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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들이 만드는 또 다른 한일관계

[한일관계, 문화는 답을 안다] ③ 일본 내 한국 소설 열풍 들여다보니

2019.01.11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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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덮자 두 가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먼저 남동생입니다. 딱히 차별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하나뿐인 남동생은 무엇을 해도 최고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겸손하고 착하기까지 하니 제가 불평을 할 수가 없었죠. 그걸 인정하는 게 보수적이었을까요? 

82년 생 김지영 책 원본. 곧 영화화 되는 베스트셀러였다.
‘82년생 김지영’. 곧 영화화 되는 베스트셀러다.
 

다른 하나는 맞선이 들어왔을 때였습니다. 어머니는 즉각 반대를 했습니다. 단지 제가 그 직업을 가진 상대방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거란 이유에서였답니다. 내내 직장에 다녔던 어머니는 딸이 내조의 여왕이 되길 바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걸 제외하면 성장과정은 나름 열린 편이었습니다.

도쿄 외곽지역에서도 한 코너가 K-POP 관련 서적이 진열돼있었다,
도쿄 외곽 지역 서점의 한 코너가 K-POP 관련 서적으로 진열돼 있었다.
 

지금 일본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화제입니다.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공감을 느끼는 일본 여성들. 어쩌면 밑바닥에는 가정과 여성성에 대해 우리와 비슷한 의식이 깔려 있어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공교롭게도 현재 일본에 잠시 와있습니다. 바로 이 책을 찾아봤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책 코너가 들어선 신주쿠 기노쿠니야 본점을 비롯해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도쿄 중심이 아닌 외곽 지역도 서점의 한 코너가 K-POP으로 꾸려지는 등 여전히 한류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구로사와 씨와 이야기 주고 받은 페이스북 메세지
구로사와 씨와 이야기 주고 받은 페이스북 메시지.
 

저는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의 일본 지인들이 많은 편입니다. 미국에서 여러 모임을 통해 만난 친구들, 일본 학교 동기들, 일과 관련된 동료들이 있는 까닭입니다. 제가 일본에 왔다는 소식에 가까운 친구들끼리 이번 주말 모이기로 했습니다. 연락을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이 책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현재 와세다대학교, 호세이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가르치는 쿠로사와(도쿄, 46) 씨는 제 이야기를 듣자 학생들과 다음 수업에 이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겠다며 큰 흥미를 보였습니다. 작년 12월 말 와세다대학교에서 있었던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한 여학생이 발표한 여성 관련 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습니다.  

히로모가 보내준 이야기들
히로코 씨가 보내준 이야기들.
 

센다이에 거주하는 히로코(미야기, 45) 씨는 최근에 있었던 딸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아이가 크리스마스 파티 때 친구들과 함께 일본 아이들이 찍어 올린 영상을 보며 트와이스 춤을 연습해 발표를 했다는데요. 히로코 씨는 일본 아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K-POP 안무 영상을 올리며 즐기는 줄은 몰랐다고 하네요.

일본인 엄마가 친구 딸에게 준 한 일본여학생이 한 유투브 트와이스 영상. (출처=유투브 4am channel)
유튜브에 올라있는 트와이스 안무 영상.(출처=유튜브 4am channel)
 

도쿄에 거주하는 우치다(도쿄, 39) 씨도 “한국인과 일본인은 서양인과 달리 가족중심적인 문화가 있어 공감을 더 하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친구들은 다양한 의견과 자료를 보내주며 ‘82년생 김지영‘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는데요. 이런 친구들과 이번 주말에 나눌 대화가 기대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문화가 있고 소중한 인연이 있다면 그곳을 더 찾고 싶지 않을까요. 다행스러운 건 지난해 한국으로 여행온 일본 관광객이 늘었다는 사실입니다. 작은 설렘이 의외로 큰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사실. 새삼 놀랍습니다. 

우연히 지나친 곳에 BTOB(비투비) 아이템을 팔고 있었다.
우연히 지나친 곳에서 아이돌 그룹 비투비의 아이템을 팔고 있었다.
 

더욱이 기사를 쓰는 동안, 2023년 서울 창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K-POP 전문 실내 공연장이 들어선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픕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게 더 많으니까요. 그 와중에 K-POP과 음식이 아닌 ‘82년생 김지영’ 같은 문학에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입니다. 

일본어 판
일본어 판 ‘82년생 김지영’.(출처=아마존 재팬)
 

우리는 작년에 이미 평창에서 보았습니다. 고다이라 나오와 이상화의 뜨거운 우정을 말이죠. 그 따뜻한 모습을 이곳저곳서 마주했으면 합니다. 한류를 넘어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한국의 좋은 점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결국 한일관계가 갖고 갈 또 다른 방향, 바로 다양한 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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