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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는 ‘사회적 백신’이 정답이다

2020.08.05 박기수 고려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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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수 고려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 교수
박기수 고려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 교수

◈ 글로벌 백신 개발 박차로 백신 수혜 기대감 높아져

글로벌 제약 및 백신 기업인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이 만든 백신을 발 빠르게 먼저 손에 넣기 위해 미리 주문 계약을 하는 등 각국 정부의 노력도 치열하다. 우리 기업인 셀트리온도 항체치료제의 임상에 돌입했다는 뉴스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가 자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일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이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에 산다는 것에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언론에서도 치료제와 백신이 곧 우리 손에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미국의 경우, 백신이 연내에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해 벌써 논란이 일고 있다.

백신의 개발 수량이 한정돼 있는 가운데 접종 대상자를 어린이와 어르신 등에 우선할지, 나이와 관계없이 코로나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를 먼저 맞힐지, 아니면 사회적 약자로 코로나19에 휠씬 많이 걸린 흑인 등에 우선 순위를 둘지가 모두 논란이다. 일부에서는 추첨하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 실제 백신 나와도 대상자 우선 순위 등 시간 필요…백신 부작용 논란 경계해야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 공급에 있어 우선 순위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과거 2009년 신종플루(H1N1) 상황에서는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이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구하기 위해 제약회사인 로슈를 다급하게 방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낙관 전망은 우리 국민 건강을 해치는 일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보수적’으로 봐야 할 대목이다.

광주 지역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된 3일 오전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문인 북구청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마스크 쓰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광주 지역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된 3일 오전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문인 북구청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마스크 쓰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다행스럽게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백신을 조금 빨리 손에 쥔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미국의 예처럼 누구에게 먼저 맞힐지에 대한 공정성 문제, 유료와 무료 접종 여부 등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백신의 경우, 일정 수준의 부작용은 불가피하다. 집단면역을 통한 전체적인 ‘효과성’보다는 ‘부작용’만 언론 매체 등을 통해 크게 부각될 경우, 백신 거부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이 높아 영유아 대상 백신의 경우 접종률이 90% 이상이지만, 유럽 등 일부 지역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지난달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백신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무리하게 이를 확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우리 손에 빨리 백신을 쥐어 이를 통해 국민들이 집단면역을 바로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분명히 ‘희망’(hope)과 ‘사실’(fact)은 분리돼야 한다.

◈ 힘든 가운데서도 많은 국민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일상화   

그렇다고 우리에게 지금 백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우리 몸에 침투할 경우 중화항체를 형성해 이를 물리치는 ‘의학적 백신’은 당장 없지만, 우리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적 백신’은 우리 손에 있다.

20초 이상의 손씻기, 타인과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 착용, 밀집·밀폐·밀접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을 피하기 등이 사회적 백신의 기본이다.

게다가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데, 어려운 작업 현장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고 먼 거리 휴가보다는 한적한 곳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인구 이동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해외는 못 가지만, 국내 좋은 여행지에 가서 여름을 즐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7개월이 넘어가면서 코로나19 방어수칙에 무뎌지는 것도 현실이다. 경제 활력에 대한 필요성도 적지 않다. 백신 공급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은 우리의 일상을 느슨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우리나라와 상황은 다르지만, 미국은 오히려 초기 상황보다 더 악화되면서 확진자수가 5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4%임에도 코로나 확진자는 전 세계의 25%일 정도다. 

◈ ‘경제’와 ‘건강’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사회적 백신’ 지키는 게 정답

의학적 백신에 대한 기대 속에서의 느슨해진 일상은 조금만 방심해도 언제든지 코로나 재확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신천지, 구로콜센터, 줌바댄스, 리치웨이 방문판매업체 등에서의 확산이 모두 ‘방심’과 ‘약한 고리’가 합해져서 발생했다. 최근 발생한 강원도 홍천의 야외 캠핌장에서 동호회 회원들 간에 발생한 것도 한 예이다.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그리고 만들어서 지켜야 하는 사회적 백신이 없다면 의학적 백신이 나오기 전 언제라도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 조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의학적 백신은 우리가 당장 만들 수도 없고, 맞을 수도 없다. 하지만, 사회적 백신은 방역 초기 세계가 놀라워했던 그 모습 그대로 우리가 만들 수 있다. 지치고 힘들지만, 지금 우리에겐 ‘사회적 백신’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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