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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를 잡을까, 조개를 캘까…서해 갯벌 살아 있네

[맞춤형 국내 여행] 어촌 체험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해안서 잊지 못할 시간

2015.07.14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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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이 갓 잡은 물고기와 해산물로 맛있게 밥을 해먹던 tvN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 그 높았던 시청률 때문일까. 요즘 어촌에서 조개와 바다낚시 체험 등을 하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갯벌에서 직접 조개와 게도 잡고 바다낚시도 해볼 수 있는 숨겨진 보물 같은 대한민국의 어촌으로 떠나보자.

장경리 해수욕장은 자연학습장
서해 낙조 감상 빼놓을 수 없어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사태가 잠잠해지고 모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맞은 7월의 화창한 주말. 기자가 다섯 살 아들의 손을 잡고 떠난 곳은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영흥도다. 이미 홍보가 잘돼 사람들이 잔뜩 몰리는 유명한 어촌체험마을보다 좀 더 여유 있게 아이와 어촌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심한 끝에 결정한 곳이다.

영흥도에서 처음 도착한 곳은 갯벌 좋고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경리 해수욕장’. 이곳은 해변 뒤로 수령 100년이 넘는 3만 3000㎡ 넓이의 노송 숲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솔숲은 캠핑장으로 운영되고 있어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캠핑을 할 수 있다. 백사장 길이는 1.5km. 식수대와 샤워실,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영흥도의 해안은 대체로 굴곡을 이뤄 어장이 발달해 있고 간조 때에는 넓은 갯벌에서 바지락, 굴, 소라, 낙지 등의 해산물이 풍부하게 채취된다. 기자가 아이와 함께 도착한 오후 2시쯤에는 때마침 물이 빠져나간 간조기였다. 이미 갯벌에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온몸에 진흙을 잔뜩 묻히고 열심히 무엇인가를 잡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다섯 살 아들 역시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엄마, 나도 저 갯벌에 들어갈래!”

신발을 벗어던지고 갯벌에 발을 내디딘 꼬마는 폭신하면서 미끄러운 뻘의 감촉에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갯벌의 신기함에서 한참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아무것도 없어 보였던 갯벌은 자세히 보니 수많은 생명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구멍과 구멍 사이를 재빠르게 지나가는 칠게, 그보다 행동이 느려 아이들에게 금세 잡히고 마는 밤게, 소라를 집으로 끌고 다니는 소라게, 지나간 자리를 길게 선으로 만들어놓는 고둥, 물웅덩이 사이를 폴짝거리는 망둥이 새끼…. 갯벌은 그 자체가 거대하게 살아 숨 쉬는 생명체 같았다.

그때 갯벌 이곳저곳을 열심히 휘젓고 돌아다니던 아이들이 “우와~ 나 게 잡았어요!”, “나는 조개 찾았어요!”라고 목청껏 신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한가득 잡아놓은 게와 소라, 조개 등을 엄마, 아빠에게 자랑하고는 또다시 힘차게 갯벌로 향했다. “얘들아~ 이제 그만 잡고 들어가서 밥 먹자!”고 외치는 부모의 말에도 아이들은 쉽게 갯벌을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더 조개와 사투(?)를 벌였다.

아들 역시 지나가는 새끼 칠게를 보고 “엄마, 내가 저걸 잡을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더니 용기를 내서 손을 내밀었다. 비록 아주 작은 게였지만, 난생처음 잡은 작은 갑각류.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게를 잡은 아들은 “으악~따가워!”라고 외치면서도 자신감이 깃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옆의 또 다른 아이는 “제가 잡은 조개 이름이 뭐예요?”라며 처음으로 자신이 잡은 조개에 대해 궁금해했고, “게랑 조개는 갯벌에서 뭘 먹고 살아요?”라며 갯벌 생태계에 대한 진지한 질문도 던졌다. 아이들의 쏟아지는 질문 덕분에 해답을 찾기 위해 재빨리 스마트폰을 검색하는 엄마, 아빠의 표정에서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갯벌에서 엄마, 아빠와 게와 조개를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갯벌에서 엄마, 아빠와 게와 조개를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자연학습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서해의 드넓은 갯벌. 아이들은 그렇게 양손 가득 잡은 게와 조개뿐만 아니라 자연이 주는 진귀한 경험까지 얻고 집으로 돌아왔다.

장경리 해수욕장의 갯벌은 특별히 어촌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 터라 무료로 갯벌을 이용하는 대신 많은 양의 수확물을 가져가긴 힘들다. 유료로 운영되는 어촌체험마을의 경우 입장료는 보통 1만 원 안팎인데, 체험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유료 어촌체험 마을은 많은 양의 바지락과 조개 등을 잡아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체험하기 좋고, 따로 돈을 받지 않는 어촌체험마을은 많은 양의 조개를 캘 수 없는 영·유아를 둔 가족들이 체험하기 좋다. 또한 물때를 잘 맞춰야 충분히 체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간조기 시간을 정확히 알고 가면 좋다.

갯벌 체험을 끝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닷물이 밀려와 갯벌을 채웠다. 바닷가 앞에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다. 해안가 근처 식당에선 바지락 칼국수, 해물이 잔뜩 들어간 파전, 해물찜, 조개구이, 석화구이, 새우구이 등 싱싱한 해산물로 침샘을 돋우는 맛있는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푸짐한 저녁식사 후에는 해안가를 산책하며 서해안의 유명한 낙조도 감상할 수 있다. 떨어지는 해가 바다로 사라지는 모습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이곳. 낙조를 구경하기 위해 해안가에 모인 사람들은 해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숨죽인 채 장관을 감상했다.

인천 영흥도의 갯벌 체험은 어른에게는 치유를, 아이에게는 신나는 즐거움을 선물해준 시간이었다. 일상이 지치고 무기력하다면, 소소하게라도 인생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떠나야 할 순간이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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