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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 수석합격자의 ‘수험 10계명’

류지연/국가직 일반행정 7급 수석, 서울시·경기도 7급(2009년 합격)

2010.09.15 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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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사람이 있다. 백 명의 얼굴이 있다. 하나하나 자세하게 뜯어보면,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눈썹 길이, 코의 각도, 입술의 색감 하나하나가 제각각 각자에게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공부 방법도 그와 같을 것이다. 백 명의 합격자가 있다면 백 가지의 공부 방법이 있다. 내 얼굴에는 잘 맞는 화장품이, 남에게는 알러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듯이, 내가 고른 강사와 교재가 남들에게도 잘 맞으라는 법은 없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과목별 공부방법은 나열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얼굴에 눈, 코, 입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듯이, ‘공부’라는 분야에 있어서 기본 뼈대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뼈대를 알고 갖추는 것, 그것이 오늘 이야기의 주제이다.

2008년 1월7일부터 7월25일, 2009년 1월2일부터 7월24일, 약 14개월간의 7급 시험 준비 기간. 그 기간 거둔 성과는 2008년 국가직 평균 0.1점차 탈락, 2009년 국가직 수석 합격, 서울시 최종 합격, 경기도 필기 합격이다.

참고로 나의 대학 전공은 행정과는 무관하다. 헌법·행정법·행정학·경제학이라는 과목은 태어나서 처음 접해보는 분야였다. 2008년에는 그 흔한 컴퓨터 자격증 하나 없어서 더욱 더 쓰라린 탈락의 후회를 맛봐야 했다. 다시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렇지만 휴식기를 가지면서 몸과 마음을 추슬러 해가 바뀌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 2009년은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됐다.

시험의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시험 결과는 그 자체로서 행복한 것이었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이미 합격한 나 자신이 일말의 의구심도 없이 당당하게 들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 그것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심장의 핵과 같은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공부하는 기간이 행복했던 이유는 그 기간 동안 미래를 꿈꾸고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험이 끝난 후 선물 꾸러미처럼 주어지는 몇 달 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합격하면 뭘 할지, 내년부터 공무원이 돼서 10년, 20년 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하는 상상. 인간의 삶에는 반드시 미래에 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다.

열심히 공부 중인 예비 공무원들도 시험의 합격을 넘어서 그 이후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이미 한 번 겪은 것처럼, 수능은 그 자체로 잘 보는 게 끝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를 가기 위한 수단이며, 대학이라는 간판 역시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경유지일 뿐이지 않았던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공부의 뼈대,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해 준 10계명을 소개하고자 한다. 꼭 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을 우선순위대로 5가지씩 꼽아 보았다.

♣ 해야 할 것

1.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건강 역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그 수단을 잃는 순간, 우리는 일상의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2009년 6월 1일,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조차 없는 극심한 허리 디스크가 찾아와 꼬박 14일을 침대에서 미라처럼 누워 있어야만 했다. 그 이후 시험 때까지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하루 4시간, 누워서 책을 그저 머릿속으로, 입으로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한나절은 온전히 병원을 가는 데 소비해야 했다.

디스크가 오기 전, 한 시간에 단 5분씩, 하루에 30분씩이라도 부지런히 허리를 펴고 몸을 움직여줬다면 저런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루에 몇 분의 투자를 아깝다고 미루다가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나중에 더 큰 시간을 허비하게 될 수 있다. 운동시설을 주기적으로 찾기가 힘들다면, 반드시 공부 중간중간 스트레칭, 식후 산책, 일주일에 하루는 휴식 등을 통해서 체력을 갖추도록 하자. 물론 먹는 것도 부실해서는 안된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부실한 한 그릇 분식보다는 반찬이 고루 갖춰진 고시 식당의 정기권을 끊도록 하자.

2. 학원에서 실강 듣기

이동 시간이 아깝거나 비용이 부담스럽거나 스케줄 조정이 편하다는 이유로 동영상 강의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둘 다 들어본 입장에서 비교하건대 단연코 실강을 들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동강과 실강의 집중도는 최소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집중도는 내용의 이해도, 흡수도와 직결된다.

또한 실강을 들으면 모르는 부분은 그 즉시 강사에게 질문하고 내 것으로 만든 후 넘어갈 수 있다. 더불어, 강사와의 친밀도(유흥 부분이 아니라 공부 부분에서)를 쌓는 것은 그 과목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은 그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북돋아주기 때문이다.

3. 내 손으로 필기하기

부제는 ‘서브노트 절대 사지 마라’이다. 서브노트는 ‘남이 써 둔 노트’, 즉 ‘남의 노트’이지 절대 ‘내 노트’가 아니다. 토씨 하나까지 똑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직접 썼느냐, 그저 눈으로 본 거냐는 뇌에 저장되는 강도가 확연히 다르다. 서브노트를 따라 읽으면서 강의를 들으면 처음에는 다 이해할 것 같아도, 나중에 펴보면 무슨 소린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서브노트를 사서 거기에 보강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겠지만, 그것도 역시 100% 내 손과 내 머리가 만들어낸 내용은 아니다. 강의는 기본적으로 필기를 하며 이해를 하기 위해 듣는 거다. 자기 손으로 열심히 써서 익히고 넘어간 노트는 나중에 시험장에서 페이지까지 그대로 사진처럼 떠오른다.

4. 아침특강 활용하기

매일 아침 학원에서 공짜로 제공되는 아침 특강은 꼭 활용해라. 늘어지기 쉬운 아침 시간 규칙적으로 집에서 일찍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평소 듣던 강사와 다른 강사의 요약 수업을 들으면 같은 주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주제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다.

또한 짧은 시간 한 주제를 집약적으로 다루다 보니,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주 5일 강좌가 있는 만큼,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과목 위주로 여러 학원을 넘나들면서 시간표를 짜면 된다. 참고로 내 경우에는 특강이 끝난 이후 반드시 한 시간은 다시 그 날 배운 내용을 복습하면서 짚고 넘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5. 학원가에서 공부하기

집에서 혼자 조용히 공부하거나, 집 근처 또는 학교 도서관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내 경우(동네가 주는 우울함에도 불구하고)는 노량진 독서실로 1년 2개월간 출퇴근했다. 같은 공부를 하는 이들이 있는 곳에 있어야, 공시생이라는 생활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부가 하기 싫어지거나, 느슨한 마음이 들 때 옆자리 학생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규칙적 생활에도 좋다. 일단 집 밖으로 나온 이상 귀가 전까지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피해야 할 것

1. 수험 기간 넉넉히 잡기

수험 기간을 길게 잡지 마라. 물론 공부를 오래 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목표는 6개월 후 한 번에 붙는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집중적으로 온 정신을 쏟아서 오로지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 그렇다. 난 이 기간이 6개월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최선의 집중을 위해(체력적 측면에서의 문제도 있었지만) 1년차 시험 이후 2년차에 다시 시작하기까지 5개월의 공백을 뒀다.

2. 사교적인 사람 되기

이 역시 수험 기간을 짧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반 년만 친구를 멀리해라. 그래서 내 경우에는 스터디도 별로 권장하지 않는다. 스터디가 밥, 수다, 연애 등의 친목 모임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개인별로 공부의 진행 속도가 다른데 남들과 이를 맞추려다 보면 누군가는 반드시 많든 적든 시간이 낭비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어딘가 기댈 곳이 필요하다면 친구와의 만남도 스케줄 안에 정례화시키는 게 좋다. 내 경우 모든 공부 스케줄은 오전/오후/야간 각 4시간 단위로 돌아갔는데, (수험 기간 중 -가족을 제외한- 유일한 인간관계이자 정신적 후원자였던) 남자친구와의 만남도 일주일에 한 번, 4시간으로 한정했다.

3. 얇은 귀 펄럭이기

이 주제의 하위 챕터 중 하나는 ‘1등 강사 명성의 아이러니’이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카페 검색이나 주변인들을 통해서 1등 강사를 추천받는 게 대부분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물론 있지만) 실제 수업에는 부실한 ‘소위’ 1등 강사도 적지 않다. 남들이 다 1등이라고 하니까 무조건 수업을 듣기보다는, 가능하면 사이트에 올려진 동강 등을 통해서 두 세 강사의 강의를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강사를 고르는 게 좋겠다.

또한 명성에 안주하는 1등보다는, 1등이 되려고 노력하는 후발 강사들이 수업의 준비도, 학생들에게 쏟는 시간과 열의 차원에서 훨씬 더 만족스럽다는 것이 내 경험이다.

과목별 공부법에 대해서도 처음 비유한 것처럼, 각자 맞는 방법이 다른 만큼 남들을 따라하기보다는 자신의 것을 빨리 찾는 방법을 강구하자. 공부를 하면서 첫 결과 이후 후회된 것들이 있었다면, 이는 적어뒀다가 반드시 다음번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한다.

4. 여러 교과서 뒤적이기

교과서가 늘면 공부 시간도 늘고, 머릿속도 혼란해진다. 강사에 따라서 책의 구성도, 이론을 설명하는 법도 조금씩 다른데 이를 하나로 모으려고 하면 반드시 어느 부분에선가 충돌이 일어난다. 공무원 시험공부의 목적은 시험을 치르는 것이지 학문을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단순 이해식 공부를 넘어 학문 자체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키우는 게 필요하긴 하지만, 교과서의 숫자 늘리기는 올바른 수단이 아니다. 강의를 듣는 강사의 교재를 구입하되,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면 아침 특강, 문제집 등을 통해 알게 된 부분을 필기 노트에 보충해서 채워 넣으면 된다.

5. 평균만 따라잡기

시험의 목표는 무조건 100점이어야 한다. 100점을 목표로 해도 실제로는 80~90점이 나오는데, 목표부터 80점대라면 실제 점수는 어떻겠는가? 약한 과목이라고 평균점만 맞아서 넘어가겠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약한 과목일수록 다른 과목의 1.5배, 남들의 1.5배로 시간 안배를 하면 된다. 내 경우 경제학을 처음 들었을 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수요와 공급 곡선이 이해가 안 될 만큼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경제학 공부 시간은 2배 이상 들여야겠다고 결심했고, 강의가 끝나면 수업 중 필기한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베껴 쓰면서 복습했다. 종합반 강좌가 끝난 이후에는 바로 단과반 강좌를 끊어서 강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들으며 개념을 잡으려고 했다. 모르는 부분은 쉬는 시간 바로바로 질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매일 20문제씩 풀었다. 그 결과 경제학은 가장 재밌고 좋아하는 과목이 됐고, 점수 역시 좋은 결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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