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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경북으로 간 까닭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경상북도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참여자 직접 만나보니

2019.07.22 정책기자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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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동안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강우(31) 씨는 경북 영양군으로 파견근무를 갔다가 난생 처음 해 본 시골살이 매력에 푹 빠졌다. 서울 아파트에 살 때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몰랐다면 시골은 사람들과 부딪치며 느끼는 사람 사는 정(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서울 본사로 복귀했지만 시골앓이가 시작됐다. 몇 달 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해 연고도 없던 경상북도 영양군에 정착했다.

이 씨처럼 도시 청년들이 경상북도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3년 사이 벌써 100명 이상 늘었다. 그가 말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가 과연 뭐길래 전국의 청년들이 경상북도로 모이게 된 걸까.

경북 영영군의 1년 파견근무로 시골 살이 매력에 빠진 이강우(31)씨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경북 영양군의 정착했다.
경북 영양군에 1년 파견근무를 왔다가 시골살이 매력에 빠진 이강우(31) 씨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경북 영양군에 정착했다.
 

권혜원 경상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 일자리청년정책관은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경상북도가 지방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시 지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며 “청년들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201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시범사업을 통해 3개 팀 10명을 선정해 지원했다”며 “2018년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 당초 10명이었던 사업 인원이 23개 시·군 100명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작년에는 평균 6.3: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올해는 5.9: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가 청년 창업가들에게 선호되는 이유는 성장기까지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다. 최종 사업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청년에게는 활동비와 사업 자금을 연간 3천만 원씩 최대 2년간 지원하고, 사업에 따른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전문가 컨설팅도 함께 지원받을 수 있다. 1차년도에는 기반을 닦고 2차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뿐만 아니라 경상북도는 자원이 많은 장점도 갖췄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자체로 경기도 두 배에 가까운 규모에 약 270만 명의 인구가 있고 대구광역시까지 포함하면 약 530만 명에 육박한다. 23개 시군이 있으며 내륙과 바다를 함께 가지고 있는 관광지역이기도 하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로 연고도 없는 경상북도에 모인 청년 3인방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상북도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이강우(31)씨의 꿈에 밑천인 3천만 원의 자금을 대줬다. 그렇게 올해 1월 새싹땅콩재배업체 ‘신아푸드’를 열었다. 새싹땅콩을 선보이는 이강우 대표의 모습이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영양군에 자리를 잡은 이강우(31) 씨는 올해 1월 새싹땅콩 재배업체 ‘신아푸드’를 열었다.
 

“대학에서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해 창업을 꿈꿨지만 자금 문제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가슴 속에 묻어두고, 현실에 타협하며 살았어요. 그런 저에게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제2의 인생을 열어준 선물 같은 제도입니다.”

이강우(31) 씨가 경북 영양군에 정착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답했다. 시골에서 취미로 시작한 ‘새싹땅콩’ 재배에 흥미를 느꼈고, 도시청년 파견제에 응모해 선정됐다. 그렇게 올해 1월 새싹땅콩 재배업체 ‘신아푸드’를 열었다. 땅콩을 발아시켜 틔운 싹의 항산화 성분이 땅콩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착안한 사업이다.

이 씨는 “어르신들의 여유로운 걸음걸이, 맑은 공기, 흙냄새가 인상 깊었다”며 “그냥 있는 그 자체가 도시생활에 지친 나에겐 힐링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새싹땅콩의 항산화 성분 1만 배 올리기와 추출 기술 대중화다.

그는 “경상북도가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으니, 나는 그 선물의 보답으로 새싹 발아사업 대중화를 알리는 동시에 청년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 씨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과 대구에서 9년간 유명제과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권은아(35)씨는 경북 성주군의 둥지를 틀었다.
서울과 대구에서 9년간 유명제과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권은아(35) 씨는 경북 성주군에 둥지를 틀었다.
 

지역 농산물인 ‘성주 참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이스크림 카페를 창업한 이도 있었다. 서울과 대구에서 9년간 유명 제과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권은아(35) 씨는 경북 성주군에 둥지를 틀었다.

매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도시생활의 지루함을 탈피하고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는 권 씨는 “설탕, 당류 등을 연구하면서 디저트, 아이스크림 제조에 관심이 많아 신선한 재료를 찾다보니 시골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양한 채소와 과일 등 신선한 재료를 농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며 “시골 자체가 주는 여유로움 때문인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팀들과 같은 고민을 나누고 함께 협업하면서 도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요즘”이라고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능행’ 카페를 운영하는 그녀의 꿈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초콜릿, 캔디 등을 만들어 ‘능행’ 브랜드를 확대하는 것이다.

능행 카페를 운영하는 권은아(35)씨가 시골 농장에서 키운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로 디저트를 연구하고 있다.
능행 카페를 운영하는 권은아(35) 씨가 시골 농장에서 키운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로 디저트를 연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독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던 고경남(39) 씨는 예술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연고도 없는 경북 문경으로 이주한 사례다.

서울이 아닌 시골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고 씨는 “서울은 이미 예술가들이 포화상태다. 즐기면서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 지방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온 지 2년 밖에 되지 않아 낯선 곳에 와서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자체가 두렵긴 했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가 있어 든든했다”고 덧붙였다.

음악만 해서 서류 작업 등 행정업무에 서툴렀다는 그는 “그런 어려운 부분들을 언제든 물어보고 상의할 수 있어 낯선 곳에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처음에는 클래식 공연을 낯설어 하던 주민들도 가까운 거리에서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할 때 가장 큰 행복”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클래식 한 스푼’이라는 이름으로 경북 곳곳에서 문화 공연을 하는 것은 물론 시골학교에서 바이올린을 교육하며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독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던 고경남(39, 파랑색 드레스)씨는 시골에 예술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연고도 없는 경북 문경으로 이주한 사례다. <사진제공= 고경남 대표>
독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던 고경남(39, 파랑색 드레스) 씨는 예술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연고도 없는 경북 문경으로 이주한 사례다.(사진제공=고경남 ‘클래식 한 스푼’ 대표)
 

한편,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경북의 23개 시군에서 창업을 원하는 청년창업가 100명을 선정해 최대 2년간 연 3000만 원씩 지원한다. 지원 자격은 만 15세~39세 이하 전국 청년으로 경북 이외에 거주하는 청년이어야 하며, 선정 후 반드시 경북으로 연고지를 옮겨야 한다.

권혜원 경북 일자리경제산업실 일자리청년정책관은 “경상북도는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지역으로 들어와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거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별 거점지원센터를 운영해 신규로 사업을 추진하는 청년들에게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를 제공해 시행착오를 줄여 빠른 시간 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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