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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이 즐거운 힐링여행

[‘한국관광 100선’ 따라 떠나는 국내여행] ④ 경상권

글·사진/이종원 여행작가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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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매년 우리 국민이 꼭 가봐야 할 우수 관광지 100곳을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발표한다. ‘2019∼2020 한국관광 100’에는 전주 한옥마을, 경주 불국사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관광지 뿐만 아니라 보행명소로 거듭난 서울로 7017,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2019∼2020 한국관광 100’을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1박 2일 혹은 2박 3일 코스로 소개한다. 올해 국내여행은 이를 참고해서 세워보면 어떨까.(편집자 주)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절집, 영주 부석사

산문에 들어선다. 진리를 향하는 문은 언제가 열려 있기에 따로 문짝을 달 필요가 없다. 부처님은 두 팔을 벌리고 언제나 중생을 기다리고 있건만 오늘도 역시 마음을 꽉 움켜잡고 문에 들어선다. 조금 오르니 한때 깃발을 매달았던 당간지주가 나를 맞이한다. 천년 세월 동안 한 눈 한번 파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온 우직함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돌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다가 끝을 부드럽게 다듬어 놓았다. 동백기름을 바르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어머님의 뒷모습이 겹친다. 구도를 위해 강을 건너 산을 넘은 순례자가 이 절집에 내 걸린 깃발을 보고 어떤 감동을 받았을까?

부석사 무량수전과 석등.
부석사 무량수전과 석등.

부석사의 숨어있는 아름다움은 석축과 돌계단일 것이다. 부석사는 터가 좁고 길기 때문에 평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여러 단의 석축을 쌓아 올렸다. 그냥 쌓은 것이 아니라 극락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세 가지 방법인 ‘구품 만다라’를 건물로 구현해 놓았다.

안양문 계단을 통해 무량수전 들어가는 장면이 극적이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무량수전의 화폭은 서서히 커진다. 부처님을 만나기 전 마지막 클라이맥스다.

무량수전이야말로 우리 건물의 가장 큰 어른이며 화엄경을 아우르는 절대자다. 처마는 새의 날개처럼 부드럽게 반전을 이룬다. 조사당 올라가는 초입에 삼층석탑이 서 있다. 다이어트하지 않는 석가탑이라고 할까, 살이 붙었다.

부석사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부석사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산을 조금 오르면 조사당 건물이 나온다. 한쪽에 상사화가 철창에 갇혀 있다. 이름 모를 들꽃보다 못난 신세다. 조사당 측면 부분은 간결한 결구를 가지고 있다. 절제가 화려함을 아우르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오늘날 고려 때 건물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이다.

부석사를 내려갈 때는 안양루를 거치지 않고 흙길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바라본 부석사의 전경이 색다른 감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맛집 종점식당(청국장 054-633-3606), 부석사식당(산채비빔밥 054-633-3317)
주변관광지 읍내리벽화고분, 소수서원, 금서단, 성혈사, 계서당, 축서사, 북지리마애불

내 마음의 힐링,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소광리 금강송 숲길.
소광리 금강송 숲길.

봉화 다덕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법전-춘향-현동-분천-쌍전을 지나니 통고산자연휴양림이 나온다.

36번 국도가 산을 가로지르지 않았다면 차가 닿지 않는 오지였을 것이다. 조금 더 가면 불영사가 나오고 울진의 바다가 나를 반길 것이다.

소광리 가는 길은 첩첩산중, 유독 금강송이 많아 행정구역명을 금강송면으로 바꿨다고 한다.

금강송면 소광리와 북면 두천리 일대는 금강소나무  국내 최대 서식지다. 

숙종때 일반인들에게 벌채 금지를 했던 봉산표식도 보인다.

‘황장목의 봉계지역은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 4지역이며 관리책임자는 명길이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어 이곳이 궁궐에 쓰일 재목의 산지임을 말해주고 있다.

소광리 금강송림숲은 1600ha(180만 평)에 30만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200∼300년 수령의 소나무만도 8만 그루에 달한다. 다른 지역 소나무보다 수형이 곧고 재질이 단단하여 금강송(金剛松) 또는 강송(剛松 )이라고 부르며 또 다른 이름으로 겉과 속이 붉다고 해서 적송(赤松), 속이 창자 모양과 같고 붉고 누렇다고 하여 조선시대에는 황장목(黃腸木)이라 불렀다.

이런 소나무 원목이 춘양으로 집재되어 기차와 자동차로 전국에 공급되면서 '춘양목'이란 이름을 얻게 된다. 소광리 금강송생태경영림은 예약탐방제(www.uljintrail.or.kr 054-781-7118)로 운영되며, 한 달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숲 해설가가 동반한다.

금강송 숲코스
1구간(편도 13.5km) 두천1리-바릿재-장평-찬물내기-샛재-대광천-저진터재-소광2리
2구간(편도 9.6km)전곡리-쌍전리 산돌배나무-큰넓개-한나무재-소광2리
3구간(왕복 16.3km)소광2리-저진터재-너삼밭-화전민터-군락지초소-오백년 소나무
3-1구간(왕복 9km 4시간)소광2리펜션-너삼밭-옛화전민마을-공군터-지심곡-소광2리 펜션

맛집 옛골(순두부 054-783-9949), 조개파는총각(대개·조개구이 054-783-0521)
주변관광지 울진엑스포공원, 성류굴, 덕구온천, 백암온천, 망양정

바다경치가 일품인 창포말등대.
바다경치가 일품인 창포말등대.

동해바다를 식탁 위에, 영덕 대게거리

영덕 최대의 항구이자 영덕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쳐난다. 오전 8시부터 어선들이 실어온 대게로 수협공판장 바닥은 수백 마리의 대게가 크기별로 늘여져 있으며 이때부터 치열한 경매가 시작된다.

배가 들어오는 순서대로 경매가 이루어지며, 물량이 많으면 점심때까지 이어지니 일찍 포구를 찾는 것이 좋다.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강구항의 대게 경매.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강구항의 대게 경매.

흔히 크기가 크다고 해서 대(大)게로 불리는 줄 알지만 실은 다리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가 있어 ‘대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영덕대게는 다리가 길고 속살이 꽉 차있을 뿐 아니라 맛이 쫄깃해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되었고 그 명성이 점차 확산되어 오늘날 영덕대게로 고유명사화되었다. 

영덕의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 3마일 연안은 수심 300~400m, 갯벌이 없고  깨끗한 금모래로 이루어져 이곳에서 잡은 대게를 최고로 쳐준다. 박달나무처럼 속이 꽉 차고 맛과 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박달대게는 3~4월에 맛이 가장 좋아 전국의 미식가들을 강구항으로 불러들인다.

부드러운 속살을 발라먹는 대게찜도 맛있지만 몸통의 내장에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밥을 비벼 먹으면 오묘한 바다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북한, 러시아, 일본 등에서 잡힌 수입 대게는 등에 따개비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거무스름한 빛깔인데 반해 반면 국내산은 등이 깨끗하고 밝은 주황빛을 띄고 있다.

강구항 공판장의 홍게.
강구항 공판장의 홍게.

이왕이면 몸통에 비해 다리가 가늘고 긴 것이 좋으며 같은 크기라도 무거운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오십천 건너편 주차장 위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한적한 포구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포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나무벤치와 은은한 조명등까지 갖추고 있다. 이곳에 무료 주차하고 대게 조형물 아치가 있는 강구교를 건너 어시장을 다녀오면 강구항 전체를 둘러보게 된다.   

맛집 사계절대게(대게 054-734-2777), 청송식당(곰치국, 물회 054-733-4155)
주변관광지 삼사해양공원,고래불해수욕장, 축산대게원조마을, 괴시전통마을

유람선에 올라 예술품을 감상하며, 포항운하

1960년대 말, 포항제철이 건설되던 때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작은 물길이 있었는데 이를 매립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을 조성했다. 사라진 1.3km 물길을 2014년 다시 터 운하를 만들고 주변을 정비해 관광지로 바꿔놓았다.

포항운하는 포항시 송도동과 죽도1동 사이에 있는 동빈대교와 형산강을 남북으로 잇는 물길이다. 그 옆으로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조성해 관광지로 꾸며 놓았다. 포항운하관에 가면 포항제철이 들어선 과정과 동빈내항에 관련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포항운하와 유람선.
포항운하와 유람선.

크루즈 유람선은 바닥이 얕다. 물길을 따라 포항 구도심을  천천히 가로지르게 된다. 예쁜 다리 밑을 지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변에는 현대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화단에는 계절에 맞춰 다양한 꽃이 심어져 있다.

죽도시장을 지나가면 빨간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반기고 갈매기가 유람선을 따라온다. 새우과자를 던져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피격된 천안함과 동급인 포항함은 체험관으로 꾸며졌다.

물길은 바다와 합류하면서 너른 바다가 나와 가슴을 탁 트이게 해 준다. 울릉도를 오가는 포항여객터미널을 지나면, 한때 소나무 숲에 울창했던 송도해수욕장이 보인다. 물길이 없어지면서 해일이 자주 발생해 모래가 쓸려 나갔다고 한다. 혈관 같은 물길이 연결되었으니 다시 옛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

포항운하관.
포항운하관.

운하 유람선 코스
포항운하관-포항운하-동빈내항-송도해수욕장-형산강-포항문화관, 거리는 8km 총 40분 소요, 10시부터 6시까지 운행하며, 탑승료 1만 원이다.

맛집 환여횟집(물회, 054-251-8847), 영해회식당(대게, 물회 054-231-3918)
주변관광지 죽도시장, 호미곶, 국립등대박물관, 구룡포, 오어사

천년의 신비, 경주 대릉원 

대릉원 수선화 꽃밭과 첨성대.
대릉원 수선화 꽃밭과 첨성대.

첨성대는 7세기 선덕여왕 때 조성되었으니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다. 바닥이 정사각형, 몸통은 원형, 이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라는 신라 사람들의 우주관을 말해주고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지름이 점차 줄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돌 하나하나에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1미터짜리 정사각형 문을 중심으로 각각 위아래 돌이 12단씩 쌓여 있다. 이는 1년 12개월을 나타내며 위아래 24단은 24절기를 의미한다. 이곳에서 별자리의 움직임을 보고 날씨를 예측해 농사에 적용했다고 한다.

첨성대에서 동궁과 월지까지는 꽃천지다. 봄에는 유채,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메밀꽃이 반긴다. 한 여름 찾으면 은은한 연꽃향기가 발목을 놓아주지 않는다. 달빛에 비친 연꽃의 자태는 고귀함 그 자체다. 백련과 홍련 그리고 수련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연꽃 단지 옆으로는 부용화 단지까지 있어 함박웃음을 터트린 꽃을 보면 가슴마저 환해진다.

동궁으로 추정되는 월지.
동궁으로 추정되는 월지.

월지는 부여 궁남지와 함께 최고의 옛 정원으로 꼽히는 곳으로,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왔다고 해서 ‘안압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달이 연못을 하얗게 비추고 있으니 ‘월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신라왕궁의 별궁이며 태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었다.

문헌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 때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고 한다. 발굴 당시 낙타와 같은 외래 동물의 뼈 등이 출토되었다고 하니 그 궁금증을 더해준다. 경순왕이 고려 왕건을 위해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귀빈 접대장소로 추측된다.

월성은 신라시대 궁궐이 있었던 자리로 지형이 반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반월성’ 또는 ‘월성’이란 이름을 얻고 있다. 이곳은 국가를 통치하는 중심지이자 신라 천년 동안 왕이 주거했던 공간이기도 하다. 구릉에 자리 잡고 있어 경주 분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신라왕릉.
신라왕릉.

월성을 중심으로 남천이 흘러 자연적인 방어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 북, 서쪽으로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인공 도랑인 해자를 파 외적의 침입에 대비했다. 만파식적을 보관했던 보물창고인 ‘천존고’가 있었다고 하니 그 건물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맛집 교리김밥(김밥 054-772-5130),도솔마을(한정식 054-748-9232)
주변관광지 불국사, 석굴암, 경주남산, 국립경주박물관, 분황사지, 보문호수

글·사진/이종원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감사. <대한민국 숨겨진 여행지100><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56><한국의 숨어있는 아름다운 풍경><한국인에게 더 특별한 세계여행지> 등 4권의 개인저서와 20여 권의 공저가 있다. ‘한국관광의 별’ 단행본 부문 대상 수상.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원고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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