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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로 지하철 이용해본 적 있나요?

교통약자 전용칸 안내지도 만든 정책기자의 휠체어로 지하철 타기 간접 체험기

정책기자 박소영 2019.05.15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 날, 사회복지사였던 저는 장애인 한 분과 동행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해야했습니다. 장애인 분이 휠체어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2번 이상의 엘리베이터 혹은 휠체어 리프트를 타야 했습니다. 평소 성격이 급하기도 한데다 목적지까지 제 시간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에서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 아이콘이 그려져 있는 파란 스티커가 붙어있는 칸을 찾아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아무 칸에 타면 안되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이 스티커가 사막의 오아이스처럼 보이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휠체어 전용칸 표시.
휠체어 전용칸 표시.

지하철 북새통 속에서 그 많은 인파를 뚫어가며 ‘휠체어 전용칸’을 일일이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동행하던 장애인 분께서 “교통약자 전용칸을 한눈에 안내해주는 뭔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필요한 건 웬만큼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어딘가 정보가 있겠지 했지만 관련 정보(2018년 기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휠체어 전용칸 안내지도를 만들어보자고.  

휠체어 전용칸 표시.
휠체어 전용칸 표시.

어떻게 조사를 하고 알릴 지 알아보다 ㈜카카오 다음 크라우드펀딩에 선정돼 두 달 간 모금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금활동을 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왜 필요한지 총 4회의 글을 연재했었는데요.

백문이 불여일견, 동일한 경로를 두 발로 이동했을 때와 네 발로 이동했을 때의 이동 시간, 사람들의 시선, 피로도 등을 비교했던 활동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동 경로는 강남구청(출발) 선릉(환승) 종합운동장(도착)입니다.

자, 출발합니다!
네 발 선수, 엘리베이터 찾는 것부터 순탄치가 않습니다. 9분이 되는 시간을 소요하는데요.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길, 두 발 선수는 2가지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저절로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가게 만드는 계단의 스케일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향하지만, 네 발 선수에게는 선택지가 없죠. 엘리베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향합니다.

한 정거장을 왔습니다. 선릉역에서 갈아타는데요. 두 발 선수, 계단으로 빠르게 선전하고 있는 반면, 네 발 선수 또 다시 엘리베이터를 기다립니다.

두 발 선수는 선릉역에서 2호선 종합운동장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탑승했어요. 같은 시각 네 발 선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휠체어 전용칸’을 찾아 기다립니다.

 

네 발 선수 드디어 목적지로 향하는 지하철에 승차했습니다! 승·하차 할 때 사람들의 눈초리에 마음이 급해졌어요.

같은 시각, 두 발 선수는 목적지인 종합운동장 역에 도착했어요. 승차할 때와 마찬가지로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있네요!

네 발 선수는 내려서 또 다시 출구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찾아 나섭니다. 3정거장 가는데 체감 상 30정거장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도착했습니다. 강남구청역에서 출발하여 선릉역에서 환승, 목적지인 종합운동장까지 3정거장을 가는데 두 발 선수는 23분, 네 발 선수는 31분으로 10분 가까이 되는 시간 차이가 났습니다. 네 발 선수의 고충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휠체어 전용칸’ 위치 확인하고 타세요!

당초 계획은 제작된 안내지도를 역사 내 엘리베이터 옆에 부착하는 것이었는데요.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에서 ‘시민 아이디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하철 이용 관련, 불편하거나 혹은 지하철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공모 받아 실행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휠체어 전용공간 승하차 위치.(출처=서울교통공사)
휠체어 전용공간 승하차 위치.(출처=서울교통공사)

그래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약 3개월의 기다림 끝에 아이디어가 채택돼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에 안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별도 부착 및 관리의 어려움에 따라 당초 계획이었던 엘리베이터 옆에 부착하지 못하고 홈페이지에 게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관련한 정보는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접속 ▶ 교통약자 배려시설 ▶휠체어 이용 승·하차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교통약자 배려시설 안내 http://www.seoulmetro.co.kr/kr/page.do?menuIdx=366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시설

교통약자를 위한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서 다른 교통수단은 어떨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버스 차량

버스차량.(출처=국토교통부)
버스 차량.(출처=국토교통부)

두 발 vs 네 발 지하철 이용 비교체험을 하면서 저상버스도 이용해봤는데요. 유모차 부피가 있다 보니 통로 쪽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사람들이 탈 때마다 눈치가 보이고 미안해서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장애인의 경우 저상버스 타는 것이 꺼려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종사할 때 장애인 분들과 이동할 때면 장애인 콜택시 혹은 지하철로만 이동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배려시설 설치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용할 여건이 만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철도 및 광역전철 차량

도시철도 및 광역전철 차량.(출처=국토교통부)
도시철도 및 광역전철 차량.(출처=국토교통부)

철도 차량 

철도차량.(출처=국토교통부)
철도 차량.(출처=국토교통부)
 

고속열차 같은 경우도 장애인 편의시설이 굉장히 잘 돼있는데요. 실제 장애인 분과 고속열차를 이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수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경우 위와 같은 휠체어 보관함에 휠체어를 보관하고 자리에 앉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장애인이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좀 더 자리가 넓은 특실을 이용해야 하는데요.

특실의 경우 일반실보다 공간이 넓어서 400kg 정도 되는 큰 부피의 전동휠체어가 비교적 편하게 자리할 수 있지만 일반실보다 비용도 비쌀뿐더러 좌석 수도 적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고속열차를 이용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항공기

항공기.(출처=국토교통부)
항공기.(출처=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교통약자우대카드’를 받아 교통약자우대전용출국장을 이용하거나 휠체어 대여 등 다양한 교통약자우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인천국제공항 교통약자 서비스 https://www.airport.kr/ap_cnt/ko/svc/cusserv/cusserv.do

여객선  

여객선.(출처=국토교통부)
여객선.(출처=국토교통부)
 

택시, 버스, 지하철, 도보, 자전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는 두 발 선수와 달리 네 발 선수들에게는 아직 이동에 제약이 많습니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약 90% 이상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게 되는 경우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로는 천천히, 옆을 살펴보며 휠체어 및 유모차 전용칸을 비워두는 에티켓,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요?

   


박소영
정책기자단|박소영py6082@naver.com
따뜻한 세상 만들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하루 하루가 모여 평생이 되듯, 행복한 한 사람이 모이고 모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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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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