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금번 2012년 국가직 7급 공채시험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저는 이번 합격이 좀 특별합니다. 저는 평소에 7급 카페 활동도 잘 하지 않았고, 여기저기 합격수기 남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합격하고 나니 제 몇 마디가 힘든 수험 과정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또는 앞으로 힘든 과정을 겪으실 분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마음에 부족한 글을 남겨봅니다.
먼저 저는 2010년 경기도 7급, 2011년 국가직 7급, 2012년 서울시 7급에서 필기에 합격하고도 면접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습니다. 즉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는 모든 7급 필기시험에 합격했었고, 역으로 여러 번 면접탈락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뒤에서는 수험과정 중 제가 겪었던 것들, 각 과목별 접근법, 마지막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려보려 합니다.
♣ 필기 첫걸음(2010년) - 어떤 상황이라도 최선을 다하자!
제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10년 8월 무렵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학원에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년 만에 합격을 목표로, 아무 정보 없이 무턱대고 덤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름 전략을 세웠습니다.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는 과목인 경제학, 행정학, 그리고 제일 어려운 영어를 첫 달에 단과로 수강했습니다. 두 번째 달에는 국어 국사를, 세 번째 달에는 전공과목이라 가장 친숙했던 행정법, 헌법을 수강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 후에는 저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강의를 들을 때와는 달리 혼자서 시간표를 짜고, 스케줄에 맞춰 공부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점점 게으름을 부리게 됐고, 당연히 7월 국가직 시험은 5점정도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실력이 안됐지만 기대는 컸기에 이때 무척 방황했던 것 같습니다. 7월부터 10월인 경기도 시험까지 신세 한탄하며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12명을 뽑는 경기도 7급 필기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간신히 컷으로 합격했고, 이 때문에 면접시험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이때만 해도 경기도 7급 시험은 필기 성적으로 당락을 결정했습니다. 이때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됐습니다. 국가직 시험 후 조금이라도 공부를 더 해서 한 문제라도 더 맞았더라면, 이후에 이런 힘든 과정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 경기도 면접 탈락 후 재도전
첫 번째 면접 탈락 후 막막했습니다.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책을 펼치기조차 싫었던 것이 이때의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방법이 ‘스터디 참여’입니다. 진도스터디에 참여해서 일정에 맞춰 성실히 공부했습니다. 이때의 공부가 실력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국어, 영어를 제외한 5과목을 순환해서 한 과목씩 공부했는데, 그날그날 범위별로 문제를 내와서 서로 돌려서 풀어보며 그 전날 내가 했던 공부를 되새김질했습니다.
그것이 차곡차곡 쌓여서 2011년 시험 직전에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습니다. 드디어 시험 날 국어 문제를 푸는데, 집중해서 공부했던 부분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어 ‘이번 시험은 합격이다’를 속으로 외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험 당일 아침에 먹은 커피가 문제였는지, 국어 문제를 절반 정도 풀었을 때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땀을 비 오듯 흘렸고, 문제가 눈에 안 들어왔습니다. 결국 엎드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20분정도를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이 악물고, 시험지를 폈습니다. 다음 과목인 영어를 건너뛰고, 뒤 과목부터 풀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도저히 집중해서 풀 자신이 없었기에 일단은 건너뛰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결국 마지막에 영어를 다시 풀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인지 문제를 많이 못 풀었습니다.
시험이 끝났는데 정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자신이 있었는데…. 허망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나온 필기시험 결과는 턱걸이 합격이었습니다. 나름 합격했다는 것을 위안 삼으며, 면접시험을 준비했지만, 다시 한번 면접 불합격, 이때부터 저는 몇 달간 방황하게 됩니다. 그 후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려 했었고, 취업 준비를 짧은 기간 동안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의 생활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끔찍합니다. 부모님을 뵐 면목도 없었고, 저 자신이 한없이 작게 보였습니다.
♣ 국가직 면접 탈락 후 재도전
그렇게 몇 달간 방황하다가,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때 제 모든 공부방법이 총동원됐습니다. 결국 서울시 7급 필기시험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고, 지방직 9급, 국가직 7급 필기시험에 연이어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에도 시련은 계속됐습니다. 서울시 면접시험을 봤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불합격. 참담했습니다. 성적이 좋았기에 더욱 허망했습니다. 하지만 심기일전해서 면접 준비를 다시 시작해 2012년 국가직 7급 시험에 최종 합격하게 됐습니다.
♣ 과목별 필기 공부방법
국어
저 같은 경우, 재정국어를 3파트로 나눴습니다. 실용언어, 한자(한문, 고사성어, 속담 포함), 어휘 등으로 나눠 각각을 20등분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공부하면, 한 달에 1회독을 할 수 있도록 책을 나눠 놓았습니다. 물론 매일매일 체크한 범위를 소화하지 못하는 날도 많았지만, 못하면 못한 부분을 적어놓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2회독 할 때는 1회독 때 못 봤던 부분부터 다시 봤습니다.
영어
영어 같은 경우는 문법·독해·어휘·생활영어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문법은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잘못 체크한 답을 옆에 적고, 왜 그렇게 체크했는지를 추적해 볼 수 있는 생각의 과정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문법은 매번 똑같은 문제를 또 틀리기에, 왜 틀렸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휘의 경우, 보카바이블을 매일 1과씩 외웠습니다. 어휘의 경우, 혼자 하면 소홀해지기 쉬우니 스터디를 조직하는 것도 좋습니다. 생활영어의 경우, 막판에 몰아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막판에 다른 과목에 치여 아예 못 보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으니 특정시간을 정해 무조건 생활영어만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경제학
경제학의 경우, 스터디를 했습니다. 혼자하면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에 매주 토요일에 문제를 풀어서 감을 익혔습니다. 또 오답노트를 만들어 영어 문법처럼 왜 틀렸는지를 파악해 보고, 반복해서 봤습니다.
헌법·행정법·행정학
세 과목 모두 문제집 위주로 풀었습니다. 예를 들어 헌법 문제집을 정확히 10등분 하고 하루에 1일치를 풀어서 정확히 2주면 한 권을 다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문제를 푸는 동안 잘 모르는 부분을 체크했다가 집에 돌아와 기본서를 잠깐 확인하는 식으로 했고, 기본서는 그 이외에는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국사
이 과목 역시 문제집 위주로 했지만 앞의 세 과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연표를 만든 것입니다. 연도를 알아야 풀 수 있는 기출 문제를 보면, 제가 만든 연표에 그 해당 연도를 그 때 그 때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 이외의 선생님들이 준 연표나 책에 붙어있는 것들은 버리고 아예 보지 않았습니다. ‘기출된 것만 맞자!’라는 맘으로 공부했습니다. 이것이 공부의 범위를 무한정 늘려 놓을 수도 있는 특정 연도 맞추기 문제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 면접시험
경기도 7급 면접
경기도의 경우, 크게 나눠 보면 집단토론과 개별면접으로 나눌 수 있고, 개별면접은 인성질문과 도정질문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먼저 오전에 100분 동안 특정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고, 이때의 세분 면접관들은 미리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읽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2010년의 경우, 기업형 슈퍼마켓 문제로 토론을 했습니다. 이 때 공격적이지 않고 온건한 태도로 토론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토론을 잘하는지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이후 오후에 개별 면접을 하게 되는데, 이때에 현 민선 도지사의 정책에 대해 주로 물어보고, 각종 통계수치나, 생소한 역사지식 문제도 몇 개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경기도의 유명한 상인이 있는데 이 상인이 만든 현대의 대차대조표와 같은 것이 무엇이냐?” 이 문제의 답은 지금도 모릅니다.
서울시 7급 면접
서울시도 2012년부터 자기 소개서를 제출하기 시작했지만, 자소서 관련 질문은 아예 없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처음에 자기소개나 공직에 대한 포부를 묻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꼭 준비해 가야 합니다.
또 많은 수험생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 서울시 실제 면접에서 창의 및 발전가능성 항목으로 들어가는 토익스피킹인데, 실제로 토익스피킹은 국가직 필기시험을 보는 날, 그 다음날에 보는 경우가 많아 수험생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인터넷 강의로 토익스피킹을 2주 정도 준비했습니다. 서울시 본 면접은 서울시정에 대해 많이 묻습니다. 저의 경우, “소셜믹스가 뭐냐.”는 질문에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가직 7급
국가직 7급 면접은 프리젠테이션과 사조서 두 부분으로 이뤄집니다. PT는 15분, 사조서는 20분 정도 진행이 됩니다. 국가직 면접의 경우, 두 번 응시했는데 처음에는 학력차별 금지법이, 두 번째는 한류엑스포 인력배치 문제가 나왔습니다. PT의 경우, 많이 써보고 많이 연습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 번의 경험으로 느꼈지만, 행정직의 경우,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마치며
긴 말을 늘어놓았지만, 필기시험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부지런함입니다. 저 자신도 이런 말을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게으르고, 정해놓은 것을 잘 지키지 못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글을 보시는 분이 필기시험을 처음 준비하시는 분이든, 아니면 면접에서 떨어져 상심해 계시는 분이든,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힘든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때의 한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5번의 면접시험, 3번의 면접 탈락을 경험했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면 ‘이런 사람도 있고, 그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네’라고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게 힘든 수험과정에 계시는 분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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