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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I 차단방식은 ‘편지 안뜯고 필터링하는 것’

불법음란물 및 불법도박 사이트 차단 SNI 방식 살펴보니

2019.02.20 정책기자 최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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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성(性)’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했던 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남고를 나왔기 때문인지 흔히 말하는 ‘야동’, 음란물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끼리 해외 음란물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외 음란물 사이트의 경우 친구들은 아이피(IP)를 우회하며 불법음란물을 보고 있었습니다. 기존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들어가면 경고 문구가 뜨면서 사이트가 차단이 되는데, 간단하게 아이피를 우회해 우습다는 듯 비켜갔습니다.

기존 차단 방법. Warning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트가 막힙니다.
기존 차단 방법. Warning(경고)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트가 막힙니다.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음란물 차단방식은 우회하기가 쉽습니다. 기존에는 불법유해사이트의 인터넷 주소만을 차단하는 DNS(Domain Name System)를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불법유해사이트 주소를 이용해 접속을 시도하면 위와 같은 화면이 뜨면서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한 단어만 추가하면 바로 우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주소를 입력할 때 ‘http’ 대신, 암호화된 https를 입력하면 무용지물입니다. DNS 방식은 단순히 인터넷 주소만 차단합니다. 따라서 IP를 우회하거나 보안접속 방법인 https를 이용하면 불법유해사이트를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없었습니다.

쉽게 우회할 수 있어 불법도박이 판을 쳤고, 또 불법음란물도 인터넷을 통해 퍼져갔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피해자를 구제하고 불법음란물을 삭제해도 다른 해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됐습니다.

기존 방법에서 살짝만 우회하면, 불법도박 및 불법음란물 사이트가 바로 열립니다.
기존 방법에서 살짝만 우회하면 불법도박 및 불법음란물 사이트가 바로 열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리벤지 포르노와 아동·청소년 음란물 등 불법음란물이 빠르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불법 촬영된 리벤지 포르노 4건 중 1건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세계 6위의 아동·청소년 음란물 생산국이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포된 불법음란물로 피해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불법음란물 및 불법도박 등 불법정보를 보안접속(https) 및 우회접속 방식으로 유통하는 해외 불법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 기능을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책은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결정에 따랐습니다.

새롭게 적용되는 차단방식은 SNI(Sever Name Indication) 방식으로, https를 이용한 접속까지 모두 차단됩니다. 해당 사이트의 화면은 암전(Black out)으로 표시되며, 기존의 차단문구인 ‘해당 사이트는 불법으로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보이지 않습니다. 불법음란물을 원천 차단하는 셈입니다.

새롭게 실시된 SNI 차단 방식.
새롭게 실시된 SNI 차단방식.
 

SNI 차단방식 시행이 일주일을 맞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이미 대다수의 불법음란물 사이트가 통제됐습니다. 이곳들은 리벤지 포르노가 판치던 곳입니다. 피해자들이 그토록 무서워했던 불법음란물 유포가 근절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차단 방식을 두고 ‘검열’과 ‘감청’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외 불법사이트 차단은 인터넷 검열 및 표현의 자유 침해와는 무관합니다. SNI 차단 방식은 접속하려는 사이트 서버 이름이 표시되는 비암호화 영역만 확인합니다.

차단 대상 목록과 접속하려는 사이트 서버명이 일치할 때만 통신사업자가 기계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현행법인 형법과 성폭력처벌법 등에 의거해 시행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 침해와도 무관합니다. ‘불법’만 단속 대상이지 ‘합법’은 단속 대상이 아닙니다.

불법 촬영물 처벌법 개정안으로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출처=KTV)
불법 촬영물 처벌법 개정안으로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출처=KTV)


전문가들도 이번 정책의 방향성이 감청, 검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입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한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편지의 사례를 들어 이번 정책을 설명했습니다.

편지 겉봉 주소를 보고 필터링 하는 방식과 편지를 뜯어서 내용물을 보는 방식은 다르다면서 이번 차단방식은 편지를 뜯어 안의 내용물을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주소만 보고 차단하는 것을 사생활 침해라고 본다면, 기존의 DNS 차단방식 때부터 항의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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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불법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뜨는 화면.
 

저작권 침해와 불법사이트를 차단하는 정책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2개국과 호주, 아르헨티나 등 이미 세계 각국에서 시행 중입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접속차단을 실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참에 세계 6위의 아동·청소년 음란물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벗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종욱
정책기자단|최종욱cjw0107@naver.com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런 사회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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