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았다. 

hot teams 소리 없이 강한 NC, 요란한 KT

개막 8경기에서 만년 꼴찌 KT의 돌풍이 무섭다. 시범경기에서 2년 연속 1위를 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작년에도 1위를 하고도 정규리그 최종 성적은 꼴찌였다. 작년 우승자 KIA와 개막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했고 지난 주 6경기에서는 2연속 위닝시리즈를 낚았다. 강력한 타선을 가진 SK와 가장 야구를 잘한다는 두산을 상대로였다. 그것도 방망이로 상대를 초토화했다. 개막 8연전에서 무려 20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두산과의 3월 31일 2차전에서 0-8로 뒤지더니 한 이닝 만루홈런 2방의 새 역사를 쓰며 20점을 뽑는 만화야구를 했다. 로하스, 박경수와 고졸루키 강백호까지 터지면서 가공할 타선의 응집력이 과시했다. 그러나 선발진이 부실해 태풍으로 변신할 지는 미지수이다.

오히려 전력에 베일에 싸였던 NC가 조용한 강자였다. LG와 개막 2연전을 모두 이겼고 한화, 롯데와도 2승(1패)씩 거두어들였다. 멀리치고 짧게 치고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등 타선의 밸런스는 여전했다. 2경기 모두 승리를 따낸 대만 출신 좌완 왕웨이중이 이끄는 선발진이 제몫을 했다. SK는 돌아온 김광현이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고 홈런타자들을 앞세워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동엽, 로맥, 최정이 연일 포성을 울리며 공포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넥센도 돌아온 박병호의 홈런포가 터지고 소방수 조상우가 이끄는 마운드가 탄탄해져 상위권에서 출발했다. 디펜딩 챔프 KIA는 20승 투수 헥터와 양현종이 한번씩 주춤했고 타선의 기복이 있는 모습. 3할 타선도 기복을 보여 상위권으로 시작하지 못했다. LG, 한화, 롯데가 약세를 보였다. 특히 우승권 전력이라던 롯데는 개막 7연패의 수렁에 빠져 충격을 안겼다.

hot player 명불허전 돌아온 김광현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의 주제어는 김광현이었다. 2017년 1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신중한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예고했다. 김광현이 연습경기에 등판하자 각 팀들은 전력 분석원을 보내 상태를 점검했다. 구위가 대단히 좋다는 평가들이 나오자 감독들은 긴장했다. 김광현이 SK 마운드에 돌아온다면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개막 2차전에 등판했다. 삼손처럼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에 올라 5이닝만 던져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두 번째 경기도 5이닝 무실점 역투로 2연승을 거두었다. 팔꿈치 보호를 위해 이닝을 제한했지만 구위는 남달랐다. 150km가 넘는 직구와 투구 밸런스가 안정되어 제구력까지 좋아졌다.

김광현이 돌아오면서 좌완 에이스 전쟁을 촉발했다. 특히 작년 꿈의 20승과 한국시리즈 1승1세이브를 따내고 양대 MVP를 수상한 양현종과의 지존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현종은 “김광현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SK 타자들과 싸우는 것이다”고 말했지만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 장원준, LG 차우찬까지 좌완들의 자존심 싸움도 있다.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이다.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이닝이터(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이다. 차우찬도 선발투수로 15승을 노리고 있어 좌완 전쟁이 볼만해졌다.

hot focus 베이징 키즈의 화려한 등장

젊은 괴물 신인들이 등장해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었다. ‘베이징키즈’라고 부르는 고졸루키들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을 땄을 때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했던 이들이다. 선두주자는 KT 외야수 강백호, 삼성 투수 양창섭, 롯데 내야수 한동희. 고졸에게는 좁았던 개막전 1군 엔트리에 들어가더니 기둥으로 활약을 펼쳤다. 신인왕 전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강백호는 KIA와 개막전 첫 타석에서 헥터를 상대로 좌월 홈런을 날려 프로야구 새 역사를 썼다. 몸쪽 직구를 밀어치는 타격기술에 모두 혀를 내둘렀다. 양현종도 “고졸타자가 어떻게 저런 스윙을 할 수 있는지 대단한다”고 칭찬했다. 강백호는 개막 8연전에서 4개의 홈런을 쳤다. 그것도 헥터, 김주한(SK), 린드블럼과 장원준(두산) 등 에이스들을 공략했다. 탄탄한 허리와 하체에서 나오는 빠른 스윙은 베테랑 타자들 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짱도 두둑하고 투수들의 공을 노리는 등 영리함도 갖추었다.

삼성 우완 투수 양창섭도 대단했다. KIA와의 광주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4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직구의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KIA의 핵타선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리며 파울이 많이 나왔다. 여기에 스플리터(포크)까지 구사했다. 제구력도 정교했고 특히 위기에서도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볼을 던져 고졸투수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제 2의 윤성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경남고 출신의 한동희는 팀을 7연패에서 탈출시킨 공신이었다. 4월 1일 NC와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8회말 2사후 앤디 번즈의 2루타에 이어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우월 2루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게다가 상대의 느스해진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고 결국 역전 결승 득점을 올렸다. 고졸타자가 이런 야구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타격은 이대호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개막 8연전에서 홈런은 없었지만 2할8푼6리, 4타점으로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다. 투수들인 곽빈(두산)과 박주홍(한화)도 불펜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Behind Episode 이대호의 치킨투척 사건

3월 31일 롯데가 7연패에 빠진 날 사진 한 장이 SNS를 통해서 급속히 퍼져나갔다. 사직구장을 빠져나가는 이대호의 등을 향해 날아가는 작은 종이 박스였다. 그 안에는 먹다 남은 치킨이 들어있었다. 투척자는 금새 사라져 찾을 길이 없었고 사진만 덩그러이 남았다. 초유의 ‘치킨 테러’는 다음 날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래 남아 있었다.

그만큼 부산 야구팬들의 분노가 컸던 모양이다. 겨우내 큰 돈을 들여 FA 민병헌과 손아섭을 잡았고 메이저리그 출신의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까지 영입했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SK에게 덜미를 잡히더니 두산 3연전, NC와 2차전까지 이기지 못했다. 8경기에서 24득점의 부진한 공격력이 연패의 이유였다. 2경기는 무득점이었다. 주포 이대호의 방망이는 유난히 힘이 없었고 듀브론트의 부진도 한 몫했다. 우승 전력이라고 생각했던 팬들이 잇따르는 졸전에 실망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대호에게 테러를 가한 듯 했다.

그렇다 해도 프로 출범 37년째를 맞는 프로야구에서 80년대나 볼법한 추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빗나간 팬심이라는 지적이 훨씬 많았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메이저리그까지 평정한 한국야구의 대들보이다. 돈을 많이 받는 프로선수로서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과 비난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개막 초반 7경기를 못했다고 ‘치킨테러’까지 받아야 하는 지는 의문시된다. 야구를 편하게 즐기는 문화가 정착된 가운데 돌발상황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치킨테러가 효과는 있었다. 갑자기 온 국민의 시선을 받은 롯데는 NC와의 3차전에서 8회말 극적인 역전극을 벌여 3-2로 이겼다.

preview 4월의 전망

4월부터는 본격적인 리그 경쟁에 돌입한다. 아직은 초반이라 팀들은 무리를 하지 않는다. 정해진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눈여겨볼 팀은 KIA의 행보이다. 8경기에서 팀 타율 2위와 팀 평균자책점 1위였는데도 4승4패를 했다. 엇박자 야구를 했다. 작년 3할 타선을 이끈 7명의 타자 가운데 최형우, 이범호, 나지완, 김선빈이 부진하다. 최형우는 3할을 유지했지만 확실한 4번 타자의 힘을 보이지 못했다. 마운드에 힘이 있어 이들이 살아나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타자들이 슬럼프를 탈피하지 못하면 의외로 중위권에서 맴돌 수도 있다. 롯데의 반격도 볼거리이다. 작년에도 전반기는 부진하다 후반기에 맹추격을 펼친 바 있다. 치킨테러의 아픔을 반격으로 승화시킬 것인지 관심이다. 개인 타이틀의 백미인 홈런왕 경쟁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돌아온 박병호를 비롯해 최정, 로맥, 로하스에 신인 강백호까지 무시무시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OSEN]

이선호

◆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

20년 넘게 야구기자로 살고 있다. 어릴 때 야구가 좋아 무작정 광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무등야구장을 찾았다. 1994년 ‘광주일보’ 입사 후 프로야구 담당기자를 자원했고 ‘스포츠투데이’를 거쳐 지금의 ‘OSEN’에서도 야구밥을 먹고 있다. 예측을 거부하는 야구의 무궁무진한 변수가 좋다. 야구장에서 펼쳐지는 온갖 사건들은 곧 우리들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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