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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아이디어를 합쳐 예산 아낀 공무원

[청백봉사상 영광의 얼굴들] ① 대상, 정병건 주무관(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회야정수사업소)

댐 청소 선박·녹조 제거 장치 등 개발…깨끗한 수돗물 공급 위해 ‘고민 또 고민’

2016.12.02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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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울산광역시. 울산지역 최대 식수 공급원인 회야댐에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와 부유물들이 떠내려 왔다. 전 같았으면 몇 십명이 나서도 수 개월이 걸렸을 부유물 수거 작업에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25일 만에 2700톤을 수거했다. 10명이 두 달 동안 꼬박 일해야 치울 수 있는 쓰레기 양이 450톤이라면 얼마나 빨랐는지 비교가 될까? 이는 특수선박인 청소선을 개발한 정병건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회야정수사업소 주무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병건 주무관이 회야댐 앞에서 자신이 개발한 청소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병건 주무관이 회야댐 앞에서 자신이 개발한 청소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댐으로 떠내려 온 쓰레기와 부유물들을 치우려면 일일이 손으로 건지고 걷어내고 해야 합니다. 그동안에는 인부들이 작은 배에 타고 직접 뜰채와 갈퀴로 이것들을 건져냈죠.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하면 수거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개발하게 됐습니다.” 청소선은 그렇게 탄생했다.

청소선에는 사각형의 선체 앞쪽에 큰 갈퀴 모양의 수거장치가 달려있다. 버튼을 누르면 갈퀴가 움직이며 물에 떠 있는 쓰레기를 들어올려 배에 싣는다. 폭이 깊지 않아 댐 가장자리 얕은 곳의 쓰레기와 부유물도 수거가 가능하다. 소규모 댐인 회야댐에 맞춤형 청소선인 셈이다.

다소 생뚱맞아 보이는 모양의 청소선이 갖고 온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시간도 예산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매년 1100만원씩 예산이 절감됐지요. 2009년에 청소선이 만들어졌으니까 지난해까지 대략 8800만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청소선을 살펴보고 있는 정병건 주무관. 청소선은 부력제로도 재활용품을 사용해 제작단가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청소선을 살펴보고 있는 정병건 주무관. 청소선은 부력제로 재활용품을 사용해 제작단가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회야댐 관리만 10년을 하다보니 정 주무관도 전문가가 다 됐다. 거기에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곧잘 들었던 정 주무관은 직접 설계도를 그리고 제조업체에 의뢰해 청소선을 만들었다.

회야댐을 관리하는 회야정수사업소는 이 청소선 두 대를 이용해 쓰레기와 부유물 등을 수거한다. 최근에는 청소선 제작을 벤치마킹하려는 이웃 지자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정 주무관이 올해 청백봉사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청렴과 봉사로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직자에게 수여되는 청백봉사상의 올해 영광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저보다 더 훌륭하신 공직자분들이 많으신데 제가 감히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선공후사(先公後私·사사로운 일보다 공익을 앞세운다)를 염두에 두고 지내다 보니 가족들에게는 미안했던 마음도 컸는데 이번 수상이 가족들에게 위로가 된 듯 합니다.” 

정병건 주무관이 청백봉사상 시상식에서 김성렬 행자부 차관과 아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병건 주무관이 청백봉사상 시상식에서 김성렬 행자부 차관과 아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행정자치부)

겸손해하지만 정병건 주무관의 업무에 대한 애정은 비단 청소선에서만 엿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울산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생태환경도시 울산’을 알리는 데도 정 주무관의 노력이 한 몫했다.

그의 아이디어로 회야정수사업소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여름철 회야댐 인근 생태습지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습지는 갈대나 연꽃, 부들 등이 조성돼 있어 회야댐으로 강물이 흘러 들어가기 전 자연스럽게 수질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 곳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출입이 제한돼 있다.

“연꽃이 습지 가득 핀 모습은 정말 장관이거든요. 그 풍경을 시민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생태습지를 탐방하며 자연스럽게 지역 수돗물 관리에 대한 신뢰와 환경의 소중함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병건 주무관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개방된 생태습지에는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울산 시민을 비롯, 1만 6000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갔다. 물론, 정 주무관을 포함해 회야정수사업소 직원들은 매년 여름 휴가를 반납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시민들이 수생식물이 가득한 회야댐 생태습지를 탐방하고 있다.
시민들이 수생식물로 가득한 회야댐 생태습지를 탐방하고 있다.

청소선 개발도 끝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울산 시민에게 공급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는 정 주무관은 2014년에는 상수원에서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녹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녹조 제거·억제 장치도 개발했다. 이 장치로 2년간 36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지난해에는 상수원 내부의 물 순환을 유도해 조류 증식을 방지하는 장치도 개발했다. 이 역시 예산절감 아이디어로 채택돼 예산만 확보하면 실제 현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가 회야댐을 지키는 한 울산 시민들의 수돗물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 하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정 주무관은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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