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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담배공장, 미술작품을 품다~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현장 취재기

2019.07.17 정책기자 정바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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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국립현대미술관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최초로 청주에 문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하 청주관)은 최근에 개관한 만큼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청주관은 작품 수장과 보존을 위한 미술품수장보존센터이자 전시·교육 기능을 아우르는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다. 

수장고란 박물관과 미술관의 소장품이 보관되는 곳으로 보통은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청주관은 관람객이 직접 수장고 안에 들어가 수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일반인이 보기 힘들었던 작품 보존처리 과정도 공개하고 있어 관람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외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외관.(사진=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옛 담배공장 건물이 미술관으로 변신하다

청주관은 지어진 배경도 남다르다. 이곳은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전국 최초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만든 미술관이다. 지금의 청주관 건물은 본래 청주의 중추 산업시설인 담배공장으로, 14년간 방치돼왔던 폐건물이었다.

하지만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과 청주시가 업무협약(MOU)을 체결, 청주시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담배공장을 무상 양여하면서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그렇다면 청주관은 왜 기존 미술관과는 달리 수장형 미술관이 됐을까. 이미 해외에서는 2000년대 이후부터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끌고 폐쇄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수장고를 관람객에게 개방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스위스의 샤울라거(Schaulager) 미술관과 프랑스의 루브르-랑스(Louvre-Lens) 박물관이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청주관 또한 국내에서는 최초로 수장형 미술관을 새롭게 시도했다.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미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개관(2018년 12월 27일) 이후 누적 관람객 9만5000명을 돌파했다.(2019년 6월 21일 기준) 청주 시민 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관은 청주의 역사를 계승하면서 지역에도 기여하고 있어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 사례라 할 수 있다.

ⓒ 충청북도청, 연초제조창(담배공장)의 모습
연초제조창(담배공장) 모습.(사진=충청북도청)
 

기존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 있어

청주관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가 있다는 것이다. 개방 수장고는 관람객이 직접 수장고 안에 들어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보이는 수장고는 관람객이 들어가진 못하며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소장 작품과 보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1층 개방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품 1300점이 수장돼 있다. 그 중 162점이 1층 개방 수장고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 수장고에는 김복진, 송영수, 김세중, 최만린, 권진규 등 한국 근현대 조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진열돼 있다.

이와 함께 백남준의 ‘데카르트’(1993), 이불의 ‘사이보그 W5’(1999), 니키 드 생팔의 ‘검은 나나’(1964), 키키 스미스의 ‘여인과 양’(2009) 등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 작품도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1층 개방 수장고 전경
청주관 1층 개방 수장고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3층 개방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에서 수집한 작품 1000여 점이 수장돼 있다. 미술은행에서 엄선한 작품을 바탕으로 현재 3층 개방 수장고에서는 ‘나만의 보물을 찾아서 : Secret Storage’ 전(~2019년 12월 27일)이 진행 중이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마다 작가들의 실험적인 성향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9월에 개최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위해 공예 작품도 다량 선보이고 있다.

청주관의 개방 수장고는 작품이 수장돼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으며 가까이 다가가 세세히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수장고기 때문에 기존 미술관의 기획전시실처럼 전시 주제나 관람 동선이 따로 없다.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설명도 적혀있지 않다. 작품 옆에는 제목과 작가 이름만 게재돼 있다. 작품 설명은 1층 개방 수장고 안내 책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작품을 볼 때 설명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통해 작품을 느끼고 해석할 수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3층 개방 수장고 전경
청주관 3층 개방 수장고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많은 양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개방 수장고의 장점이다. 3층 개방 수장고의 경우 수장된 작품 수가 많아 수장품을 벽면과 수납장에 빼곡히 쌓아 올려 밀도 있게 전시했다. 수장품 수가 많을 뿐더러 장르도 다양해 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나 미술은행에서 엄선한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개방 수장고는 수장고에 들어가 작품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지만 작품 훼손이 우려되기도 한다. 수장고는 작품의 보존을 위해 기본적으로 항온항습이 이뤄지는 공간이라 관람객의 출입만으로도 온습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청주관은 개방 수장고에 온습도 영향을 덜 받는 조각품이나 공예작품 위주로 배치했다. 또 회화같이 온습도의 변화에 민감한 작품들은 보존환경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보이는 수장고에 보관하고, 단체관람 시 동시 입장 인원을 6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청주관에서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작품 보존처리 과정도 관람할 수 있다. 3층 보이는 보존과학실은 유화 보존처리실, 유기·무기 분석실로 구성돼 있다. 미술품의 보존처리 및 과학분석 과정을 평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공개한다. 작가가 사용한 재료, 표현 기법 등을 알 수 있어 작품과 더불어 보존처리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5층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작품들
청주관 5층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작품들.(사진=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수장고뿐만 아니라 기획전시실(5층)도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현재 ‘별 헤는 날 : 나와 당신의 이야기’ 전(~2019년 8월 25일)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청주관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중 15 작가의 23점 작품을 엄선해 구성한 소장품 특별 주제전이다. 일상적이고 소박한 주제의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청주관에서는 개방 수장고 작가와의 만남이나 미술사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관은 다채로운 미술 작품과 함께 ‘개방’과 ‘소통’ ‘재생’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지역 활성화와 시민들의 문화생활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개방 수장고의 편한 분위기는 관람객과 작품이 상호작용할 수 있게끔 만든다. 미술관이 지식 쌓으러 가는 딱딱한 곳이 아닌 예술을 향유하러 가는 곳으로 인식되는데 청주관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속있고 알찬 전시를 원한다면 청주관에 가보길 추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과 설날, 추석 당일은 휴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바름 niya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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