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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최저임금이란? 청년유니온에게 듣다

“청년이 받는 첫 임금의 기준, 생활의 최저수준 보호받는 안전장치”

“저소득 노동자 소득 보장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 마련돼야”

2018.08.06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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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다.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그저 단순한 숫자의 나열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 혹은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한 발판을 의미하는 숫자가 될 수도 있다. 장기화 되고 있는 취업난과 내려올 줄 모르는 실업률 속 요즈음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정책브리핑은 이 시대 청년들이 최저임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국내 최초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청년유니온의 문을 두드렸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역시 피자배달, 음식점 서빙, 촬영현장 스텝 등을 두루 거치며 최저임금이 누구보다 중요했던 아르바이트생이자 청년 노동자였다. 아르바이트 사업장의 임금체불로 청년유니온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곳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이제는 같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에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에 대해 자신과 같은 또래 청년들의 생각을 들려주며 본인의 얘기도 진솔하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나현우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청년유니온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청년유니온은 지난 2010년 3월, 청년실업 등 청년세대의 노동문제에 대해 당사자인 청년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출범한 청년세대 노동조합입니다. 세대별 조합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2018년 현재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에 8개 지부가 있고요 2000명의 조합원과 후원회원이 있습니다. 만 15세부터 만 39세 이하의 비정규직, 정규직, 구직자, 일시적 실업자 등 청년 노동자가 청년유니온의 구성원입니다.

청년유니온은 출범 초기부터 최저임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라는 구호 아래 최저임금 인상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는 최저임금위원회에 근로자 위원으로 참석해 청년세대를 대변하고 있고요.

이 외에도 30분 배달제 폐지, 블랙기업운동 등 청년과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사회운동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상담 등도 진행합니다. 청년을 지원하고 돕기 위한 정부의 정책 제언자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청년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을텐데,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이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청년들이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의 경우 최저임금이 임금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또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세대에게 최저임금은 생애 첫 임금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사실은 저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저임금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즉, 최저임금이란 청년이 받는 첫 임금이자 청년시기에 받을 임금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거죠. 생활의 최저수준을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대기업 이외에 청년세대가 많은 사업장에서 노동조합 조직률은 한 자릿수입니다. 때문에 최저임금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최저임금결정은 실질적으로 청년세대의 임금교섭이나 다름없습니다.

청년유니온이 진행하는 캠페인에서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캠페인을 통해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추진한 청년가계부 조사에도 최저임금의 중요성이 잘 나타나 있을 듯 한데 어떻습니까?

청년유니온이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실시한 ‘2018 청년 가계부 조사’에 따르면, 39세 이하 월소득 200만원 이하인 청년들의 평균 생활비는 136만원이었습니다. 자취나 하숙을 하는 경우에는 평균생활비가 157만원까지 올랐고요. 생활비에서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응답한 청년들의 주거비용은 35만원으로 34세 이하 비혼 단신 근로자의 평균 주거비 43만원의 81% 수준으로 조사돼 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청년 주거 빈곤율은 36.3%로 전국 가구 주거 빈곤율인 14.8%보다 2.5배 높습니다.

월평균 식비는 31만원으로 하루 평균 1만원 수준이었습니다. 하루에 세끼를 먹는다고 했을 때 한끼당 3300원 정도를 지출하거나 끼니를 거르는 것으로 볼 수 있죠. 이 외에도 교통·통신·생활용품·문화생활 등에 지출하는 비용도 최소한의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74%가 식비·주거비·의복 등 생활용품과 의료비 등 필수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생활비 항목을 소득수준 때문에 제대로 지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응답자의 39%가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부채는 1353만원에 달했고요.

가계부조사를 통해 청년들의 삶을 종합해봤을 때, 청년들은 낮은 소득수준에 맞게 주거비를 줄이고, 식비를 줄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들어가는 관계비용을 줄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소득격차 해소는 여전히 필요한 우리 사회의 변화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에 청년들의 삶에 변화가 있었나요?

최저임금이 높아서 내 삶이 나아졌다가 아니라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내 미래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축하는데 쓰고 하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한 청년이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고 나서 조금 마음놓고 아파도 되겠다고 말합니다. 소득을 벌면 매달 빠듯하게 다 쓰면서 살았었는데 인상분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니까 그걸 보험료에 쓰고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고 얘기를 하는거죠.

큰 금액은 아니지만 저축을 할 수 있게 됐고 그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또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다소나마 근로시간을 줄일 수도 있게 됐고요. 최저임금이 청년들에게 중요하구나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앞서 살펴본 청년가계부 조사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소득격차를 고려할 때, 대통령 공약에 미치지 않은 인상률임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것은 소득불평등 해소라는 열망에 부응하는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봅니다.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청년들의 입장도 편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어떤가요?

나 기획팀장은 “자영업자와 청년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의 자리가 많이 마련됐음 좋겠다”고 밝혔다.
나 기획팀장은 “자영업자와 청년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의 자리가 많이 마련됐음 좋겠다”고 말했다.

영세한 사업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문제에 청년들도 뼈아프게 공감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임대료를 올리는 건물주, 높은 수수료를 떼가는 카드회사, 비싼 값에 원재료를 가맹점에 떠넘기고 몇십퍼센트씩 수익을 가져가는 가맹본사까지.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고 볼 수 있지요.

여기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저임금 수준까지 높아진다고 하니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미 턱 끝까지 차오른 위기는 앞서 언급한 다른 불합리한 경제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요.

다른 요인들을 다 제치고, 최저임금이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처럼 얘기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나는 정당하게 정해진 것을 받는데 왜 받는 이 자체가 불편하냐. 내가 얼마 받는다고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나’하는 솔직한 얘기들도 하더라고요.

이러한 논란이 단순히 최저임금 때문 만은 아닐텐데요 최저임금을 둘러싼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한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문제가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을 통해 소득향상을 이루는 것 역시 자영업자들의 매출과 무관하지 않죠.

결국, 자영업자의 문제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문제와 겹쳐집니다. 자영업자가 임금지불 여력을 갖게 하는 것과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보장받는 것은 연결돼 있는 문제니까요.

불공정한 경제시스템을 바꾸고 각자의 매출과 소득을 높여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와 청년을 포함한 노동자들은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요. 그 점을 영세사업자, 자영업자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대 위에서 소득격차 해소와 이에 수반하는 경제개혁을 위한 우리 사회 각 주체들의 대화의 장이 더 활발히 열렸으면 해요. 서로 싸우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청년들 또한 갈등적이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청년유니온의 주도로 청년들이 최저임금과 관련한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유니온의 주도로 청년들이 최저임금과 관련한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바람이 있다면요?

소득이라는 큰 그릇 안에 임금이 있는데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소득에서 차지하는 임금의 비율이 너무 높아요. 최저임금이 전부죠. 그들이 최저임금에 매달리는 이유는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요. 저임금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최저임금은 소득을 보장받기 위한 유일한 안전장치니까요.

최저임금과 관련한 대립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불공정한 경제구조의 개혁도 필요하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도 마련돼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EITC(근로장려금) 확대 등은 유의미하다고 보여집니다. 앞으로 이런 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들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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