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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많으면 부러웠던 시절도 있었는데…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돌아본 출산과 행복의 의미

2019.03.08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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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많은 가정을 부러워했던 할머니에게 행복이란?

“너희 할아버지가 친구들과 담장에서 몰래 보고 갔다고 하더라고. 나야 전혀 몰랐었지.” 

어릴 적, 어두운 방에서 할머니가 꺼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까무룩 잠이 들곤 했습니다. 결혼이나 사랑이 뭔지 모를 나이였지만, 혼례 후에 처음 만난 반려자와 평생을 산다는 것 만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못 뵀지만, 할아버지 사진을 걸어 놓은 방은 따뜻했다. 할머니 와 친척할머니(좌), 할아버지(우)
할머니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못 뵈었지만, 돌아가신 할아버지 사진을 걸어 놓았던 할머니 방은 따뜻했다. 할머니와 친척할머니(좌), 할아버지(우)


혼례 당일까지 못 기다리고 할머니 모습을 몰래 본 뒤 흐뭇하게 집으로 돌아갔다는 할아버지였지만, 할머니와 긴 삶을 같이 하진 못했습니다. 곧바로 6.25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당시 여러 자식들을 둔 다른 가정을 그저 부러워했습니다. 그 긴 긴 60여 년의 세월 동안 할아버지는 할머니 방 벽에 사진으로 남아 젊은 모습 그대로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세월을 사셨기에 할머니는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이 여성의 큰 행복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두 아이를 낳았던 이모의 행복은?

수줍던 신부 모습에서, 그 표정은 분명 행복했다.
이모의 결혼식 사진. 그 표정은 분명 행복했다.


“너도 아이가 많은 가족이 좋지?”

스케치북에 항상 사람을 많이 그리던 제게 이모는 말했습니다. 아이를 좋아해 저를 친자식처럼 귀여워해주던 이모는 자식을 많이 낳길 원했으나 당시엔 산아제한이 있었습니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표어 그대로 제게 이종사촌은 두 명 뿐이었습니다. 간혹 보이는 이모의 모습에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 아기 울음이 들리지 않는 시대 속 우리, 하지만…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합계출산율은 0.98명. 역사적으로도 전쟁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이례적인 수치입니다.

제 지인 중에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아이 없이 사는 집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미혼인 친구들도 많고요. 현실에서 어떤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물론, 지금은 예전 사회와는 또 다르니까요. 

아기를 바라는 이에게 절실한 도움, 그 도움은 행복으로 뛰는 도약이 아닐까.
아기를 바라는 이에게 내미는 도움의 손길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출처=픽사베이)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는 아기가 생기지 않는 가정도 있습니다. 제 친구도 배에 주사를 맞아가며 돈과 시간을 들여 난임시술을 받았지만, 그냥 무너진 적도 많았습니다.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졌을 때, 어떤 위로 대신 그 친구를 푹 재우고 싶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난임시술을 대폭 지원합니다.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2018년 2인 가족 기준 512만 원)까지 확대됐고, 횟수도 체외수정, 인공수정이 건강보험과 연동된 횟수만큼 늘어났습니다. 이외에도 착상유도제 등 지원항목을 확대합니다.

일단 육아는 제쳐놓는다 해도 임신, 출산이 여성에게 끼치는 영향이 엄청 크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여성에게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일이니까요. 

아이들이 나아갈 길은 맑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바라볼 하늘은 꿈처럼 맑았으면 좋겠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08년, 미국 뉴욕의 섬유산업 여성노동자들이 여성의 노동환경 개선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우리나라는 작년 처음 법정기념일로 제정, 올해로 1년을 맞습니다. 그동안 여성들도 많이 달라졌고 사회도 변하고 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이 10년, 20년을 맞을 즈음에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바라게 될 여성의 행복이 궁금합니다. 

남성, 여성이 다른 방향이 아니길. 여성의 날에 더더욱 바라본다.
남성, 여성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길, 여성의 날을 맞아 더더욱 바라본다.
 

사실 관계란 게 참 어렵습니다. 굳이 남녀가 아니라 아이가 있고 없음에 따라 같은 여성끼리 멀어지기도 하니까요.

“요즘 사회에도 똑같이 결혼하고 애를 낳아 사는 것이 행복일까?”

이제는 돌아가신 할머니, 이모께 여쭐 수는 없겠지만, 분명 이야기를 들려주던 그 표정에 행복이 듬뿍 묻어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세월에 따라 세상은 달라져도 목적지는 같아야겠습니다. 그 종착역은 바로 ‘행복’ 아닐까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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