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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후 대책, 돌봄로봇으로 결정!

수술한 어머니 계기로 살펴본 우리나라 돌봄로봇 기술

2019.07.18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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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 있으련다.”

얼마 전, 수술을 하신 어머니는 병실에서 확고한 선언을 하셨다. 삼시 밥 뜨기 힘들고, 매번 간병인을 깨워 화장실 가는 게 번거롭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머니는 병원서 재활기구를 빌려 꿈에 그리던 집으로 왔으나, 노약자 입장에서 집은 확실히 불편해 보였다. 진정한 치료는 퇴원 후, 생활환경에 좌우된다는 전문가 말이 문득 떠올랐다.

어르신 마음으로 보면 집이 병원이나 시설보다 편안하겠지만, 솔직히 해가 갈수록 가정 내 돌봄 여건은 어려운 상황이다. 효녀 심청이라도 있으면 필히 연락 부탁한다. 진지한 조언을 듣고 싶다.  

돌봄로봇, 마이봄의 주요 기능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돌봄로봇, 마이봄의 주요 기능. 생긴 것부터 마음에 든다.(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경증 치매환자를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마이봄을 개발, 세계 최초로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봄은 환자와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고, 화장실 안내와 약 복용 시간 등을 안내해준다. 인공신경망 기반인 AI 기술로 직접 판단을 해 복잡한 명령도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돌봄로봇은 어르신과 장애인의 일상생활 및 건강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관여한다. 알츠하이머를 발견한 독일에서는 대화를 나누는 로봇이 치매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돌봄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보다 더 나아가 디지털 홈케어는 어느 정도 가능한지 어머니를 보니 더더욱 알고 싶어졌다.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있었던 2019 홈케어·재활·복지 전시회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다. 

한 어르신이 유심히 보면서 인형에게 말을 걸자 귀여운 목소리가 응답했다.
한 어르신이 유심히 보면서 인형에게 말을 걸자, 두 아이가 귀여운 목소리로 응답했다.
 

전시장 가운데 놓인 작은 남자아이 인형이 눈에 띄었다. 인형로봇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관람객이 미소를 지었다. 할머니라고 말하며 애교를 부려 손자 같단다.

소리와 센서에 반응해 대화를 나누거나 12곡의 노래를 불러준다. 직접 옷을 만들어 입힐 수도 있고, 목소리가 기계음이 아닌 육성이라 더 애착이 생긴다.

로봇 실벗 3.0 모델과 4.0 휴머노이드 모델.
로봇 실벗 3.0 모델과 4.0 휴머노이드 모델. 휴머노이드는 아쉽게도 충전 중이었다. 
 

옆에 있던 로봇이 말을 걸어왔다. 로봇 ‘실벗’이란다. 현재 전국 보건소와 치매센터 등에 도입, 치매 예방 인지훈련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물론 사용자 의도를 인식하고 응시한다. 300종 이상의 감정표현을 한다는데, 원래 인간 표정이 그리 많았나 싶어 놀랐다.

피곤한 내게 다가와 춤추며 트로트를 불러주니, 도저히 웃음을 짜낼 체력이 아니었는데 그만 웃음이 터졌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어르신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쉬운 게임으로 치매도 도와준다니 꽤 솔깃해 잠시 시도를 해봤다. 피로를 핑계 대며 나름 쉬운 단계를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머리를 쓰게 됐다.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얼굴 인식 보안로봇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은 제품이라고 한다.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얼굴 인식 보안로봇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은 제품이라고 한다.
   

얼굴 인식 보안로봇은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문을 열거나 닫는다. 지나가던 장애인 관람객이 직접 사용을 하는 걸 지켜봤다. 얼굴이 등록돼 있으면 1초 만에 열려 꽤 편리해보였다. 

샤워캐리어(왼쪽) 과 침대 낙상방지 센서 (오른쪽)
샤워 캐리어(왼쪽)와 침대 낙상방지 센서(오른쪽).
 

침대 낙상방지 센서는 실시간 낙상 위험이나 독거노인 거동을 자동으로 판단, 감지해 위험을 알려준다. 지인이 낙상사고를 겪어서일까. 한 번 더 눈길이 갔다. 

샤워 캐리어를 보자 집안에 들여놓고 싶어졌다. 세면장에서 환자 머리 감기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건, 해 본 사람은 알 테니. 고려대와 산학협력해 세계 최초로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

낙상방지 매트(왼쪽), 안전바와 벨트로 안심하고 타기 쉬운 낙상방지 휠체어를 담장자가 설명하면서 시연해보였다.(오른쪽)
낙상방지 매트(왼쪽), 안전바와 벨트로 안심하고 타기 쉬운 낙상방지 휠체어를 담당자가 시연해보였다.(오른쪽)
 

낙상방지 휠체어는 안전바와 벨트로 휠체어에서 앉고 일어설 때 생기는 사고를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간혹 학생들도 의자에 앉다가 헛디딜 때가 있는 데, 이런 아이디어는 누가 냈을까 싶다.

적은 양의 물로 5분 만에 감길 수 있는 고속 샴푸기.
적은 양의 물로 5분 만에 머리를 감길 수 있는 고속 샴푸기.
 

고속 샴푸기는 보호자가 한 방울의 물도 흘리지 않고, 적은 양의 물로 노약자를 침대에 뉘여 머리를 감길 수 있다. 사실 환자나 보호자에게 재빠르고 간편한 건 필수 아닌가.

변기 내장형 침대 덮개를 열자 변기가 보였다.(왼쪽), 생분해성 폴리백을 사용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오른쪽)
변기 내장형 침대 덮개를 열자 변기가 보였다.(왼쪽) 생분해성 폴리백을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오른쪽)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 줄 변기침대가 보였다. 의료용 변기침대는 겉으론 그냥 침대로 보이지만, 담당자가 덮개를 치우자 변기가 나타났다. 침대에서 움직이지 않고 사용 가능한 건 기본! 샤워호스를 연결해 샤워를 할 수 있으며, 폐수 기능이 돼 수세식 용변처리도 간편하다. 

세계 유일 수압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세면대 (왼쪽), 멀티센서와 패턴 학습형 알고리즘을 통해 기저귀 상태와 주변 환경을 알려줌.
수압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세면대(왼쪽), 멀티센서와 패턴 학습형 알고리즘을 통해 기저귀 상태와 주변 환경을 알려주는 제품.(오른쪽)
 

기저귀에 센서를 부착해 기저귀 발진과 욕창 예방을 하도록 모바일로 알려주는 제품도 나왔다. 간단해 보여도 노약자들에게 욕창 방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 만든 이들이 알고 있는 걸 보니 어쩐지 더 든든하다.

여주대 건강학부 학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주대 건강학부 학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의 미소가 더욱 활력을 준다.
 

부스에 젊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다가올 초고령사회에 보탬이 될 꿈나무들, 여주대 건강학부 학생들이다. 

지나가시던 어르신이 손에 껴보고 사용하는 걸 봤다. 필자 역시 해봤는데 스스로 손 힘이 약하시다는 어르신이 더 감탄을 하셨다.
지나가던 어르신이 손에 껴보고 글씨를 썼다. 옆에서 나도 해봤는데 손 힘이 약하다고 했던 어르신이 감탄을 했다. 절실한 건 더 잘 느껴지는 법!
 

“저희 할머니께서 어깨 근육이 파열돼 글씨 쓰면서 힘들어 하셨거든요. 인체에 적합한 구조와 부드러운 재질을 떠올렸죠.”  

이동희(여주대 2학년), 김민철(여주대 1학년) 학생이 3D 프린터로 글씨 쓰는 장치를 만들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지나가던 어르신이 손에 껴 글씨를 써보더니 감탄을 했다. 사용하는 사람이 말해주는 건 바로 성과 아닌가. 

바이오헬스는 4차 산업과 결합한 의약, 의료 산업이다. 지난 5월,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차세대 3대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돌봄로봇 포럼에서 나온 산업부와 복지부의 계획안 <출처=복지부>
돌봄로봇 포럼에서 나온 산업부와 복지부의 계획안.(출처=보건복지부)
 

또한 6월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는 ‘돌봄로봇 네트워크 포럼’을 개최했다. 환자와 노인을 위한 산업은 업무 강도로 구인난이 심한 만큼 돌봄로봇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돌봄로봇 시장은 초기단계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장수보다 건강한 삶에 무게가 실리는 시대다. 그러기에 체력과 노화라는 복병을 이겨낼 필수 요건은 첨단기술과 건강 아닐까. 

젊은 날엔 철을 씹어도 소화가 된다지만, 소화가 잘 안 되는 철분제를 챙겨 먹어야 할 날도 반드시 온다. 그렇다고 미리 우울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내가 나이 들수록 점점 발전해 갈 돌봄로봇과 디지털 케어에게 과감하게 내 노후를 맡겨볼 테니까.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네게 비춘 빛,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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