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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아닌 실력과 현장실습…취업 문 활짝 연다

[청년일자리] 관광특성화고교생 호텔리어 양성 현장 탐방

2016.07.22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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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관광인력개발원 교육동. 정숙한 공사 건물에 생기가 감돈다. 진원지는 강의실 ‘한라실’과 ‘백두실’. 이곳에서 7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특성화고교생 호텔리어 양성과정’이 이뤄진다. 한라실에선 F&B(Food&Beverage)반 수업이, 백두실에선 FO(Front Office)반 수업이 진행되는데, 취업을 앞둔 터라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가 뜨겁다.

4교시가 시작된 오전 11시 30분. 부산정보관광고 김현진 학생이 F&B반 수업을 맡은 신영관 강사(라마다프라자수원호텔 지배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바텐더가 꿈인데, 요즘 호텔 바가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는 추세라고 합니다. 꿈을 바꿔야 할까요?”

교육생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실습하는 모습.
교육생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실습하는 모습.

신영관 강사는 학생들에게 요즘 호텔 업계의 상황을 들려줬다.

“바는 트렌드에 민감해 주기적으로 콘셉트를 바꿔야 하는데, 규모가 큰 호텔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워요. 이런 이유로 일부 호텔이 바의 운영을 외주업체에 맡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전문 레스토랑이나 일반 바에서도 바텐더의 꿈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수업이 끝난 뒤 김현진 학생은 “이론 중심의 수업이 이뤄지는 학교와 달리 호텔리어 양성과정은 풍부한 사례와 알려지지 않은 업계 상황까지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이 개설된 덕분에 호텔에서 실습훈련도 받을 수 있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7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 70명의 학생이 합숙을 하며 진행되는 이 수업은 일반적인 직업훈련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중앙부처 국가기간·전략산업 직종훈련’이다. 국가가 마련한 프로그램인 만큼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전공교과(객실 관리능력, 접객 서비스, 식음료 접객, 연회·부대시설 관리 등)를 개설하고, NCS 소양교과(직업기초능력)를 교육한다. 아울러 비(非) NCS 교과(취업전략 및 직업관 교육)까지 포함해 하루 8시간씩 총 440시간 훈련한다.

호텔리어 양성과정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 매칭이라는 기대 효과를 갖는다. 스펙을 초월한 열린 채용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관광특성화고를 졸업한 고교생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처음 시작한 호텔리어 양성과정은 총 77명의 교육생 배출, 68명 취업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그중 17명이 고졸 학력으로는 취업이 어렵다는 특1급 호텔에 채용되는 결실을 맺었다. 고무적인 사실은 올 6월까지 이들의 취업유지율이 79%에 달했다는 점이다. 고졸 신입사원의 중도 하차가 흔하고, 호텔업계 특성상 이직이 빈번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 높은 수치다.

현직 호텔리어와 수업 중 대화하는 모습.
현직 호텔리어와 수업 중 대화하는 모습.

흥미로운 것은 이 프로젝트의 탄생 과정이다. 정부가 민간에 사업을 위탁하는 기존 취업훈련과 달리 고용노동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도적으로 움직여 학교(교육생)와 취업처(호텔)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한국관광공사 취업지원팀 정선화 과장은 “호텔은 취업자의 외국어 능력과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 강화를 요구한 반면 교육생은 현장 위주의 실습교육과 현직 호텔리어 중심의 강사진을 원했다. 이런 요구사항을 파악한 것이 호텔리어 양성과정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성과가 있는 곳에도 과제는 있게 마련. 1기 수료생들이 꼽은 보완해야 할 점은 전직 호텔리어로 구성된 강사진이었다. 한국관광공사 취업지원팀은 공식, 비공식 채널을 동원해 현직 호텔리어 위주의 강사 공개모집을 실시했다. 호텔리어 양성과정의 취지와 목표에 크게 공감한 현직 호텔리어들이 강사로 자원했다. 덕분에 이번 호텔리어 양성과정은 1기보다 강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꾸릴 수 있었다.

한국관광공사 취업지원팀 이재상 팀장은 “호텔리어 양성과정은 관이 주도적으로 움직여 민의 참여를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다른 직업훈련과는 차별화된다. 무엇보다 스펙을 초월한 고졸 취업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1기 77명 중 17명 특1급 호텔 취업
스펙 초월한 고졸 취업 문화 확산

호텔리어 양성과정이 순항 중이지만 한국관광공사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고졸 인력이 취업하기 힘든 양질의 취업처를 제공함으로써 이탈을 방지하고, 나아가 고용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성공 취업 사례가 늘어나면 고졸 취업 문화가 확산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호텔리어 양성과정으로 전국 관광특성화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사이에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취업할 때가 돼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게 아니라 호텔리어라는 꿈을 갖고 취업하는 관광특성화고교생의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면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린 취업 문화의 확산은 국가와 취업처, 교육생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이뤄지는 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미 한 번의 호텔리어 양성과정을 통해 고졸 취업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 의미 있는 열매를 맺었다. 변화의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

“호텔리어 양성과정 덕분에 협동심 키워”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F&B 류지혜 씨.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F&B 류지혜 씨. (사진=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류지혜(19) 씨는 어려서부터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다. 영어를 잘하는 언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간단한 영어회화는 쉽게 구사했다. 중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일본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세상의 언어에 관심을 가졌던 소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관광’이었다. 관광과 외국어를 접목한 것을 찾다가 발견한 학교가 ‘대일관광고등학교 관광외국어과’였다.

“관광과 외국어 교육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커리큘럼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실무 중심의 실습 활동도 큰 도움이 됐고요. 덕분에 바리스타, 카지노 딜러, 세무회계, 관광일반 등 기본적인 과목을 두루두루 배울 수 있었습니다.”

꿈을 향해 달리던 류 씨는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는데, 재단법인 한국방문위원회가 주관하는 ‘청소년 미소국가대표’나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최하는 ‘대한민국 DNA 찾아라’ 행사에 적극 참가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그의 꿈은 구체화됐다. ‘관광’에서 ‘호텔리어’로 꿈의 방향이 이동한 것이다. ‘호텔리어가 되고 싶다’며 인터뷰하는 류 씨를 주의 깊게 본 한국관광공사 관계자가 “관광특성화고교생 호텔리어 양성과정에 지원해보라”고 권했다.

호텔리어 양성과정은 학교 수업과 조금 달랐다. 우선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프런트, 객실하우스 키핑 등 실무를 배웠다. 협동심도 기를 수 있었다. 당시 이 경험은 류 씨가 취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생각한 덕분에 공동체 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류 씨는 지난해 10월 17일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F&B(Food&Beverage)로 최종 합격했다. 중국어 실력이 탁월한 류 씨는 막내임에도 중국인 관광객에 안내를 도맡는다.

특1급 호텔인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강남과 강북에서 오기 좋고, 동대문과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남산이 호텔 바로 뒤에 있어 전망도 탁월하다. 사내 중국어 강의, 일·학습 병행제 시행 등으로 자기계발의 기회가 많고, 가족 같은 분위기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지금은 비록 막내이지만 직급이 올라가고 연차가 쌓이면 새로 오픈하는 호텔의 오픈 멤버로 들어가 매니저가 되는 게 꿈입니다. 저의 도전을 지켜봐주세요.”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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