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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이 청바지처럼 세계인의 옷이 되는 날까지…”

[전통문화 재창조] 혁신의 한복 (주)손짱 황이슬 대표

일상 소재로 만든 한복 티셔츠·재킷…쇼핑몰로 해외시장 공략

2015.09.22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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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화강국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문화융성 방안을 마련·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통문화 가치의 재창조를 통해 문화로 ‘코리아 프리미엄’을 구현할 계획이다. 야생화·한식·한복·한옥·국악·태권도 등 우리 전통 가치를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전통문화의 재창조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재킷에 원피스에 티셔츠까지…. 한복을 보여달랬다니 생각치도 못했던 옷들이 마구 나온다. 

디자인뿐이 아니다. 면 소재에 니트, 레이온, 벨벳, 망사까지…. 한복인 듯 한복 아닌 한복같은 옷들. 고개가 절로 갸우뚱해진다.

티셔츠 스타일의 한복. 한복 특유의 동정이 살아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이다.
황이슬 (주)손짱 대표가 티셔츠 스타일의 한복을 보여주고 있다. 한복 특유의 동정으로 옷깃을 처리한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이다.

전주역 인근에 자리한 (주)손짱. 이곳은 실내분위기부터 기존 한복집과 다르다. 포목점 느낌이 여전한 여타 한복집과 달리 세련된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다.

브랜드명도 기존 한복집과 거리가 멀긴 마찬가지. ○○○한복, △△주단 같은 천편일률적인 이름에서 벗어나 전통한복과 파티한복은 ‘손짱디자인한복’ 브랜드로, 생활한복, 신한복은 ‘리슬’로 브랜드를 이원화시켰다. 온라인 쇼핑몰도 일반 패션 쇼핑몰 못지 않게 통통 튀며, 발랄하다. 

이처럼 ‘한복의 재창조’를 이끌고 있는 (주)손짱의 대표는 올해 스물아홉인 황이슬씨다. 아직 이십대에 불과하지만 기업 운영은 벌써 10년차에 이른다. 한복 그 이상의 새로운 한복의 탄생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이슬 손짱디자인한복 대표. 우리나이로 스물아홉이지만, 이제 10년차 경력의 한복 패션 사업가이다.
황이슬 (주)손짱 대표. 우리나이로 스물아홉이지만, 이제 10년차 경력의 한복 패션 사업가이다.
“대학 1학년때 만화동아리에 들었는데 동아리 전통이 봄축제 때 코스튬 플레이쇼(만화·영화·게임 주인공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를 하는 거였어요. 뭘할까 고민하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궁’의 여주인공 한복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주위 반응이 예상외로 너무 좋은 거에요. 축제 후 혹시나 하고 온라인 중고장터에 옷을 내놨는데 3일만에 팔렸어요. 그것도 8만원이라는 거금에 말이죠.”

이후 또 구매전화가 왔고, 비슷한 옷을 만들어 팔었다.

황 대표는 이때 한복을 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꼈고, 이해 8월 한복 온라인쇼핑몰을 만들었다. 그녀의 나이 아직 스무살이었다.

그러나 막상 쇼핑몰을 여니 생각보다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1년 가까이 용돈벌이 삼아 만들며 겨우 명맥만 유지하던 때였다. 그러던 중 방송국에서 취재가 왔다.

이후 한복쇼핑몰 여대생 사장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즈음 마케팅 전략도 판매에서 ‘대여’로 바꾸었다.

이처럼 홍보와 마케팅이 강화되며 매출이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전만해도 한달에 10만~20만원 매출이었는데 1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한 것.

하지만 그렇게 2~3년간 운영이 되다 다시 정체기에 부딪쳤다. 4학년에 진학하던 무렵이었다. 학업으로 돌아가 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한복사업에 전념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이었다.

“원래는 대학 졸업 후 임업공무원이 되려고 했어요. 그래서 대학도 산림자원학과에 들어갔죠. 수많은 고민 끝에 하고 싶은 것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왕하는 거 이제는 본격적으로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지요.”

재기의 돌파구는 글로벌 시장이었다. K-팝, K-드라마, K-푸드가 인기면 K-패션, 즉 한복도 세계인에게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황이슬 대표가 숍을 찾은 고객과 한복 옷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황이슬 대표가 숍을 찾은 고객과 한복 옷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년여의 고생 끝인 2011년 해외판매용 온라인쇼핑몰을 개설했다. 그리고 오픈 첫 날 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해외 판매 4년째인 지금은 온라인판매가 가능한 전세계 145개국 중 1/3이 넘는 52개국에 한복을 팔고 있다. 유명 쇼핑몰이나, 오픈 마켓 등의 도움 없이 혼자 이뤄낸 성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상당수 매출은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기대했던 중국에서는 거의 매출이 없어요. 한 0.1% 될까요. 그러다보니 요즘 오기가 생겨 중국시장을 제대로 공략해보려고 해요. 먼저 원인 분석을 한 뒤 판매전략을 짤까 합니다.”

황대표는 작년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을 새롭게 론칭하며 한복의 대중화,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한복 입고 홍대를 간다는 그녀의 꿈은 청바지처럼, 폴로티처럼 일상 생활에서 입는 한복을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현대적인 소재를 응용해 한복을 재창조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디자인과 소재의 확장 이외에 치마에 지퍼로 달고, 재킷에 주머니를 다는 등 혁신을 더했다. 사이즈도 국제 표준으로 스몰(S)-미디움(M)-라지(L) 식으로 구분하고, 여성용의 경우 44-55-66 등으로 분류했다.

이같은 새로운 시도에 국내외의 평가는 기대 이상이다. 외국인들의 경우 “디자인이 독특하다”, “한국적인 느낌이 난다”, “입어보니 편하다”며 강한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을 사고 싶어 멀리 대전에서 전주를 찾은 대학생 김단아씨. 실제로 입어보니 더 만족스럽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을 사고 싶어 멀리 대전에서 전주를 찾은 대학생 김단아씨. 실제로 입어보니 더 만족스럽다며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젊은 층들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다. 지난 18일 손짱디자인한복을 찾은 대학생 김단아씨는 “대전에서 왔다. 온라인쇼핑몰을 보고 예쁘다고 생각해 직접 입어보고 싶었는데 실제 입어보니 사진보다 더 깔끔하고 예쁘다”며 미소를 띤 채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봤다.

“한복하면 보통 긴 치마에 짧은 저고리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스타일은 조선 말부터 유행한 양식이에요. 우리가 아는 치마·저고리가 한복의 다가 아니라는 거죠.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 등 시대마다 한복 스타일이 제각각이잖아요. 저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 역사가 담겨있는 즉, 한국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옷 모두 한복이라고 생각해요. 오천년전 고조선 사람들의 옷부터 저희 리슬같은 K-패션까지 모두 한복이라고 말이지요.”

황 대표는 한복은 특별한 행사 때 특정 장소에서 입는 일회성 이벤트복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일상복이어야 된다고 믿고 있다. 또한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글로벌 패션으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우선 더 많은 옷들을 만들어 한복의 대중화를 이끌고 싶어요. 철옹성인 중국시장을 꼭 뚫고 싶고요. 장기적으로는 우리 한복이 청바지처럼 남녀노소가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옷이 되도록 하고 싶어요. 그 꿈을 위해 저는 오늘도 한복을 입고 홍대 거리를 활보할 겁니다.”

손짱디자인한복의 일상복 브랜드 ‘리슬’의 제품들. 황 대표는 우리 한복을 청바지처럼 언제 어디서나 입는 옷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주)손짱의 일상복 브랜드 ‘리슬’의 제품들. 황 대표는 우리 한복을 청바지처럼 언제 어디서나 입는 옷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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