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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16일, 그 날을 기억하라!

부마민주항쟁 아카이브 순회전…서울·청주·광주·창원 이어 부산에서

부산·창원 지역작가 8명 참여, 부마항쟁 주제 기록화 첫 제작

2019.10.16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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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 1979년 10월 16일. 부산과 마산에서 박정희의 유신정권을 반대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닷새간 이어진 항거는 그 다음해인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의 단초가 된다. 우리는 이를 부마민주항쟁이라 부른다.

지난달 24일 부마민주항쟁이 4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에 비해 숨겨진 역사라 불릴 만큼 알려지지 못한 민주화 운동이 이제서야 시대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잊혀졌던 역사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작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당시 보도자료, 사진, 사료 등을 총 망라한 아카이브전이 부마민주항쟁40주년기념사업범국민추진위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공동 주최로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이다.

‘부마1979 ● 유신의 심장을 쏘다!’를 주제로 한 아카이브 순회전은 지난 7월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시작으로 8월 청주문화관과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9월 창원 3·15아트센터를 거쳐 10월에는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아카이브 순회전을 찾은 관람객이 전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아카이브 순회전을 찾은 관람객이 전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아카이브 순회전은 부마민주항쟁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해설로 시작해 항쟁의 전개과정, 이후의 상황들까지 항쟁의 기록을 시간의 흐름순으로 구성했다. 구체적으로는 항쟁 전후와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항쟁의 출발을 알린 ‘선언문’, 시민들이 직접 쓴 ‘격문’, 시민들의 동선을 담은 ‘항쟁지도’, 뉴욕타임스·아사히신문을 비롯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각종 ‘보도자료’, 당시의 증언이 담긴 ‘영상’ 등이 해설과 함께 전시돼 있다.

전시는 지역 작가들이 부마항쟁의 전후를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린 기록화로 제작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과 창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8명의 작가들이 뜻을 같이해 아카이브 순회전에 참여했다.

“부마항쟁이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마산은 사진조차 몇 장 밖에 없는 지경이니까요. 당시엔 검열이 자행됐고 이를 드러낼 만한 분위기는 아니었지요. 한편으론 사진기도 발달이 안된 상태였고요. 자료를 보완하기 위해 부마항쟁을 시각화해보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부마항쟁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이 전무후무했다는 사실도 작가들을 움직였다. 곽영화 전시감독은 “부마항쟁의 시대를 살았던 지역의 예술인으로서 이를 기록화로 남겨야겠다는 책임감이랄까? 무게감이 늘 마음 한 켠에 있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숙원사업이자 마음의 빚을 조금은 내려놓은 듯하다”고 말했다.

곽영화 감독이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곽영화 감독이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곽 감독을 비롯 참여작가들은 부마항쟁의 주요한 장면이나 사건들을 맡아 작가 특유의 화법을 살려 기록화를 완성했다. “부마항쟁을 초등학교 1, 2학년이 봐도 선명하게 알 수 있도록 기록화로 그려내는 게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수 차례 시안회의와 현대사 연구자와의 세미나, 현장 답사 등이 이어졌다.

곽영화 감독은 “그렇게 부마항쟁을 주제로 한 최초의 기록화 세트가 만들어졌다”며 “전시된 작품들은 엄혹한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신독재에 강하게 저항했던 1979년 부산과 마산 시민들의 정서와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표현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고마운 인사도 많이 받았다. “청주에서 전시했을 때는 부마항쟁을 모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보면서 부마항쟁이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었구나, 알게 해 줘서 고맙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광주에서는 내년에 40주년을 맞는 5·18민주화운동의 다양한 사업들에 부마항쟁을 같이 연결해야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곽영화 작가의 작품 ‘부산의 도심시위’. 향후에 부마항쟁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활용할 수 있게 당시 항쟁 참여자들을 분석, 군상을 도식적으로 표현했다.
곽영화 작가의 작품 ‘부산의 도심시위’. 향후에 부마항쟁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활용할 수 있게 당시 항쟁 참여자들을 분석, 군상을 도식적으로 표현했다.

전미경 작가의 작품 ‘부마항쟁 전도’. 갇혀있는 웅성거림이라는 항쟁의 압축적 이미지를 흑백그림으로 묘사. 긴박함을 배경에 두고 부산 계엄령선포, 마산 위수령선포 등을 암담하게 그려냄.
전미경 작가의 작품 ‘부마항쟁 전도’. 갇혀있는 웅성거림이라는 항쟁의 함축적 이미지를 흑백그림으로 묘사. 긴박함을 배경에 두고 부산 계엄령선포, 마산 위수령선포 등을 암담하게 그려냈다.

이달 부산 전시를 앞두고는 특별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시민들과 합동으로 대형 걸개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행사를 준비한 재단 측은 과격하고 암울한 시대상을 그린 그림을 과연 시민들이 좋아할까 했는데 우려는 기우였다. 예상과 달리 신청은 이틀 만에 마감됐다. 

“엄마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그림에 색을 입히며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자연스럽게 알고,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9월 한달 동안 12회에 걸쳐 18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만든 걸개그림은 10월 부산 민주공원 전시장을 찾으면 만날 수 있다.

걸개그림 완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걸개그림 완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사진=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아카이브 순회전은 이달 말까지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린 뒤 다시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관람객의 반응이 좋아 계획보다 일정이 늘어났다. “부마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만큼 앞으로 연구나 관련 조사도 활발해지겠죠? 그동안 저평가 받아온 것이 사실인데 다행이고 기쁩니다.” 

그러면서 곽영화 감독은 “희생자에 대한 보상, 예우 이런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문화예술로 승화시키는 것도 다른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그것이야말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튼튼하게 하고, 장기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때로는 연극으로, 음악으로, 미술로, 부마항쟁이 다양하게 해석되고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지역예술가로서의 바람도 밝혔다. 

“항쟁은 사실 누구 한두 사람 개인이나 그룹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을 자꾸 불로 데우면 끓듯이 그 당시엔 끓을 만 했으니까 끓는 것이죠. 그러나 더 이상의 반복이 있어선 안되지요.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2019년 10월 16일의 40년된 부마민주항쟁이 우리에게 남기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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