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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뇌 지도를 변화시킨다

[아빠육아 효과 - 20] 아이에게 비전을 보여주고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은 아빠의 대표적인 역할

2020.03.25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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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왕 펠프스(Michael Phelps)가 10대 소년이었을 때 바우먼(Bob Bowman) 코치는 훈련이 끝나면 “잠들기 전에 비디오테이프를 보아라. 일어나서도 비디오테이프를 보아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그 비디오테이프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자신만의 완벽한 레이스였다. 그리고 펠프스는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출발대에서 수영장에 뛰어 들어가 완벽하게 수영하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상상했다.

그는 손동작을 머릿속에 그렸고, 수영장의 끝에 손을 대고 턴을 해서 되돌아오는 모습을 상상했다. 또한 등 뒤에 느껴지는 물살, 수면을 스칠 때 입술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들, 경기를 끝내고 수영 모자를 벗을 때의 기분도 그려보았다.

다시말해 침대에 누워 눈은 감은 채 경기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소한 것도 빠뜨리지 않고 머릿속에서 보고 또 보았다. 결국에는 마음속으로 초 단위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실제 훈련과 상상을 통한 훈련은 이와 연결된 뇌의 신경회로에 기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뇌 지도가 변화했다는 것은 시냅스의 효율이 증가하거나 신경회로의 시냅스 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단기적인 변화는 시냅스나 뉴런의 수적인 증가 없이 시냅스의 정보전달 효율성만 증가한 것을 의미하며, 장기적인 변화는 실제로 뉴런과 시냅스 수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서울 광진구 서울상상나라에서 한 어린이가 전시물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광진구 서울상상나라에서 한 어린이가 전시물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뇌과학자들은 아이의 ‘신경가소성’이 성인의 몇 배 또는 수십 배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아이가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 섬세한 운동을 익히며, 예술적인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성인에 비해 뛰어나다.

여기에 아이가 성인보다 탁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1990년대 하버드대학 파스쿠알 레오네(Pascual-Leone)교수는 <상상을 통한 정신훈련이 뇌 지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연구에서 피아노를 전혀 배운 적이 없는 두 그룹을 대상으로 한 피아노 연주훈련실험을 시행했다.

먼저 한 집단은 정신훈련을 받게 하고, 다른 집단은 신체 훈련을 받게 했다. 정신 훈련 집단은 하루 두 시간씩 닷새 동안 피아노 건반 앞에 앉아 그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상상을 하면서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 반면에 신체훈련 그룹은 하루 두 시간씩 실제 피아노를 치면서 그 멜로디를 연습했다.

레오네 교수는 닷새 동안의 훈련 뒤에 정신 훈련만 받은 그룹과 신체훈련을 받은 그룹이 놀랍게도 비슷한 정도로 뇌 지도에 변화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상상을 통한 정신 훈련만으로도 뇌의 기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해주었다. 레오네 교수팀은 이 방법을 응용해 골프와 체스같은 다양한 운동기능을 학습하는 데에 정신 훈련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비전을 보여주고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도 아빠가 해주어야 할 대표적인 역할이다.

◆ 오감을 동원하라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려면 오감이 모두 동원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상상을 하면서 모양과 색깔이 보고, 소리를 들으며, 부드럽고 딱딱한 것을 만질 뿐 아니라 특별한 음식을 맛보고 냄새 맡는다.

아이의 상상력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이렇게 생생한 상상력이 아이들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인다.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상상의 이미지 ‘무지개’, ‘마술정원’, ‘치유의 샘’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 이완 상태가 되어라

상상력을 발휘하여 뇌를 활성화시키려면 먼저 아이가 편안한 이완상태여야 한다.

이를 위해 배를 천천히 불리는 복식호흡을 몇 번 하면 편안한 이완 상태가 된다. 그리고 눈을 부드럽게 감고, 대뇌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고 이야기하자. 그러면 아이는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내는 상상을 하자

아빠는 아이가 숙제나 공부를 하기 전에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내는 상상을 하게 해보자.

예를 들어 상상 속에서 하얀 비누거품으로 나쁜 생각과 먼지와 때를 깨끗이 닦아내는 것이다. 이처럼 먼지와 때를 닦은 다음 학습과 문제 해결력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상상을 한다.

나아가 숙제나 공부를 모두 끝냈을 때의 기분 좋은 성취감을 상상하게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라면 읽기 마법사, 산수 마법사 등 상상 속의 마법사 놀이를 통해서 힘들어하는 과목을 재미있게 해줄 수도 있다.

◆ 상상력으로 감정을 불러들이자

아이가 분노, 억울함,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상상놀이를 통해 이런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우선 눈을 감은 상태에서 공부하면서 들었던 느낌을 상상해보게 한다. 대개 아이들은 이때 어떤 상징을 얘기한다. 그러면 그 상징의 모양, 색깔, 이름을 말하게 하라.

만약 아이가 ‘화’라는 감정의 상징을 얘기하고 있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화의 표정은 어떤지, 그 상징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볼 수도 있다.

◆ 감정조절에 상상력을 이용하라

상상놀이는 감정을 조절하고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기본적인 사회화 경험이다.

로라 버크(Laura Burk)와 그의 동료들에 따르면, 아이는 다른 사람의 기대치나 그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스스로의 사고와 행동을 관찰하면서 충동을 억제하고, 좀 더 도덕적인 규범에 따라 행동한다고 한다. 즉, 아이는 유아기 때부터 상상력을 이용해 실제로 감정이나 충동을 억제하기 시작한다. 

◆ 적극적인 상상을 하자

아이가 어려움에 부닥치면 적극적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스스로를 치유하려고 한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다.

성인의 폭력에 희생당한 경험이 있는 남아가 힘이 센 영웅이 되어 악당들을 혼내주는 상상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애쓰는 것도 이런 예가 될 수 있다.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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