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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훌쩍 뛰어넘어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내다

[추천 겨울 여행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통한옥/맛있는 한옥민박 3선

2015.01.29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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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선교장의 활래정.
강릉 선교장의 활래정.

 

■ 강릉 선교장

강원 강릉시 운정동에 위치한 선교장(중요민속문화재 제5호)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고택이다. 옛날에는 이 집의 문 앞까지 경포호가 찰랑거렸다고 한다. 당시에 배다리, 즉 선교(船橋)를 놓아 호수를 건너다녔다고 해서 ‘선교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집은 규모가 가장 큰 전통 민가로도 유명하다. 조선시대 민가로는 최대 규모로 지을 수 있는 99칸의 전형적인 양반 주택이다.

선교장은 효령대군(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이자 세종의 형님)의 11대손인 이내번이 1703년에 처음 지었다. 그는 원래 전주에 살다가 강릉시 저동으로 옮겨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족제비 떼를 쫓다가 우연히 발견한 명당에 집을 지어 이사했다. 이후에도 선교장의 가세가 꾸준히 번창하면서 사랑채인 열화당, 정자인 활래정 등이 중건됐다. 오늘날의 선교장은 조선 상류층 주택의 완벽한 짜임새를 보여준다. 사시사철 언제 찾아가도 운치가 있고 기품이 넘치는 고택이다.

‘연’의 한정식 상차림. 선교장에 전해오는 가승음식으로 차려낸 밥상이다.

선교장은 입장료를 내고 구경만 하고 돌아서는 집이 아니다. 누구나 하룻밤 머물면서 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방마다 크기와 형태, 대관료(숙박료)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선교장 경내의 가승음식점 ‘연(蓮)’에서는 300여 년에 걸쳐 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갖가지 별미를 한 상 푸짐하게 차려준다. 숙박 손님들은 비교적 간편하고 저렴한 저녁식사(초당두부 정식)와 아침밥(황태국 정식)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문의 및 예약 033-646-3270(숙박), 033-648-5307(가승음식점). http://www.knsgj.net

■ 정읍 송참봉조선동네

조선 말기의 전통가옥이 고스란히 재현된 송참봉조선동네의 한 초가
조선 말기의 전통가옥이 고스란히 재현된 송참봉조선동네의 한 초가.

110여 년 전에 동학농민군의 함성이 가득했던 전북 정읍군 이평면 청량리에 있다. 당시 동학농민군을 이끌었던 전봉준 장군의 옛집(사적 제293호)이 지척이다. 송참봉조선동네는 수백 년의 내력을 이어온 전통마을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송 참봉’ 송기중 씨가 수십 억 원의 사재를 털어 조성한 전통문화 체험장이자 관광휴양지이다. 송 참봉은 애초부터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조선 말기의 전통가옥을 고스란히 되살린 마을을 조성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송참봉조선동네를 둘러보는 것은 짧은 시간여행이나 다름없다. 100여 년의 세월을 순식간에 거슬러서 조선시대의 어느 마을에 들어선 듯하다. 이곳에 드문드문 자리 잡은 30여 채 전통가옥에는 감나무집, 달근네, 쌍금이네, 참봉집, 월산집 등의 정감 넘치는 이름이 붙어 있다. 마을 한복판에는 주막과 전통혼례식장, 우물 등도 있고 마을 한쪽의 커다란 닭장에는 거위, 오리, 닭, 칠면조 등이 모여 산다.

송참봉조선동네의 참봉밥 상차림
송참봉조선동네의 참봉밥 상차림.

송참봉조선동네는 조선 말기의 소박한 서민 동네답게 숙식비가 저렴한 편이다. 1인당 1만 원 선이다. 예컨대 4인실은 4만 원, 6인실은 6만 원을 받는다. 대신에 전통초가의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해야 된다.

방바닥은 절절 끓어도 방안 공기는 서늘하다. 실내 화장실도 없다. 난방뿐만 아니라 밥도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서 짓는다. 그러니 밥맛이 좋다. 밥값도 놀랍도록 저렴하다. 대략 15가지 이상의 반찬이 깔리는 참봉밥의 기본상(2인 분)이 1만2000원이다. 참봉밥만으로도 푸짐하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해물부추전이나 손두부, 돼지편육 중 한두 가지를 추가한다. 등 따뜻하고 배부른 삶을 늘 소망했던 조선시대 서민들의 꿈이 이곳에서는 완벽한 현실이 된다.

문의 및 예약 063-532-0054, http://www.folkvillage.co.kr

■ 산청 사양정사

남사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통가옥 민박집인 사양정사
남사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통가옥 민박집인 사양정사.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마을은 지리산 천왕봉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전통마을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 ‘남사예담촌’으로도 불리는 이 마을에는 밀양박씨, 성주이씨, 진양하씨 등이 조상 대대로 살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사양정사, 이씨고가, 최씨고가, 이사재 등의 고택이 즐비하다. 그중 상당수가 20세기 초에 지어진 부농 주택이다.

남사마을 내에는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옛 담장(등록문화재 제281호)이 3.2km나 뻗어 있다. 예스러운 담장을 따라서 이어지는 골목길의 정취가 일품이다. 주민들은 고려시대에는 왕비를 배출했고, 고려 말의 유명한 문인 강회백과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 등이 이곳 출신이라며 마을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 길에 오른 이순신 장군이 남사마을 이사재에서 하룻밤 묵었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사양청사의 소박하고도 맛깔스러운 아침밥상
사양청사의 소박하고도 맛깔스러운 아침밥상.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1700년대에 건축된 이씨고가이다. 하지만 가장 위엄 넘치는 집은 1920년대에 지어졌다는 사양정사이다. “집주인이 무반(武班) 출신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형이 권위적이다. 정면 7칸, 측면 2칸 규모의 이 집은 원래 정덕영이라는 사람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재실이다. 가운데 대청 양쪽에 각각 2칸, 1칸 크기의 방이 있다. 권위적인 겉모습과는 달리, 하룻밤을 머무는 동안에는 오히려 내 집처럼 편안하다. 밖에 듬직한 보초를 세워두고 하룻밤을 보낸 듯하다.

사양정사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민박집이다. 집 자체의 예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맛있는 밥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옛 선비의 밥상처럼 정갈하고 소박하면서도 깊은 손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밥상을 받으려면 주인아주머니에게 미리 부탁해야 된다. 이렇다 할 만한 별미는 하나 없는데도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다. 그야말로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잘 차려진 밥상이다.

문의 및 예약 055-973-6052 

글·사진  양영훈(여행작가)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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