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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패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경기. 그들이 있어 감동했고 신났고 행복했다. 그들을 보며 성실과 투혼이라는 단어가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여전히 사어(死語)가 아님을 깨닫는다. 그들은 증명했다. 그라운드는 힘센 나라, 가진 자만의 공간이 아니라고. 누구에게나 공은 둥글고 골대는 열려있다고.
영웅은 예고되지 않는다. 인구 순도 아니었다. 국민소득 순도 아니었다. 땅덩어리 순도 아니었다. 선수의 연봉 순도 아니었다. 랭킹 순도 아니었다. 나는 축구의 전략이나 기술은 잘 모른다. 그럼에도 경기를 지켜보는 건 그 90분이라는 시간이, 짧은 연장전이, 또는 비장한 승부차기의 세계가 너무나 극적이면서 평등하고 진실하기 때문이다.
인구 400만 명 남짓에 남한의 절반보다 조금 넓은 국토, 4년간의 내전으로 20만 명이 죽고 폐허가 됐던 땅, 독립한 지 불과 20년, 주전 11명 중 8명이 내전을 겪은 세대, 그리고 46세 여성을 대통령으로 뽑은 나라, 유럽연합(EU)에 28번째로 가장 늦게 가입한(2013년) 잘 살지 않는 나라. 그러나 보석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
우리는 그 나라를 잘 몰랐다. 멀기도 했고, 동유럽 국가 중 가장 알려지지 않은 작고 가난한 나라였고, 구 유고연방의 역사도 복잡했고, 왠지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을 것만 같은 나라였다. 우리가 그 나라 이름을 들은 건 순전히 ‘꽃보다 누나’들 덕이었다. 그리고 이참에 그 나라의 존재를 분명히 각인했다.
러시아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는 프랑스의 아트 사커도, 음바페도, 호날두도, 네이마루도, 푸틴도 아니었다. 그냥 그 나라 이름 ‘크로아티아’다. 그리고 인물로 치면 관중석에 있던 그 나라의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대통령이고, 우승 트로피 대신 골든볼을 수상한 키 172㎝의 그 나라 주장 모드리치다.
그 나라는 월드컵 결승전에 나간 국가 중 역대 FIFA 랭킹 최하위(20위)였다. 도박사들이 점친 우승 확률은 0.6%였다. 그러나 월드컵 사상 세 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르며 결승에 오른 최초의 나라가 됐다.
크로아티아가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2대 4로 패하자 선수들은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폭우가 쏟아졌다. 이때 관중의 시선은 우산도 없이 그라운드에 내려와 선수에게 다가가는 금발의 한 여인에게 쏠렸다.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은 그녀는 장대비를 다 맞으며 선수들을 한 명씩 아주 뜨겁게 안아주기 시작했다. 함께 눈물도 흘렸다. 시상식을 하러 우산을 받쳐 들고 내려온 푸틴 대통령과 대비가 됐다.
그녀의 모습은 전 세계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한 해외 언론은 “월드컵 최고의 장면이다. 크로아티아의 진짜 스타는 관중석에 있던 키타로비치 대통령이었다”고 썼다. 다른 언론은 “프랑스는 우승을 차지했지만(won the cup), 그녀와 크로아티아는 우리의 마음을 차지했다(won our hearts)”고 묘사했다.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앞서 열린 덴마크와의 16강전부터 자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일반관중석에 자국 응원단과 함께 앉아 열정적인 응원을 하면서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유니폼을 입고는 VIP석에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골은 이 여자 대통령을 춤추게 만들었다. 골이 터질 때마다 주위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두 손을 흔들며 신나게 춤을 췄다.
결승전이 끝나자 국내 포털에는 발음도 어려운 그녀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떠올랐다. 다소 민망스럽게도 노출이 상당히 심한 비키니 차림의 그녀 사진이 인터넷에 순식간에 돌았다. 미국의 한 매체가 실시한 세계 지도자 얼굴 평가에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하나 앞선 8위를 했다는 뉴스도 화제가 됐다. 찾아보니 그녀는 우리에게 아주 낯선 사람은 아니었다. 2007년 외무장관 시절에 방한한 적이 있다. 외교관 출신의 그녀는 2015년 46세의 나이로 크로아티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엄마’ 같은 대통령은 하루아침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여성 정치지도자가 되고 말았다.
크로아티아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내건 슬로건은 ‘작은 나라 큰 꿈(Small country Big dreams)’이었다. 꿈을 현실로 이뤄낸 대표팀은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귀국했고 전 인구 중 10%가 거리로 뛰쳐나와 환영했다. 이제 크로아티아는 더 이상 발칸반도의 소국이 아니다.
역시 축구는 축구 그 이상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축구에 열광하는지 모른다. 축구는 가장 원시적이면서 보편적인 스포츠다. 손만 빼고 온 몸을 다 쓸 수 있다. 몸싸움도 태클도 허용된다. 아무 장비가 없어도 공 하나면 된다. 날씨와 종교와 빈부의 격차와 얼굴색과 상관없다. 축구를 하지 않는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규칙은 어디든 같다. 그러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개인과 팀이 어울려야 한다. 아무리 세계적 스타가 포함돼 있어도 허망하게 질 수 있다. 선수들은 누구도 공을 소유할 수 없다. 모두가 공을 따라다닐 뿐이다. 그래서 패스를 숙명으로 한다. 축구가 가진 최고의 덕목은 공이 어디로 구를지 모르듯이 바로 기회의 평등이다. 평등한 기회는 곧 정의다. 단 한 번의 기회가 운명을 결정한다. 크로아티아는 그 기회를 계속 잡으며 올라왔다. 그게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그래서 그라운드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말한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축구선수였다. 17세까지 프랑스령 알제리의 지역 축구팀에서 골키퍼를 했다. 골키퍼를 맡은 건 축구화가 가장 덜 닳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핵을 앓으며 그의 인생은 바뀌었지만, 그는 평생 “축구는 인생의 학교”라고 말했다. “공은 기대하는 방향으로부터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것을 골키퍼를 하면서 깨달았다”고 했다.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은 이미 수많은 경험들을 안겨주었지만, 인간 존재의 도덕과 의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건 오직 축구에서 배웠다.”
최영미 시인은 잘 알려진 축구광이다. 그는 오직 축구에 대한 이야기인 ‘공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는데, 그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돈과 폭력과 약물로 오염된, 아무리 더러운 경기장에도 한 조각의 진실이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 인생보다 아름다운 게임이 축구다. 축구는 내가 인간으로 태어나 건진 최상의 것이다. 내게 축구는 둥근 공을 통해 세계의 어디로든 가고 누구와도 만날 수 있는 자유이며, 스크린을 넘어 광막한 우주를 사유하는 감각적이며 지적인 욕망이다.”
최 시인이 2005년에 낸 두 번째 시집 ‘돼지들에게’에는 축구에 대한 여러 편의 시가 있다. 그중 하나의 시 제목은 이렇다. ‘정의는 축구장에만 있다.’
“(전략) 우리의 몸은 움직이고 뛰고 환호하기 위한 것/서로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놀며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최선을 다한 패배는 승리만큼 아름다우며/최고의 선수는 반칙을 하지 않고/반칙도 게임의 일부임을 그대들은 내게 보여주었지//그들의 경기는 유리처럼 투명하다/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어느 선수가 심판의 눈을 속였는지/수천 만의 눈이 지켜보는 운동장에서는/거짓이 통하지 않으며, 위선은 숨을 구석이 없다//진실된 땀은 헛되지 않을지니/정의가 펄펄 살아 있는/여기 이 푸른 잔디 위에/순간의 기쁨과 슬픔을 묻어라.”
◆ 한기봉 언론중재위원/칼럼니스트
한국일보에서 30년간 기자를 했다. 파리특파원, 국제부장, 문화부장, 부국장, 주간한국 편집장, 인터넷한국일보 대표,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회장을 지냈다.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초빙교수로 글쓰기와 한국 언론에 대해 강의했다. 언론보도로 피해를 본 사람과 언론사 간 분쟁을 조정하는 언론중재위원이다. hkb8210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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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뉴스 전세사기 피해자 등 1432건 추가 인정…누적 1만 5433건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심의 결과, 1432건이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추가 인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달 동안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2회 열어 1846건을 심의해 1432건에 대해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 강서구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39건은 보증보험과 최우선변제금 등으로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해 요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223건은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됐다. 상정 안건 중 이의신청은 114건으로, 그중 62건은 요건 충족 여부를 추가로 확인해 전세사기피해자 및 피해자 등으로 재의결됐다. 그동안 위원회에서 최종 의결한 전세사기 피해자 등 가결 건은 모두 1만 5433건,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요청 가결 건은 807건으로, 결정된 피해자 등에게는 주거·금융·법적 절차 등 9303건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불인정 통보를 받았거나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결정된 임차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기각된 경우에도 향후 사정변경 때 재신청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전세사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은 거주지 관할 시도에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위원회 의결을 거쳐 피해자로 결정된 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 및 지사를 통해 지원대책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전세사기피해지원대책 안내 창구. (표=국토교통부) 문의: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 피해지원총괄과(044-201-5239, 5240), 전세피해조사과(044-201-5250), 조사지원팀(044-201-5263)
- 카드뉴스 봄 캠핑을 더욱 즐겁게! 아이디어 캠핑용품 날씨가 따뜻해져 나들이를 계획하시나요? 그렇다면 벚꽃놀이와 여행,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봄 캠핑 어때요?오늘은 캠핑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줄 캠핑용품 특허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 어디로든 여행, 캠핑카 관련 특허 Ⅴ 확장 가능한 이동형 캠핑 하우스 - 특허등록 제 10-2023364호 캠핑 시에는 실내 공간을 확장하여 사용하고 이동 시에는 다시 축소하는 이동형 캠핑 하우스 Ⅴ 후면 절첩 전개 확장형 캠핑카 - 특허등록 제 10-2197713호 차량 후방에 확장형 주거공간부가 있어 절첩식 지지대를 펼치면 간편한 텐트 설치 가능 ■ 캠핑의 꽃, 요리 관련 특허 Ⅴ 캠핑용 불판 - 특허등록 제 10-2377822호 중앙은 국물요리 전용 팬, 양측은 탈착 가능한 구이 전용 팬 두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다용도 불판 Ⅴ 캠핑용 다용도 설거지통 키트 - 특허등록 제 10-2602278호 식음(食飮) 관련 설거지통, 대용량 냄비, 도마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용도 변경 하나의 키트(kit)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 ■ 캠핑과 IT의 만남, 장치 관련 특허 Ⅴ 캠핑용 실내 위험 자동경보장치 - 특허등록 10-2289843호 텐트 실내에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화재 또는 가스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경보 및 스프링클러 작동, 관계기관 신고까지 가능한 장치 Ⅴ 텐트 설치용 사운드 장치 - 특허등록 10-1575238호 텐트에 사운드 장치를 적용하여 빗소리 등과 같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 ■ 즐거운 캠핑을 위한 안전수칙 · 화기 사용 주의 - 바비큐 화로 사용 시 텐트 밖에서 일정거리 유지 · 텐트 내부 전열기구 사용 주의 - 화재 및 사고 방지를 위해 텐트 내부에서 전열기구 사용 자제 · 취침 시 잔불정리 - 캠프파이어 후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을 확인 · 이동 시 발 밑 주의 - 텐트 주변 장애물, 녹슨 못을 밟지 않도록 조심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캠핑은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특허 등록된 아이디어 캠핑용품과 함께 봄 캠핑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 여행 봄의 청량함이 가득한 가파도 청보리 축제 여행지를 100% 즐기는 꿀팁 3가지축제 기간 중에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청보리밭 축제가파도 선착장 앞, 자전거 대여소바다와 청보리밭을 한눈에 담는, 소망전망대 봄의 청량함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가파도의 청보리밭! 청보리가 가득한 가파도는 서귀포시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요. 배편 예약 방법부터 가파도를 즐는 꿀팁까지 소개해 드립니다. 운진항 (가파도·마라도 정기여객선 대합실) -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최남단해안로 120- 문의 : 064-794-5490 (운진항)-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무료)- 기상악화 시 운항시간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여객선 이용 시 신분증을 지참해주세요. 사전 예약을 했더라도 운진항에 도착하면 승선 신고서를 작성해 신분증을 가지고 창구에서 발권을 하면 되는데요. 출항 10분 전에 발권이 마감되니 여유롭게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발권 시 돌아오는 배편까지 총 2장의 왕복 승선권이 지급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발권을 마친 후 승선권과 신분증을 제시하고 여객선에 탑승하면 약 10분 뒤 가파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가파도 -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이용요금 : 자전거 대여(1일) 1인용 5000원 / 2인용 1만원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 사이에 있는 가파도는 섬의 모양이 가오리를 닮아 가파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섬 전체를 걸어서 이동하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요. 가파도 선착장 앞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배 시간에 맞춰 여유롭고 편하게 제주도의 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파도 청보리밭 - 가파도 청보리 축제 : 2024.4.6.(토)~2024.4.28.(일) 기간 중 주말(토,일)- 이용요금 : 무료- 문의 : 064-794-7130 (가파리 사무소)- 출입금지 표지판 또는 울타리가 있는 청보리밭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가파도는 섬 대부분이 논밭으로 이루어져 있어 발길이 닿는대로 움직여도 어디서든 초록빛으로 물든 청보리를 만날 수 있는데요. 매년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청보리 축제를 진행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제주도 봄 명소로 꼽히는 곳이에요. 올해는 4월 6일부터 28일까지 주말 동안에만 축제를 진행해 청보리밭 풍경과 함께 올레길 걷기, 소망돌탑쌓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요. 이곳은 제주도 본섬과 마라도 중간에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산방산과 마라도가 뚜렷하게 보여 4월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와 함께 예쁜 사진을 남기기 좋은데요. 특히, 가파도에서 제일 높은 소망 전망대에서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소망 전망대로 가는 청보리밭 길은 아기자기한 장식물들로 꾸며져 있어 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기에도 좋으니 가파도 여행 중 함께 들러보세요. 청보리로 만든 아이스크림부터 봄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청보리밭까지 청량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으로 4월 봄 여행을 떠나보세요.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역 수출기업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 논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접견하고 지역 수출기업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 가보니~ 머리 헹굴게요. 시원하시죠? 미용사가 한 올 한 올 정성껏 머리를 감겨주며 말했다. 잠시 후 머리 손질을 마친 고객이 거울을 보며 말했다. 아이고 짤막하니 참 좋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여느 미용실 상황과 별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보인다. 일단 한 사람 당 이용 공간이 무척 넓다.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의자에는 신체를 고정해주는 끈이 있다. 바로 옆에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도 구비돼 있다. 그렇다. 이곳은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이다. 노원구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 2호점을찾았다. 2022년 노원구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1호점)를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예약이 넘쳐 1호점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했다(옆에서 머리를 하던 어르신이 1호점만 있을 때는 예약이 안 되더라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말 2호점을 열었다. 소문은 타고 흘렀다. 타 지자체에서 견학과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노원구청 장애인복지과 김기곤 팀장이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 대해소개해주고 있다. 이곳은 제안부터 인테리어 계획까지 장애인 당사자들이 했어요. 턱도 없애고 바닥도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로 했고요. 노원구 김기곤 팀장(장애인복지과)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들어오는 입구에는 휠체어 이동이 편리한 데크가 조성돼 있었다. 또 출입문 아래 점자 블록과 개폐 버튼을 설치했다. 미용실 내부에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와 전동 보장구충전소, 점자책 등이 구비돼 있다. 안내데스크 높이도 낮다. 휠체어를 탄 고객을 배려한 높이다. 화장실에는 곳곳에 손잡이 바를 조성해 안전을 도모했다. 세면대 거울은 경사지게 만들어 휠체어를 타고도 잘 보이도록 했다. 특수 제작된 미용 의자. 넓고 신체 고정 끈이 있으며 여러 각도로움직인다. 머리를 자르는 공간이 압권이다. 널찍한 공간에 미용 의자 3개. 그만큼 1인당 공간이 무척 넓다. 휠체어 이동을 고려해서다, 앞, 뒤, 옆 모두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의자마다 머리를 감길 세면대를 하나씩 설치했고 리모컨을 누르면 자동으로 의자가 옆으로 돌아가 세면대에 눕혀지도록 했다. 미용실 내 휴식공간. 특히 신경을 쓴 곳은 휴식공간이다. 넓은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다. 보호자나 간병인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더욱이 이곳에는 사회복지사가 상주한다. 그런 만큼 미용 외에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용사를 채용할 때 복지 관점에서 많이 봤어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아야 하고 복지에 관심이 많아야겠죠. 여기 계신 미용실장님도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계세요. 점자책 등 관련 책자가 놓여 있다(왼쪽), 출입문에 점자블록을 설치했고 아래 쪽에도 개폐 버튼을 설치했다(오른쪽). 이용 대상은 노원구 거주 등록 장애인이다. 그런 까닭에 이곳에 전입을 고려했다는 장애인도 있었다고. 사실 노원구 거주 장애인으로 제한을 뒀는데도 대기해야 한다. 김 팀장은 궁극적으로 이런 미용실이 각 지자체에 많이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다행히 다른 곳에서도 하나둘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생겨나고 있다. 전동보장구 충전소(왼쪽), 점자 안내판(오른쪽). 이곳을 찾는 연령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누구나 살면서 미용은 꼭 필요하니까. 무엇보다 비용이 착하다. 커트가 6900원, 염색이 1만5900원, 파마가 1만9000원. 더욱이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은 50% 감면을 받는다. 수, 일, 법정공휴일만 제외하고 월~토요일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점심시간 오후 12시~1시) 운영하며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 가능하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 솜씨라 여느 미용실 못지 않다. 휠체어 높이에 맞도록 높이를 낮춘 안내데스크. 고객이 결제를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장애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환경이 돼야겠죠. 그렇지만 지금은 일반 미용실에서 장애인을 만나도 단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김 팀장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애인 입장을 들어보니 미용실을 이용하면서 미안하고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미용실에가지 않고 집에서 자르거나 아예 자르지 않게 됐단다. 그런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가도 불편하지 않은곳을 만들고 싶었단다. 밖으로 나올 힘을 주었다는 게 가장 큰 의미 같아요. 가족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발을 마친 오병근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머리가 깔끔해져서 아주 좋아요. 비용도 싸지만, 커피나 간식도 있어서 휴게실 같아 즐거워요(그는 지상낙원이라고 콕 집어말했다). 또 화장실도 얼마나 편리한데요. 이발을 마친 오병근(68세) 씨가 말했다. 그는 중증장애인으로 손발이 불편하다. 한창 젊은 40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다른 병도 겹쳤다. 한 달에 한 번은 머리를 잘라줘야 하는데 여기가 생겨 살 것 같단다. 지금까지 3~4번 정도 왔는데 올 때마다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 갈 때 다음 달 예약까지 할 수 있어 더 편하단다. 전동 휠체어 리프트. 처음에는 주로 청결에 초점을 두시죠. 거동이 불편하니 관리하기 쉽도록요. 그러다가 이곳이 익숙해지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용 목적으로 오시기도 해요. 어떤 머리가 어울릴까 하고 물으시는 거죠. 하루에 10~14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러면서 말벗도 된다. 화장실 내부 거울은 휠체어 높이에서 보기 수월하게 만들었다. 저는 원래 제 가게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일하려고 한다니까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수입이 반토막나는데 굳이 왜 하냐고. 그런데 아이들이 모두 여기 엄마한테 딱 맞는 곳이야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미용실장은 오랫동안 미용실을 운영했다. 이전에는 유행에 민감했지만, 지금은 그런 요청은 받지 않는다. 간혹 왕년의 실력 발휘를 못 해 아쉽기도 하나, 그 이상의 보람이 있단다. 모두 고마워하며 다음에 올 날을 기다린다는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단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 입구.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결과, 직전 조사연도(2018년도)에 비해 설치율은 9.0%p, 적정설치율은 4.4%p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 장애인 친화시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머리를 다듬은고객의 뒷모습이 산뜻해 보인다. 봄이니까.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든찬란하길 바라는 계절 아닌가. 나는 그의 머리가예뻐 무심결에 내 머리를 매만졌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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