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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차단, 작은 실천이 절실한 때

2019.05.31 오연수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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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수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오연수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영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하는 전염병은 태초부터 인류의 근원적 공포였다. 전염병 아포칼립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규모 전염병 발생은 사회 혼란과 재난적 상황과 연결된다.

사람의 전염병 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의 전염병도 그 결과는 결국 사람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또 하나의 돼지 전염병의 이름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얼마전엔 이 전염병과 관련하여 모든 관계부처가 함께 국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대국민 합동 담화문까지 간곡하게 발표하였다.

국경을 넘어 해외로 가는 사람 모두에게 공항에서 출입국장에서 개인 문자로 여러 관계부처에서 강력한 당부 중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유입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국내에서 발생한 적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돼지의 전염병이다. 원래 아프리카 토속돼지에서 별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돼지의 전세계 무역적 이동과 맞물려 유럽에서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하였는데 유럽의 경우 집에서 조금씩 키우는 돼지와 우거진 광대한 숲에서 서식하는 멧돼지와의 친분으로 멧돼지가 감염되면서 걷잡을수 없이 전파된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주변국까지 다가온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군에 속한다. 모든 바이러스는 타겟 세포를 특이적으로 감염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바이러스는 혈관을 특이적으로 감염시킨다.

따라서 혈관을 따라 출혈성 병변을 일으키고 전신의 혈관이 아프게 되면서 온몸에 출혈을 만들고 고열을 동반한다. 사람의 에볼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이 이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다.

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될 경우 바이러스의 특성상 이병률과 폐사율이 매우 높은데다 집약적 축산구조로 인해 전파율은 더욱 빠를 것이고 만에 하나 멧돼지가 감염될 경우엔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근절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토착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고 발병시 치사율은 100%에 이르며 유입되어 감염이 시작되면 살처분 외엔 방법이 없고 국가 기간산업인 양돈산업은 붕괴될 것이다.

지난 4월 30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제2주차장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가축방역관이 간이 검사와 시료채취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4월 30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제2주차장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가축방역관이 간이 검사와 시료채취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위험이 이렇게 주변국에서 다발하기 10년전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생산자 단체인 한돈협회와 함께 OIE 예찰기준에 따른 혈청검사, 공·항만에서 압수한 불법 휴대 돈육 및 돈육 가공품에 대한 항원검사 및 매개체인 물렁진드기의 국내서식 여부까지도 조사하고 있었다.

2017년 3월 몽골 접경지역의 사육돼지에서 발생이 확인되자마자 T/F팀을 꾸리고 정부부처 합동으로 국경방역을 강화하고 국내로는 전문가로 하여금 전국을 돌며 가축전염병과 관련이 있는 모든 조직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총력대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홍보는 아무리 해도 부족한 것인지 2018년 8월에 중국에 다녀온 여행객이 반입한 가공육품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게 된다. 이것이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 전염 가능성이 낮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것도 잠시, 일본에서 지난 1월 공항에서 압류해 유전자를 검출하였던 휴대 축산물에서 3개월 후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분리하였다고 발표했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아무 제약없이 국경을 통과해 국내로 유입되었을 경우엔 바이러스의 환경저항성에 힘입어 어떻게 어느 지역으로 퍼져나갔을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셰익스피어는 ‘강력한 이유는 강력한 행동을 낳는다’고 했다. 국민 개개인이 국내로 축산물을 반입해서는 안되는 강력한 이유는, 유입시 단기적으로는 산업을 망가뜨리고 장기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잔존하는 특징 때문이다.

말린 고기에서 300일, 냉동된 고기일 경우엔 그 안에서 1000일 동안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되어 환경이 오염되면 환경내 잔존기간이 매우 길어 농장에서 발생할 경우 재입식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실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역사가 긴 유럽에서 현재까지 재입식에 성공한 사례가 하나도 없다. 우리의 산업을 악성 해외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축산 농가만의 일도 정부가 해결해 줄 일도 아닌 국민 모두가 함께 해야할 일이다. 국가 방역은 특정인의 몫이 아닌 내 일이라는 사고의 전환과 함께 해외를 방문했을때는 어떤 형태의 축산품이든 가지고 국내로 들어오지 않는 그 작은 실천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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