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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콕 비켜~ 0.2m가 주는 여유

3월부터 건물 주차구획 너비 2.3m->2.5m로…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 후, 적용된 주차장 체험기

2019.04.16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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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미터. 얼마 만큼인지 가늠이 되시나요? 문득 이 길이가 궁금해진 건 바로 ‘문콕 방지법’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3월 1일부터 일반형 주차장은 기존보다 0.2미터를 확대해 설치하도록 되었거든요.

곧바로 자를 들고, 사감선생님처럼 집안을 살폈습니다. 우선 작은 편인 제 손 한 뼘 길이가 0.2미터에 조금 못 미치더군요. 세탁소에서 받는 옷걸이 폭은 0.4미터로 0.2미터의 두 배였고요. 또 일반 명함을 약 두 개쯤 나란히 놓은 길이였습니다. 또한 500ml 페트병과 젓가락 길이가 약 0.2미터였습니다. 

옷걸이 길이는 0.4m.
옷걸이 길이는 0.4m.
   
500ml 페트병 길이는 0.23m
500ml 페트병 길이는 0.23m.
  
젓가락 길이는 0,22m
젓가락 길이는 0,22m.
 

참 매일 사용하는 A4용지의 가로 길이가 약 0.2미터라면, 더 이해가 쉬우실까요?  

하루도 안 볼 수 없는 A4 용지 가로길이는 0.21m, 즉 21cm이다.
하루도 안 볼 수 없는 A4 용지 가로길이는 0.21m.
 

이제 집을 벗어나 지하주차장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주차장은 가로 폭이 2.3미터입니다. 그래서 항상 차문을 열 때마다 조신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몇 년 전, 자동차 문을 열다가 다른 차에 흡집을 내고 물어준 악몽이 있었거든요. 비좁은 주차 간격에 가끔씩 곡예를 하듯 숨을 들이마시며 차문에서 빠져나와야 했지요. 빠져 나온 공간을 보면 생각보다 우리 몸이 유연하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했습니다. 

개정 전 그려진 필자 주차장 폭은  2.3m 로 좁았다.
주차장 법 개정 전 그려진 폭은 2.3m 로 좁았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주차장이 이제 좀 달라질까 싶은데요. 지난 3월 1일부터 ‘문콕 방지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앞으로 새로 짓는 건물 주차장에 ‘문콕 방지법’을 도입해, 주차장 구획 너비를 일반형 2.3미터에서 2.5미터로, 확장형은 2.5미터에서 2.6미터로 넓힙니다. 

국토부에서 건물주차구획 크기 기준을 확대해,  법 시행 후 새로 만들어지는 건물 주차장부터 바꿉니다.
국토부에서 주차구획 크기 기준을 확대해, 법 시행 후 새로 만들어지는 건물 주차장부터 바뀝니다.(출처=국토부)
 

옷걸이의 절반 밖에 안 되는 너비가 과연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직접 보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주, 새로 시행된 ‘문콕 방지법’으로 정비한 종로구 공영주차장을 찾았습니다. 주차장 바닥을 보니 새로 그어진 선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곧바로 주차를 한 후, 차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옆 차가 닿지 않는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확실히 0.2미터는 작은 폭이었지만, 체감 폭은 훨씬 넓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달라진 새 주차장이 넓다해도 살짝 여닫는 에티켓은 항상 지키면 좋겠다.
달라진 새 주차장이 넓다해도 살짝 여닫는 에티켓은 항상 지키면 좋겠다.

큰 비가 쏟아졌던 날이라 폭이 더 넓어 편리했을까요? 직접 운전을 했던 언니에게 물으니 주차하기 수월해 좋았다는 말을 하더군요. 폭은 단지 0.2미터가 넓어졌지만, 그 공간은 0.2미터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에요. 문콕 방지를 위한 노력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데요. 지난 해 서울시설공단에서는 시범적으로 3개 공영주차장에 U자형 주차구획을 도입했습니다. 

개화형 주차장에 설치한 U자형 주차구획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개화형 주차장에 설치한 U자형 주차구획.(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U자형 주차구획은 차와 차 사이에 옆 공간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결과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하나의 직선이 아니라 U자형으로 그어지니, 여유롭게 주차가 돼 한결 편하니까요. 더욱이 유휴공간을 쓴 덕에 주차장 수를 줄이지 않고도 남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더 좋은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금융감독원은 오는 4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 경미한 사고 보험 보상을 엄격히 제한할 계획입니다.

새로 시행한 주차장에는 붉은 화살표만큼 여유공간이 생겼다.
새로 시행한 주차장에는 붉은 화살표만큼 여유공간이 생겼다.
 

실제 보니 소소한 너비로 알던 폭은 생각보다 넓었고, 안심의 폭은 몇 배로 크다는 걸 느꼈는데요. 그 안정된 너비에 차문을 살짝 열고 닫는 시민의식까지 보탠다면, ‘문콕 방지’를 향한 취지는 더더욱 살아날 듯싶습니다.

그동안 좁디좁은 틈으로 많은 사람들이 빠져 다니느라 힘이 들었다.
그동안 좁디좁은 틈으로 많은 사람들이 빠져 다니느라 힘이 들었다.
 

한 뼘이 주는 예상 밖의 큰 안정감. 이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서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네게 비춘 빛,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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