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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달, 고은 시인에게 듣는 책 이야기

“책은 우리가 먹는 밥, 호흡하는 산소…책의 영양분 삶 속에 체화돼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2017.09.05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한 삶의 나비로 태어났다/ (…) /나의 노래는 누구의 환생이었다/ (…) / 아직도 지난날의 어린 나비는/지상의 한 장소에서/다른 장소의 진실들을 꿈꾼다/삶은 미완의 내면으로 떠돈다.’ <고은 ‘어느 전기’> 

한국문학의 거목, 그를 지탱한 책

고은 시인.
한국의 대표적 지식인이자 한국문학의 거목인 고은 시인.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세계적인 문학가 고은(84). 1958년 등단한 이래 해방과 분단,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로 이어지는 격동의 현대사를 작품세계에 녹여낸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대한민국 문학계의 거목이다.

1933년 전북 군산 태생인 고은 시인은 등단한 이후 20세기 세계문학 사상 최대의 기획이라는 ‘만인보’를 비롯해 ‘백두산’, ‘고은 전집’ 등 150여권의 저서를 집필·발표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저서도 상당수에 이른다.

미국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초빙교수, 버클리대 동양학부 초빙교수, 서울대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스웨덴 문학상, 캐나다 그리핀 트러스트상 등 국내외 문학상 및 훈장 등을 수상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은 시인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북 전주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1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기조강연은 ‘우주, 시, 책, 숱한 일생’ 등에 대해 이야기를 청해 듣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모든 살아 있는 것의 목소리를 시로 형상화한 그에게 책, 그리고 독서는 어떠한 의미일까. 현실 참여 의식과 역사 의식을 시를 통해 형상화한 고은 시인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고은 시인은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고은 시인은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을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사유와 언어활동 통해 독서의 필요성 느껴야”

고은 시인은 이 시대에 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근대사는 서구의 것을 모방하고 답을 반추해 미완에 그쳤다”면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서가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고은 시인은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면서 “책을 읽으며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와 언어활동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며 “우리의 의미는 해답이 내려진 것이 아니라 과정을 거쳐 새로 첨가하고, 새로 부정되며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는 미래 없이는 성립할 필요가 없다.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완성의 역사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은 시인.
고은 시인은 “책은 산소이며 우리가 먹는 밥이다”라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최근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 속에서 책의 가치가 잊혀져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고은 시인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져 있다”며 “책과 멀리했던 사람들이 가까워지는 현상이 생기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으면 그것은 ‘순간’이며 ‘찰나’일 뿐 삶의 집중도가 소비되고 만다”면서 “책을 읽으면 그 모든 것은 체내에 축적된다”고 강조했다.

고은 시인은 “우리는 보통 책을 우리의 삶과 분리해 놓고 생각하는데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그 자체”라고 말했다.

책의 세계’…“우리가 호흡하는 산소”

고은 시인은 책의 필요성, 그리고 책의 가치가 우리 삶에 확산되길 염원했다.

“책은 우리의 뇌와 폐, 오장육부에 스며들죠. 책은 산소이며 우리가 먹는 밥이며 반찬입니다. 자신의 삶에 체화되고 육화되죠.”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 시대를 관통하며 깨달음과 일상의 순간을 ‘시’의 함축과 절제로 표현한 고은 시인. 그는 일생 동안 수많은 책을 읽고 쓰며 책과 함께 하는 삶, 그리고 책의 세계를 살아왔다.

그는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 넷이다. 타자기와 워드프로세서를 지나 노트북 자판에 타이핑하는 시대에 고은 시인은 아직도 원고를 손으로 쓰고 있다. 그는 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뜨거운 열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한국 현대시의 나이테가 됐다. 삶의 순간 마다 발견한 깨달음과 삶에 대한 간결한 통찰을 녹여낸 그의 책은 지금도, 앞으로도 귀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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