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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탈리아까지 한국 경제를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3만달러 시대를 말하다] ① 최빈국에서 세계의 롤모델로

2019.01.23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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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 3만 달러 시대 진입은 선진국 대열에 확실히 합류했다는 것으로 분명 자부심을 가질만한 성취다. 하지만 서민들은 소득 3만 달러를 체감하지 못하며, 낮은 성장률과 고용 부진·고령화 등 추가 도약의 걸림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정책브리핑이 전문가 5명의 릴레이 기고를 통해 3만 달러 시대의 의미와 4만, 5만 달러시대 조기 진입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한국전쟁 직후 우리는 그나마 있던 생활 터전마저 폐허가 되었고, 그로 인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당연히 국제사회의 원조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를 원조해 준 나라들 중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같은 선진국도 있었지만 리비아, 레바논, 파키스탄, 필리핀 등 지금은 우리보다 경제 상황이 열악한 국가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실만 보더라도 당시 우리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황폐한 수준이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국민소득 3만달러의 신화

하지만 우리 경제는 지난 50년간 연평균 7% 수준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성장률이 3.5% 수준임을 고려할 때 두 배 이상을 상회하는 성장률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우리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가리켜 ‘한강의 기적’이라고 한다.

‘기적’이라는 극찬에 가까운 평가는 우리가 우리에게 내린 자화자찬이 아닌,  해외 경제 전문가들이 눈부신 우리 경제의 성장을 칭송하기 위해 부여한 훈장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교수는 1993년 발표한 <Making a Miracle>이라는 논문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기적’이라 칭송한 바 있다.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학술 논문 제목에 ‘기적’이라는 다분히 감성적인 표현까지 주저 없이 선택하게 만들었던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발전상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2008년 발간한 세계은행 보고서에서도 우리 경제에 대해 비슷한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2차 대전 이후 25년간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연평균경제성장률이 7.5%가 넘는 국가를 조사했는데, 13개 국가가 이러한 고도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중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홍콩,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9개국이 선정되었고, 유럽에서는 말타, 중동에서는 오만, 아프리카에서는 보츠와나, 남미에서는 브라질 등 각각 1개국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비교적 경제발전이 용이한 인구 1천만 명 이하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여기에 해당하는 유일한 국가라 한다. 이러한 성장의 결실로, 드디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1948년 수출을 시작한 후 70년 만에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쌓인 컨테이너.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1948년 수출을 시작한 후 70년 만에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쌓인 컨테이너.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개도국의 롤모델이 된 우리의 경제성장

우리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은 여타 개도국들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경제발전 방식을 벤치마킹하며, 2030년까지 세계 5위권의 경제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 개발기획부(BAPPENAS) 차관인 수마디라가 쿠르니아디는 “우리는 한국이 개발을 넘어서 인적자원이나 사회문화 등을 새롭게 추구해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항상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한국이야말로 우리의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전쟁 당시 6천여명의 병사를 파병한 에티오피아의 경우도 지난 2011년 과학기술협력 관련 협정을 체결하고 우리의 과학기술 로드맵을 전수받고 있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는 “1960년대 한국은 아프리카의 여느 국가만큼 가난했지만, 국민의 결연한 의지와 산업화에 대한 헌신적 노력을 발판으로 현재 세계 11번째 경제 규모의 나라로 성장했다”면서 ‘아프리카가 본받아야 할 예’라고 연설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방식에 대한 벤치마킹은 비단 개도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 전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도 향후 영국이 추구해야 할 롤모델로 한국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한국은 천연자원이 희박하고 대형 무역공동체에도 가입해 있지 않지만 경제는 탄탄하다”고 소개하면서 ‘향후 영국이 추구해야 할 완벽한 롤모델’로 언급한 바 있다.

한때 재정위기를 겪으며 어려움에 처한 이탈리아도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 능력을 주목했다. 이탈리아 최대 경제지 ‘일 솔레 24 오레’에서는 한국이 경제성장을 바라는 모든 국가들의 롤모델로 떠올랐으며, 이제는 과거 일본이 누려왔던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약적인 성장만큼 성장통도 큰 우리 경제의 현황

이처럼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성과를 거둔 반면, 당면하고 있는 경제 현안 역시 난관들이 많다. 그리고 OECD 국가 중 13년간 자살률 1위의 국가이며, 노인빈곤율 1위,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또한 세계가치관조사에서 ‘낯선 타인을 믿는다’는 한국인은 30% 수준으로, 여타 선진국이 50% 수준인데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UN에서 조사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우리 국민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5.875점으로, 조사 대상 국가 156개국 중 57위에 그쳤다.

물론 여전히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많은 국가의 롤모델로 칭송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성장통을 치유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많은 국가로부터 타산지석의 대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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