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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 오구오구 예뻐~

세상에서 젤 예뻐! 세젤예展

2018.04.20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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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은 발견하기가 참 쉽다. 그래선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단점을 드러나게 해서 상처를 주는 ‘자존감 도둑’도 참 많다. 자존감 도둑이 하는 말은 듣기만 해도 기운이 빠진다.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넌 다 좋은데 그게 문제야”, “살이나 빼”…

쿨한 척 흘려버리려 해도 마음에 생채기를 남긴다. 자존감을 도둑맞아서 나에 대한 애정도가 크게 떨어졌다면 ‘세젤예’전(展)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세젤예’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젤) 예뻐’를 줄인 말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로지 내가 가장 빛나고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곳이다.

말로피에 어워드 인쇄 부문 스페셜 파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해외여행 짐 싸기’ 포스터.(사진=C영상미디어)
말로피에 어워드 인쇄 부문 스페셜 파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해외여행 짐 싸기’ 포스터.(사진=C영상미디어)

‘세젤예’전이 열리는 강남미술관. 오픈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전시장 안에서는 ‘까르륵’ 하는 소리가 넘쳐났다.

‘세젤예’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던 전시와는 사뭇 다르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면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 ‘세젤예’에서 전시하는 작품은 바로 ‘나 자신’이다. 누구보다 소중한 ‘나’를 돋보이게 하는 소품과 화사한 인테리어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시장은 크게 두 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작품 속의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찍는 콘셉트와 침실, 주방, 사무실 등 일상 공간에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콘셉트로 나뉜다. 어떤 콘셉트에서 사진을 찍든 바깥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봄꽃 못지않게 화사한 옷과 얼굴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그래야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온다.

준비를 마쳤으면 이제 전시장으로 입장할 시간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나에게 반했어’라 쓰인 핑크빛 네온사인이 이곳이 어떤 공간인지 대신 말해준다. 네온사인 맞은편에는 자존감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가 자주 했던 말이 한쪽 벽에 크게 적혀 있다.

‘거울아, 거울아, 누가 제일 예쁘니?’

전시장 곳곳을 메운 이들은 20대 여성이 대부분이다. SNS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많이 나서 그런지 카메라나 삼각대 같은 본격적인 장비를 갖춰 전시장을 누비는 사람도 많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혼자 온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예쁜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 방문객이 많다.

전시장 입구에 보이는 문구. ‘세절예’전의 정체성을 잘보여준다.
전시장 입구에 보이는 문구. ‘세절예’전의 정체성을 잘보여준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청록색 벽지를 바른 침실 콘셉트 공간은 관람객이 꼽은 셀카 명소다.(사진=C영상미디어)
청록색 벽지를 바른 침실 콘셉트 공간은 관람객이 꼽은 셀카 명소다.(사진=C영상미디어)

찍는 사진마다 내가 제일 예뻐!

좀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본격적으로 셀피(selfie, 자신의 얼굴 사진을 SNS에 올리는 행위)족을 위한 포토존이 펼쳐진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가림막을 걷어내면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등 미모로 유명한 연예인들의 사진이 걸린 공간이 등장한다. 그곳에서 영화배우처럼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어도 되고 소품을 이용해 사진 속 모델과 같은 포즈를 취해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다. 또 다른 쪽에는 잡지 표지 인물이 되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전시 공간 곳곳에 있는 ‘지금 모습 그대로 날 사랑하겠어’처럼 내 자존감을 다시 하늘 끝까지 올려줄 만한 멘트도 눈에 띈다. 

이곳에서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일명 ‘꽃길’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흰색과 분홍빛 천이 드리워져 있고 조화로 만든 꽃잎이 바닥에 깔려 있다. 천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찍어도 예쁘고 바닥에 있는 꽃잎을 열심히 쓸어 모아 하늘 높이 뿌리면서 사진을 찍어도 예쁘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은 관람객.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은 관람객.

전시 공간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전시 공간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어떻게 그런 남사스러운 짓을 하냐고? 평소 셀카를 잘 찍지 않는 사람도 이곳에 발을 들이면 카메라 어플을 켤 수밖에 없다. 너도나도 ‘인생 셀카’를 건지기 위해 몸을 불사르기 때문에 셀카를 찍는 내 모습이 어색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다.

꽃길을 지나면 두 번째 콘셉트인 ‘일상 속에서도 예쁜 나’가 펼쳐진다. 일상 콘셉트에서는 먼저 화분과 초록 이파리가 무성한 셀카존이 눈에 들어온다. 정원처럼 보이는 이곳에는 사방이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아래 의자가 하나 놓여 있다. 배경이 화사해서 어떻게 찍어도 작품 사진이 그냥 나온다. 귀여운 침대가 벽에 붙어 서 있는 침실 콘셉트, 볼풀공이 가득한 욕조가 있는 욕실 콘셉트 거울에 적어놓은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예쁩니다’라는 문구에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그 외에도 영국식 애프터눈 티세트가 갖춰진 주방 콘셉트, 책상 위에 책을 보기 좋게도 잘 쌓아놓은 사무실 콘셉트 등 마치 잘 꾸며놓은 모델하우스 같은 공간이 차례대로 등장한다.

주방 콘셉트로 꾸며진 곳에서 연인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C영상미디어)
주방 콘셉트로 꾸며진 곳에서 연인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C영상미디어)

한곳 한곳 들어서면 좀체 나가기가 쉽지 않다. 웃고 떠들며 즐기는 사이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방문객이 많지 않은 평일 낮 시간 기준이라 사람이 붐비는 주말에 가면 시간이 좀 더 지체될 수 있으니 되도록 평일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보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이번 전시는 6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정보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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