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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 옆 공방촌…‘강릉 관광의 미래’를 빚다

[지역경제 키우는 소상공인들] 강릉 공방골목

폐교 리모델링 강릉예술창작인촌 꾸며…참신한 아이디어 공예품 속속 개발

2014.07.30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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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 바로 옆에는 폐교 된 옛 경포초교를 개조해 만든 강릉예술창작인촌이 있다. 공방들로 가득한 창작인촌의 작가들.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 바로 옆에는 폐교 된 옛 경포초교를 개조해 만든 강릉예술창작인촌이 있다. 공방들로 가득한 창작인촌의 작가들.

‘콩, 대나무, 초충도’ 등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오죽헌의 대나무, 신사임당의 <초충도>, 초당의 두부. 강릉을 대표하는 아기자기한 공예품들로 가득한 곳이 있다. 강원 강릉시 죽현동,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 바로 옆에는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부터 소박한 한지와 자수공예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고 만들 수도 있는 공간이 있다.

오죽헌 바로 옆으로 작은 골목 입구가 이어져 있다. 강릉공방골목으로 불리는 이곳으로 들어서면 아담한 주택가에 공방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길지 않은 골목 옆으로 서 있는 건물이 ‘강릉예술창작인촌’이다.

강릉예술창작인촌은 폐교된 경포초등학교가 탈바꿈한 공간이다. 강릉시는 지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전통공예 공방 조성사업’에 선정돼 받은 총 7억5천만원을 들여 옛 경포초교를 강릉예술창작인촌으로 리모델링했다. 2010년 말 개관한 강릉예술창작인촌에는 현재 20여 명의 작가들이 입주해 공예디자인분야 작업을 하며 작품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역 작가들이 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게 소원”

교실로 쓰이던 곳은 모두 공방들로 바뀌었다. 공방에 입주한 작가들은 공예디자인에서는 베테랑 전문가들로 각자 독특한 아이템들을 자랑한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볼 수 있는 바이올린 제작소. 임창호(80) 작가는 1962년부터 바이올린 제작을 시작한 50년 장인이다. 물에 잠겨도 망가지지 않는 특허공법만 세 개다.

그는 강릉시의 추천으로 이곳에 입주했다. 금강송으로 제작한 악기들은 연령별로 크기도 다르고 소리도 조금씩 다르다. 최저 25만원부터 3천만원까지의 바이올린을 판매하며 2억원짜리 첼로도 있다. 임 작가는 “이제 저 스스로 무엇을 꿈꾸기에는 나이가 들었고, 여기에 있는 지역 작가들이 앞으로 후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바이올린 제작만 50년이 넘은 임창호 장인.
바이올린 제작만 50년이 넘은 임창호 장인.

이수경 작가는 취미생활로 공예품을 만들다 2년 전 공방사업을 시작했다.
이수경 작가는 취미생활로 공예품을 만들다 2년 전 공방사업을 시작했다.

반대로 공방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진 공예디자이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자랑한다. 나무 공예로 만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발길을 사로잡는 ‘아트페이스’ 작가 이수경(48) 씨는 2년 전 강릉예술창작인촌에 입주했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공예로 작품을 조금씩 만들다가 공방사업에 뛰어들게 된 케이스다. 냅킨을 이용해 무늬를 장식하는 공예부터 새 모양 조각, 수납 서랍장 등 나무로 만든 다양한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남은 나무를 깎아 소품들로 활용한 것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나무 공예다.

아내를 공방에 바래다주던 남편 김두호(53) 씨가 ‘아내를 따라’ 대나무로 자전거·잠자리·비행기 모형 등을 만들기 시작했다. 섬세하게 대나무를 잘라내 만든 공예품들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그는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라고 말했다. 대나무는 마르게 되면 팽창하면서 쩍쩍 갈라진다. 어렵게 만든 공예품을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 6시간 이상 건조시키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김 씨는 “아우~ 여러 개 터뜨려먹었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대나무로 만든 공예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대나무로 만든 공예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2층에는 한·중·일 전통자수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동양자수박물관이 있다. 안영갑(66) 동양자수박물관장은 “한국의 자수에는 여백의 미와 은‘ 근미’가 있다”며 26년간 수집해 온 자수작품들을 자랑했다. 안 관장은 동양자수를 “한국 어머니들의 마음”으로 표현했다. 특히 그는 강릉 자수문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강릉의 자수문화는 정말 독특합니다. 강릉색실 누비쌈지 보세요. 나무, 꽃, 나뭇잎 등 자연물의 모양을 선으로 단순화해 무명천에 오방색의 색실이 아주 세련되지 않습니까? 200년 전 우리 어머니들이 어떻게 이처럼 아름다운 디자인을 고안했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샤넬? 프라다? 어딜 비교합니까. 이렇게 곱고 아름다운 자수들이 한국의 자산입니다.” 한국자수 전시관 반대편에는 일본과 중국자수도 있어 극명하게 다른 성격의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창작인촌 2층에는 한국·중국·일본의 자수들이 전시된 동양자수박물관이 있다.
창작인촌 2층에는 한국·중국·일본의 자수들이 전시된 동양자수박물관이 있다.

체험활동 학생들·외국인 관광객 전통 아이템에 열광

방학 기간을 맞으면 아이들 방문객이 많아진다. 체험활동이 많아 방문객은 수백명에 이른다.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자수의 아늑함이 물씬한 초당공방의 조순애(58) 작가는 세련된 디자인과 천연색감을 잘 살려 쿠션·식탁보·걸개 등 다양한 소품들을 전시해 뒀다. 한나절 이상은 걸려 만드는 자수의 매력에 아이들도 푹빠진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그려진 전통문양을 좋아한다. 특히 유럽 관광객들은 오죽헌의 특징을 살린 대나무 공예나 강릉 초당의 두부에 착안한 ‘콩공예’ 등 전통 아이템에 열광한다.

작가들은 예술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이 일을 한다고 했다. 박태혜 작가(59)는 동생과 함께 공방을 하고 있다. 언니는 칠보공예·도자공예를, 마주 앉은 동생 박세혜 작가는 작은 타일 모양의 그림을 만든다. 박태혜 작가는 “자기만족 없으면 할 수 없는 일 같다”며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 작가가 만든 한글 문양이 새겨진 백자는 유려한 빛을 뽐냈다.

강릉시도 앞으로 강릉예술창작인촌 활성화를 위해 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강릉시청 문화예술과 이종익 주무관은 “작가들이 예술인으로서 긍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관람객들이 가치를 인정해 주는 문화도 조성되어야 한다”며 “강릉예술창작인촌이 작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고 강릉을 알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지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소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문의 ☎ 033-644-0600
입장료 무료(2층 동양자수박물관은 유료)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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