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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금녀구역’이 어디 있나요?

[가보니]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 현장 취재기

2019.10.15 정책기자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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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경기대회는 세계적으로 유망한 청년 기능·기술자들을 배출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그런 빛나는 전통을 이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개회식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같이 말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란 지역 간 숙련기술수준의 상향 평준화를 도모하고, 범국민적 숙련기술 우대풍토 조성 및 저변 확산을 통해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열리는 대회이다.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과 관계자들은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개회식이 진행되는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전국기능대회를 찾은 참가자들의 당찬 포부를 함께 들어봤다.

지난 4일, 부산벡스코에서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개막식이 열렸다. 17개 시도 군 대표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지난 4일, 부산벡스코에서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개막식이 열렸다. 17개 시도 대표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기술에 금녀구역이 어디 있나요? 이번 기능경기대회를 발판삼아 4차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IT 산업현장에서 인정받는 기능인이 되고 싶습니다.”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의 유일한 여성 출전자인 김예린(19·경남공고) 학생이 당찬 목소리로 말했다. 50개 종목 중 모바일로보틱스는 2인 1조로 진행하는 경기로 밀링, 선반 등 공작기계와 수기가공으로 금속과 비철금속 재료를 사용해 각종 부품을 가공, 측정하여 조립한 후 수동, 공압 또는 전기식(PLC) 방법에 의해 로봇이 작동되도록 완성하는 직종이다.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은 총 3과제로 ▲ 제어프로그램 구성 ▲ 로봇 제작 및 부속품 장착 ▲ 로봇을 이용한 물체 이동 및 조립을 제한된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한다.

평소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로 알고리즘 구현에 흥미가 있었다는 김 씨는 “로봇은 컴퓨터와 유·무선 통신으로 카메라 및 센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여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 간 겨루는 다른 직종과 달리 2인 1조가 한 팀이기 때문에 의욕이 과해질 때마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배우는 점도 많다”고 직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찾은 김예린(19,경남공고)학생과 김재욱(19,부산공고)학생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제54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찾은 김예린(19, 경남공고) 학생과 김재욱(19, 부산공고) 학생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용접 직종은 아무리 기계화가 발달되더라고 사람이 해야하는 대체불가능한 직종입니다. 그 매력에 빠져 전국기능대회에도 출전하게 됐습니다.”

용접 직종 3년차인 류제혁(19·서울공고) 학생은 지난해부터 지방경기대회를 출전하며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회를 나가면 평소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알게 되기 때문에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3D 업종이라 꺼리는 분위기이지만 용접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만큼 성취감과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용접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사회에 나가서도 일과 학업에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현장경력을 충분히 쌓아 용접분야 대한민국 명장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접분야 명인이 되고 싶다는 류제혁(19, 서울공고, 왼쪽)학생이 다부진 각오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용접분야 명인이 되고 싶다는 류제혁(19, 서울공고, 왼쪽)학생이 다부진 각오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기능경기’를 목표로 ‘선수 중심, 시민 중심의 현장 체험형 대회’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주말에 경기를 개최하여 지역 주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 누리집(www.skills1.kr)을 운영했다. 경기 직종을 안내하는 인터넷 만화(웹툰)를 제작·배포해 국민과의 소통도 꾀했다.

11일 열린 폐막식에서 경기도는 금메달 8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7개로 종합점수 1743.5점을 획득해 2017년 제52회 대회 이후 2년 만에 대회 종합우승을 되찾았다. 준우승은 경상북도가, 3위는 대구광역시가 차지했다.

대회 최고 득점 선수에게 수여하는 대통령상은 공업전자기기 직종에 부산 대표로 출전한 김백준(18·부산기계공고) 선수가 수상했으며, 국무총리상은 기계설계/CAD 직종에 전남 대표로 출전한 서민혁(19·나주공고) 선수가 차지했다.

컴퓨터 수치제어기계(CNC)/선반 직종에 참가 선수들의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컴퓨터 수치제어기계(CNC)/선반 직종에 참가 선수들의 모습.(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제 최종 목표는 국제대회 금메달입니다. 항상 시간 관리를 염두에 두고 훈련에 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공업전자기기 직종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백준(18·부산기계공고) 학생의 수상 소감이다. 기술 숙련도가 우선시 되는 기능경기대회에서 3학년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대회 금메달과 함께 대통령상까지 차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공업전자기기 직종은 산업현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각종 전자계측장비, 전자제어장비 등에 대한 이론적인 원리와 구조를 알고 그에 상응하는 기본 및 응용 회로의 설계, 인쇄회로기판 설계, 조립, 고장 수리 및 측정, 프로그램 작성, 어셈블리 작업을 경기하는 직종이다.

김백준 학생은 “3과제인 프로그램 설계가 시간 내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다보니 채점 비중도 큰 편”이라며 “오히려 1과제인 하드웨어 설계와 4과제인 어셈블리(Assembly)에서 완벽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에 오히려 시간이 지체됐다. 1년여 앞둔 국제대회 평가전에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훈련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밀링, 선반 등 공작기계와 수기가공으로 금속 및 비철금속재료를 사용하여 각종 부품을 가공, 측정을 하여 조립하는 폴리메카닉스 직종에 참가한 선수들의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밀링, 선반 등 공작기계와 수기가공으로 각종 부품을 가공, 측정해 조립하는 폴리메카닉스 직종에 참가한 선수들의 모습.(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기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기술인들이 크게 기여해왔다”며 “전국기능경기대회는 전통 주력산업인 제조업 발전의 산 역사라 할 수 있다. 젊은 기능인들이 숙련 기술인으로 성장해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도 우수한 기술 인력들이 우대받고, 꿈과 열정 그리고 기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요즘 우리는 기능·기술이 얼마나 소중한가는 새삼 확인했다”며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으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 등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5조 원 이상을 R&D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능·기술인들의 활동 기회를 늘리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숙련기술교육과정도 늘리고 있다. 기능·기술인들이 정년 이후에도 활동할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4일, 부산 벡스코 전국기능경기대회 개막식 현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부산 벡스코 전국기능경기대회 개막식 현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1966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54년간 28만여 명의 예비 숙련 기술인을 배출해 온 전국기능경기대회는 능력중심사회 조성을 위한 숙련기술수준 향상 및 숙련 기술인 양성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의 기능 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기여했다.

올해 전국기능대회는 ‘기술, 또 하나의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10월 4일~11일, 8일간 부산 벡스코를 비롯해 부산기계공고 등 6개 경기장에서 1847명의 선수들과 1만3000여명의 관계자,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산업용 로봇 등 50개 직종에서 열띤 경기를 펼쳤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에게는 1200만 원(금), 800만 원(은), 400만 원(동)의 상금이 지급됐다. 아울러 2021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제4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며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 실기시험 면제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내년 제55회 전국기능경기대회는 2020년 9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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