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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가진 힘으로 멋진 대회 치렀다”

유승민 IOC선수위원·평창선수촌장이 말하는 ‘평창 17일’

2018.02.26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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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주목한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뜨거웠던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은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창올림픽은 개회 전 추운 날씨 등으로 인해 우려했던 것과 달리 입장권 판매율은 목표대비 101%를 기록했고 빙상종목에서 세계 신기록(WR) 1개, 올림픽 신기록(OR)이 12개가 쏟아졌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친 이 대회는 무엇보다 남북 단일팀의 참가가 성사되는 등 ‘평화올림픽’의 상징성을 더했다.

정책브리핑은 그 뜨거웠던 올림픽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자 우리나라 유일의 IOC위원이자 이번 대회 평창선수촌장으로 중책을 맡았던 유승민 촌장을 강릉올림픽파크 팀코리아하우스에서 만났다.

유승민 평창선수촌장(IOC선수위원)
유승민 평창선수촌장 겸 대한민국 유일의 IOC선수위원.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면 2~3개 정도 소개해주세요.

먼저 IOC위원과 평창선수촌장으로 일하면서 세계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평창이 이렇게 추운 도시였나 싶을 정도로 추위에 많이 고생했습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 스텝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초반에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내 오히려 친절하게 미소로 대해줘서 해외에서는 호평이 넘쳐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로는 개회식을 기점으로 선수촌에 각국의 귀빈들과 정상들이 많이 방문했습니다. 그중에 프랑스 외무부 장관이 오셔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예전에 제가 프랑스의 작은 도시를 대표해서 2년 정도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장관님이 그 도시 출신이었던 것입니다. 저를 먼저 기억해 주셔서 서로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그다음 날 프랑스 신문에도 나오고 당시 팀 관계자들한테도 연락이 와서 굉장히 반가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스포츠가 맺어주는 또 하나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동료 IOC위원 중에는 각국의 정상들이 있는데요, 그분들이 오셨을 때 친절하게 대해줬던 게 IOC 위원으로서 플러스가 됐다고 얘기들을 많이 해줬습니다. 사실 저는 스포츠 외교와 협력을 하고는 있지만 배워가는 단계라 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의전을 어떻게 하고 관계와 교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유승민 선수촌장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번째 경기를 잊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 북한 응원단 응원 (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유승민 선수촌장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번째 경기 때 모두가 하나되는 모습을 떠올리며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의 북한 응원단 모습.(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북한 선수들의 경우 강릉선수촌에서 대부분 지내고 있어서 가깝게 접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장에서 응원단의 응원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하키 경기는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경기가 다 끝났는데도 각국의 정상들과 IOC 위원장, 북한 응원단 등 관객 모두가 끝까지 남아 박수를 뜨겁게 보내고 격려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단일팀 구성하기까지 여러 가지 상황들과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스포츠 정신을 느꼈습니다.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평화’라는 이상을 이뤄 나가는 것인데요, 현장에서 지켜봤을 때 이러한 점은 잘 반영되었나요?

올림픽 정신이라 하면 선수들이 경쟁하면서 금·은·동 메달이 결정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에서 선수들끼리 알아가고 문화를 알아가며 존중해주는 것, 그리고 이런 것들이 다 뭉쳐져서 평화라는 큰 단어를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이러한 면에서 올림픽 정신이 잘 반영됐습니다. 관중과 미디어에서의 의식도 예전보다 많이 발전됐습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도 선수들이 노력한 과정과 투혼을 더욱 값지게 생각하는 것을 보니 제 현역시절보다 많이 성숙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진정한 올림픽 축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조화와 융합의 빛 공연에서 기원의 탑이 표현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조화와 융합의 빛 공연에서 기원의 탑이 표현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연소 선수촌장으로 알고 있는데요 선수촌장으로 활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평창선수촌장이면서 IOC위원 두 가지 역할을 하다 보니 스케줄이 정말 빡빡했습니다. 선수촌의 생활이 끝나면 바로 IOC 동료 위원들과 식사하고 회의 등을 참석해야 했기에 많이 뛰어다녔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회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아직 젊기 때문에 체력과 열정은 누구에게 뒤처지지 않습니다. 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가만히 있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습니다.

IOC위원이 된 지 2년도 채 안 돼 전체 IOC위원들과 원활하게 교류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선수촌장 역할을 해 다양한 IOC위원들과 교류가 활발해졌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준 정부와 평창조직위원회, 대한체육회에 감사드립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 판매율이 목표대비 101%를 기록하는 등 성황리에 마쳤는데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이 가진 힘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신 정부, 조직위원회 관계자분들, 체육회,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참가한 세계 각국의 선수단 모두가 어우러져서 멋진 환경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있었기 때문에 안전, 환경 문제가 큰 사건 없이 잘 치러졌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 개막식을 앞두고 날씨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지만 신기하게도 당일 갑자기 따뜻해져서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대회 기간에 설날이 겹쳐서 많이 안 오실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가족 단위 등 많이 찾아줘서 강원도 일대가 북적댈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강릉 올림픽 파크 내 식당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및 대회 관계자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유승민 평창선수촌장이 지난 17일 강릉 올림픽 파크 내 식당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및 대회 관계자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선수촌장으로서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챙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알기 때문에 선수촌에 초대해 선수들이 먹는 식단을 그대로 점심 식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동기부여를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도 힘들지만 웃으면서 일을 하니 외국 사람들도 감동을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평창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만큼 시설물들의 사후 활용 계획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강원도가 많이 알려졌고,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WR)과 올림픽신기록(OR)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만큼 시설이 훌륭하다는 증거입니다. 2년 뒤 도쿄하계올림픽, 4년 뒤에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올림픽 레벨에 성공적으로 검증된 이 시설을 전지훈련지, 대회 유치 등 활용하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때 직전 올림픽을 떠올리며 훈련을 합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환경과 비슷하고 올림픽 레벨에 맞아 떨어지는 곳은 강원도 평창입니다. 또 국민들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뿐만 아니라 스켈레톤, 컬링, 스키, 루지 등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러한 인식 전환으로 인해 국민들도 다양한 동계 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후 활용이라는 것은 초반에만 체계를 잘 잡으면 연결이 잘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승민 선수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좋은 인식을 통해 외교 또한 성공적으로 잘 됐다”며 “하나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외교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IOC선수위원 겸 평창선수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좋은 인식을 통해 외교 또한 성공적으로 잘 됐다”며 “앞으로 하나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외교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외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 외교 활동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요?

해외에서 온 스포츠 관계자들이 평창올림픽에 대한 좋은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이 자체가 외교적 성공이라고 봅니다. 각국의 정상들은 사실 평창이라는 곳을 잘 알지 못했지만, 방문하면서 시설을 이용하고 경기를 보면서 좋은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 스포츠 외교의 시작입니다. 하나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외교활동을 한다면 지금보다 더 발전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유일의 IOC위원으로서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대회 기간 중에는 평창올림픽 이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맡은 바 임무가 있기 때문에 충실히 하고 싶습니다. 올림픽 이후 패럴림픽이 시작되는 데 관심이 거기까지 이어져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이 성공했듯이 패럴림픽도 성공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러웠던 한 달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잘 해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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