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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국가브랜드는 ‘전통문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국가브랜드 육성하려면 과거를 돌아봐야”

2015.10.02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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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는 한국에 대한 재평가이며,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한국의 전통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교수는 지난여름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철에 읽은 책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하버드대 박사가 본 한국의 가능성>의 저자로 알려지며 유명해졌다. 그는 특히 한국의 핵심 가치, 정체성 찾기에 관심이 많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왜 한국에 주목할까. 그리고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위클리 공감>은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일리노이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 주미 한국대사관 홍보원 이사를 역임한 뒤 현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이자 아시아인스티튜트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사진=동아DB)

한국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뭔가.
“한국은 1960년대 이후 약 50년 동안 놀라운 속도로 성장 가도를 달려왔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기준에 따른 결과를 분석해도 한국이 선진국의 일원이 됐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정작 한국인들은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인들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한국의 지정학적 상황 탓에 새우 콤플렉스가 생겼기 때문이다. 강대국 눈치를 보며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자학적 공포심이 있어서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은 선진국을 어떤 유토피아처럼 생각한다.”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외면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한국이 선진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채택하지 못하고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국가 전략을 택하게 되면 모범국가로 거듭나는 기회를 상실해 선진국 대열에서 벗어나게 된다. 제2의 한국을 꿈꾸는 개발도상국에 실망감을 주는 건 물론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의 위상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요컨대 한국 역사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한국에는 실제 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전통문화가 창고에 잠들어 있다. ‘낡은 것은 허물고 처음부터 새로 짓는다’는 한국의 풍속은 한국의 큰 약점이다.”

한국의 정체성을 과거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는 뭔가.
“과거를 소개하지 않고는 국제사회에 정체성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사례도 참고해야 하지만 과거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자국의 특성을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외국에 판매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과거를 다시 본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과거를 다시 본다는 말은 단순하게 디자인을 위한 새로운 영감을 탐색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한국 문화를 깊이와 체계를 갖춘 온전한 문화로 재창조함으로써 한국의 새로운 세대를 넘어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정체성 중에서 중시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나.
“문화적인 지속성이 단연 눈에 띈다. 한국 문화를 볼 때 지속적인 습관이나 길게 잘 갈 수 있는 멋있는 문화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 아쉬운 점은 바로 한국인들이 일제강점기 교육 때문에 조선왕조나 그전의 전통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개념을 꼽는다면.
“나는 선비 정신을 꼽고 싶다. 선비 정신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의지와 행동으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국가적 차원에서는 평화적 국제 질서를 지지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경북 영주시의 ‘선비촌’. 조선시대 선비들이 학문을 연마하던 소수서원 바로 옆에 위치한 선비촌에는 경북도 무형문화재인 두암고택 등 이 지역 종갓집 9채를 재현했고 초가도 전통을 살려 까치구멍집 형태로 복원했다.(사진=동아DB)
경북 영주시의 ‘선비촌’. 조선시대 선비들이 학문을 연마하던 소수서원 바로 옆에 위치한 선비촌에는 경북도 무형문화재인 두암고택 등 이 지역 종갓집 9채를 재현했고 초가도 전통을 살려 까치구멍집 형태로 복원했다.(사진=동아DB)

선비 정신을 시대 요구에 맞게 재창조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일본의 사무라이 개념이 그랬듯이 지구인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 무절제한 소비가 지배하는 시대에 선비 정신은 처방이 되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선비 정신은 지식인의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므로 다른 나라 엘리트들과 공유할 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밖에 유기농법, 풍수, 홍익인간, 참선 등도 중시해야 할 전통문화라고 본다.”

한국 정부는 국가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국가브랜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재평가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한국의 전통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진행된 국가 차원의 홍보는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라는 개념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성과도 컸다. 그런데 한국의 위대성에 대해 말할 때면 1960년대 이후 기적적 경제 발전만을 거론할 뿐 과거는 외면했다. 앞으로는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루게 된 배경, 즉 한국의 정체성을 더욱 알려야 한다고 본다. 한국인이 만든 상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설명해야 그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

국가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어떤 제언을 하고 싶은가.
“한국이 왜 그렇게 독특하며 중요한지에 대한 고도의 담론을 만들어내는 일에 주머니를 열어야 한다. 또한 홍보를 할 때 홍보 고객은 70억명 전 세계 인류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새로운 소통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학생들을 장기적인 홍보 전략의 대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세계의 주요 대도시에 한옥을 지으며 홍보기관을 확충하고, 한국 방문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그 외에 한국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한국인이 서둘러야 할 과제 중 하나가 퇴계 이황의 업적을 현대 문화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한국이 17, 18세기 위대한 학자들의 검소한 삶의 전통을 발굴해 계승할 수 있다면 소박함의 미덕이 우러나는 글로벌 국가로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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