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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핫 아이템 맛보고 가보고 즐기고…

평양냉면·문배주·달고기·임진각·관련서적 등 큰 호응

위클리공감 2018.05.11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의 새 시대 서막이 오른 요즘, 북한의 이모저모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당시 가장 많이 트윗된 키워드는 남북정상회담, Inter Korean Summit, 판문점, 김정은, 평화, 대통령 순이다. 무엇보다 트위터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바로 두 정상이 함께 먹은 ‘평양냉면’이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옥류관 평양냉면.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옥류관 평양냉면.

평양냉면은 문재인 대통령이 “환영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냉면이 좋겠다”고 제안하자 북측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만찬장 식탁에 올랐다. 북한이 판문점에서 제면기를 공수하고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파견해 성의를 보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미국 CNN은 “국수 외교(Noodle Diplomacy)”라 부르며 주목했다. 영국 BBC는 “평양냉면은 평화의 상징”이라며 “통일의 의미를 담은 매혹적인 메뉴”라고 보도했다.

평양냉면에 쏠린 관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몇 주가 지났지만 전국 각지에 있는 평양냉면 전문점에는 평양냉면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발 디딜 틈이 없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영향도 있지만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냉면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가 가장 컸다. 

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임진각 등 접경지역 관광지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임진각 등 접경지역 관광지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3대 평양냉면 맛집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 ‘필동면옥’은 점심시간이면 30분 이상 줄을 서야만 겨우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을 정도. 식당 측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게를 찾는 손님이 20~30%는 더 늘었다”며 “식사시간 외에도 손님이 몰려서 저녁 8시면 재료가 다 떨어진다”고 전했다.

가게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한 손님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평양냉면을 함께 먹는 모습을 보고 평양냉면이 당겨서 왔다”며 “남북정상회담에 오른 역사적 음식이라 더 먹고 싶었다”고 말했다.

냉면전문점뿐 아니라 포장냉면도 덩달아 인기다. ‘롯데슈퍼’가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냉면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정상회담 사흘 전보다 7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양냉면은 87.4% 증가해 함흥냉면(43.2%)을 압도했다. 온라인몰에서도 평양냉면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지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인스턴트 냉면 매출이 2주 전보다 84% 급증했다고 밝혔다.

평양냉면 등 북한 음식, 북한 관련 여행에 큰 관심

만찬장 식탁에 올랐다가 ‘대박’을 낸 음식은 평양냉면뿐이 아니다. 회담이 있기 전 4월 24일 ‘문배주’, ‘달고기’ 등 만찬 메뉴가 공개되자 메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문배주는 고려시대 이후 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술로 메조와 찰수수 등으로 빚어낸 증류주다.

원래는 평안도에서 유래된 술이지만 지금은 남한의 명주로 더 알려져 있다. 문배주는 토종 돌배의 종류인 문배 향이 난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알코올 도수가 40도 정도로 높지만 목 넘김이 부드럽고 향기가 좋아 감칠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문배주는 평양냉면만큼은 아니지만 주류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전문매장의 문배주 판매 추이를 보면 회담이 열리기 전주 대비 5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주는 그간 중·장년층이 주로 마시던 주류였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젊은 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조은식 신세계백화점 주류 바이어는 “정상회담 등 나라에 주요한 행사가 있을 때 만찬주로 올랐던 전통주를 찾는 20~30대가 늘고 있다”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만찬주로 선정된 풍정사계는 한정 출시 이틀 만에 준비 물량이 다 소진됐고, 평창동계올림픽 만찬주인 능이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만찬주인 솔송주를 찾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음식만 주목받고 있는 게 아니다.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있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촬영장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두 정상이 만났던 판문점을 재현해놓은 세트장이다. 판문점 세트장은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했던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해보려고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출판사 아시아에서 발간한 북한 베스트셀러 <벗>.(사진=아시아)
출판사 아시아에서 발간한 북한 베스트셀러 <벗>.(사진=아시아)

북한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에 관심이 생긴 이들도 많다. 출판사 아시아는 북한의 대표 작가 백남룡의 <벗>을 출간했다. <벗>은 1988년 발표돼 북한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발간한 적이 있지만 당시 남북 사이에 저작권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저작권 계약을 맺은 후 첫 출간이라 이번이 정식 출간인 셈이다. <벗>은 예술단 여가수가 남편을 상대로 낸 이혼소송으로 북한 사람들의 사랑과 결혼, 이혼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2011년 당시 프랑스에 “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창문”이라고 소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벗>은 남·북한을 통틀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코리아 소설’이다.

출판사 아시아의 기획위원 방현석 소설가는 “소설에 그 나라의 시대상과 생활모습이 반영돼 있듯 <벗>에서도 북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출판사 아시아는 <벗>을 시작으로 백남룡 작가의 <80년 후>, <청춘송가> 등 북한 단편 소설선 20권을 출간할 계획이다.

북한의 대표 맥주인 ‘대동강맥주’에 대한 관심도 높다. 2004년 대동강맥주와 평양소주 등 북한 주류가 우리나라에 수입되기 시작했지만 2011년 이후 수입이 중단된 상태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동강맥주가 다시 수입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히는 사람도 있었다. 청와대 누리집에는 대동강맥주를 다시 수입해달라는 청원이 4개나 올라오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4캔을 1만 원에 판매하는데 대동강맥주도 다른 수입맥주처럼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바람도 등장했다.

평화협정 이후 북한으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주목받으면서 관광특구로 지정된 지역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이 많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는 비무장지대(DMZ) 환경, 관광벨트로 설악산, 금강산, 원산, 백두산 등을 연계하는 구체적 방안이 포함됐다. 과거에도 남북 간 해빙 무드를 타고 금강산 관광길이 열린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남북을 철도와 도로로 잇는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서 북한 여행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만찬 건배사를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을 한 장 보내주지 않겠습니까?”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개마고원에서 록 페스티벌을 열자”, “개마고원을 관광지로 개발해달라”는 의견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북한 관련여행이 큰 관심을 끌면서 북한 여행지를 찾아가는 스탬프투어 서비스도 등장했다. 벤처기업 ‘댓츠잇’은 ‘북한 여행 10선’이란 모바일 스탬프투어를 선보였다. 북한을 평양직할시 권역, 량강도 권역, 개성특별시 권역, 강원도 권역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을 대표하는 명소를 소개한다. 평양직할시 권역에는 단군릉, 대동문, 동명왕릉, 조선중앙동물원 등 4개 장소가 있다.

5월 7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종합촬영소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판문점 세트장에서 관람객이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월 7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종합촬영소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판문점 세트장에서 관람객이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러한 기대감에 부응해 북한 접경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경기도 제3땅굴과 도라산전망대, 강원도 제2땅굴과 전망대, 월정리역은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은 “4월 27일부터 5월 3일간 강원도 여행 관련 판매 추이가 작년 대비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남북정상회담 이후 강원도 여행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밝혔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는 평소 방문객 2600여 명보다 2배가량 많은 4600여 명이 방문했다. 강원 양구군 을지전망대에는 평소보다 200여 명 많은 800명 정도가 다녀갔다. 경기 파주시에 있는 ‘DMZ안보관광지’를 찾는 관광객 수도 크게 증가했다. 파주시는 제3땅굴 등 DMZ안보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이용객 1200~2300명보다 30%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파주안보관광은 임진각에서 출발해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을 경유하는 세 시간 코스다.

이런 흐름에 맞춰 남북 접경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국관광공사는 남북정상회담이 결정된 3월 말부터 관광개발팀 산하에 남북관광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도 꾸준히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강원 접경지를 대상으로 통일경제특구 지정 등을 위한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고, 강원도는 금강산-설악산을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데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남북 철도 연결에 써달라” 판문점 선언 후 남북협력기금에 기탁

판문점 선언 후 처음으로 민간인이 남북협력기금에 기탁금을 보내왔다. 권송성 ㈜국보디자인 전 회장은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철도·도로 연결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5월 9일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권 전 회장은 “돌 하나, 모래 한 줌이라도 보태 남북 철도 연결 공사에 참여하는 게 국민 된 도리”라며 “남북 철도를 이용해 남북이 평화롭게 오고 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인의 기부가 마중물이 되어 남북 철도 연결 공사에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권 전 회장의 기탁금 쾌척은 처음이 아니다. 2000년, 2002년에도 각각 1000만 원을 통일부에 전달한 바 있다.

남북협력기금 민간 기탁금은 1992년 경남 사천의 초등학생들이 기부한 6만 5310원으로 시작됐다. 현재 민간 기탁금은 개인 총 34건, 2억 원, 단체 총 48건, 25억 원으로 총 82건, 27억 원에 달한다.[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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