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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골목상권이 살아나려면

옥우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2019.03.21

◆ 영세하고 준비되지 않은 창업

옥우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옥우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우리나라에서 자영업 부문은 무급가족종사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고용의 1/4을 차지한다. 이는 우리나라와 소득수준이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자영업부문은 왜 이렇게 큰 것일까? 우선 수요 측면의 요인을 들 수 있다. 즉, 이는 여러 문화적,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외식이 유난히 잦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 부문이 경기침체가 발생할 때마다 번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공급측면에서 자영업의 구성이 그다지 건전하다고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창업 1년 이내 자영업자 중 창업 준비 기간이 6개월도 안 되는 이들의 비중이 74%, 창업자금이 5천만원 이내인 이들의 비중이 70%에 달했다.

또 비임금 근로자 중 50대 이상이 약 61%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고용 대비 50대 이상의 비중인 40%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요컨대, 준비되지 않은 영세한 규모의 50대 이상 창업자들이 자영업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에 대한 사회적 우려는 더욱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자영업,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서울특별시에서 동종 산업 임금근로자보다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가 음식점·숙박업에서는 68%, 도소매업에서는 72%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자영업자의 2/3 이상이 임금근로자들의 평균 소득도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자영업 창업이 이렇게도 많은 것일까?

비밀은 50대 창업에 있다. 몇 년 전, 도시 2인 이상 가구 중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소득이 일용직·임시직 가구보다는 30% 정도 더 크지만, 상용직 가구 평균소득과 비교하면 80% 정도밖에 안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50대에 기존 직장을 그만둔 중고령 근로자들이 재취업을 선택할 때, 자영업 창업보다 더 안정적이고 보수가 높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면 당연히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것을 선택할 것이다.

많은 50대 근로자가 실직 후 자영업을 택한다는 것은 이들의 재취업 시장이 불안정하고 보수가 낮은 일용직·임시직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방대한 비정규직 시장은 자영업을 창업하는 이들에게 창업비용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새로이 진입하는 자영업자들은 저임금 일용직 및 단시간 근로를 활용해 노동비용을 줄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AP Photo,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AP Photo,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몇몇 구조적인 문제들 역시 자영업 부문 영세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이룬 성과가 자영업자 자신들이 아니라 건물주에게 귀속된다면, 자영업자들이 효율성이나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관련 제도의 미비로 인해 유통마진 배분을 중심으로 한 계약, 원부자재 강매, 인테리어 강요 등 불공정거래 관행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 역시 자영업 부문의 건전한 성장을 가로 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선거 때마다 지가 상승을 통해 표를 얻기 위해 발표되는 신도시, 대형 유통단지 중심의 지역개발정책도 골목상권의 장기적 생존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 엉킨 실타래 풀기

자영업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잉진입 문제의 해결과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방해하는 제도적 요인들의 제거,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다루어져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이미 진입해 있는 자영업자들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발생시킬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해 자영업 부문으로의 진입문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들 중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이루어진 임대차보호법 개정은 환산보증금 상한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에서 다소 불충분하지만 자영업자들의 무형자산을 어느 정도 보장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조치에 더해 자영업 부문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의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불공정거래 규제는 실제 적용에 있어 상당한 정도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자체들이 나서서 상시적인 공정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역 상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 공동체의 차원에서 지가 상승을 목표로 한 대형쇼핑몰 중심의 개발 정책에서 골목상권 및 원도심 재생에 목적을 둔 개발정책으로 전환하는 광범위한 합의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에 더해 대형유통망을 상대로 경쟁력 열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경영지원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폐업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자영업 부문에서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발표된 서울시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은 여러 지자체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아마도 자영업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보다도 임대료 인상과 불공정거래 관행, 대형쇼핑몰 및 신도시 중심 지역개발, 대기업과의 경쟁열위 지속 등 일것이다.

만약 골목상권의 소득을 잠식하는 요인들이 제거되지 못한다면 자영업자는 최악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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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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