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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 지원이 회사 성장 비결”

[일·가정 양립/현장르포] 가족친화인증 기업 ㈜포시에스 가보니

2016.05.2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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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팅 툴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포시에스의 목표는 완전한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실현하는 것이다. 즉 종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문서 작성은 물론 서명까지 가능케 하는 전자문서를 개발·보급하는 게 이 기업이 하는 일이다. 종이 없는 사무실 구현을 목표로 하는 이 기업에는 또 다른 ‘없는 것’ 세 가지가 있다. 야근, 성차별 그리고 비정규직이다. 5월 17일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각, 서울 강남 도곡동에 위치한 포시에스의 문을 두드렸다.

‘칼퇴(정해진 시간에 칼같이 퇴근한다는 뜻)’가 모든 직장인들의 꿈인 현실에서 야근 없는 직장생활이 과연 가능할까. 포시에스 기술개발연구소 한승호 책임연구원은 “이 회사에선 야근하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했다. 팀장인 그 스스로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팀원들에게도 야근하지 말 것을 ‘강제’한다. 다음은 한 씨의 설명이다.

“제가 이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야근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야근한다는 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업무량을 떠안은 거란 얘기죠. 우리 회사의 원칙은 스스로 업무량을 정하고 업무시간 내에 다 끝내자는 겁니다. 고객사의 납품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직원들 야근시켜 무리하게 일정을 맞추는 게 아니라 상위 부서에서 일정을 미루는 식으로 조정합니다. 야근은 한 달에 두세 번이나 할까요?”

6시 칼퇴 후 그가 하는 일은 다름 아닌 ‘육아’다. 저녁시간에 네 살 된 아들을 돌보는 건 순전히 그의 몫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아이가 ‘아빠는 나랑 친한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거다.

“제가 어릴 때는 아버지와 놀아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우리 아이와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낮엔 아내가 책을 읽어주고, 저녁엔 제가 몸으로 놀아주니 아이에게도 좋고, 아내와 육아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일도 없습니다.”

조종민(가운데)·박미경(맨 오른쪽) 부부 대표가 이끄는 (주)포시에스는 야근과 성차별, 비정규직을 없애 가족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고 있다.(사진=㈜포시에스)
조종민(가운데)·박미경(맨 오른쪽) 부부 대표가 이끄는 (주)포시에스는 야근과 성차별, 비정규직을 없애 가족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고 있다.(사진=㈜포시에스)

직원의 34%가 여성,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사용
대체인력 채용 시 업무 전환 염두, 100% 정규직

포시에스는 2014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았다. 가족친화인증은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정시퇴근 실천 등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수여하는 제도다. 가족친화기업으로서 포시에스가 중점을 두는 또 다른 복지는 여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지금까지 육아휴직계를 낸 직원 모두 법정 유급 휴직기간인 1년을 채운 뒤 복직해 일하고 있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직원도 네 명이나 된다. 1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해 8월 복직한 이연하 과장 역시 1년 전 자신의 포지션에 그대로 안착했다.

한승호씨.
한승호씨.
“다른 회사를 보면 육아휴직은 물론 임신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여성들은 복직 후 회사에서의 입지도 불안하고요. 우리 회사는 그런 눈치 전혀 안 주고 복직 후 승진하는 데도 문제가 없어요. 이직률 높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제가 스물세 살에 입사해 11년째 한곳에만 있는 이유죠. 아침에 아이를 등교시키고 와야 하는 직원은 오전 10시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하는 시차출근제를 이용하고 있어요. 시차출근은 누구나 원하면 가능하지만 어차피 정시퇴근이 보장돼 있으니 다들 빨리 나와 빨리 가는 분위기예요. 저와 남편은 주말부부라 저 아니면 아이 돌볼 사람이 없는데 정시퇴근이 보장되니 걱정할 것 없죠. 앞으로 10년, 20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포시에스는 육아휴직으로 생기는 업무 공백을 대체인력을 채용해 바로 메운다. 중요한 건 대체인력을 1, 2년의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것. 이 회사 직원은 100% 정규직이다. 회사가 확장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직원이 필요하다는 게 박미경 대표의 설명. 그는 “마케팅팀이나 경영지원팀같이 인원이 한정적인 부서의 경우 채용할 때부터 향후 대체인력을 어느 부서로 재배치할 것인지까지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IT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전체 직원 115명 가운데 34%(40명)가 여성인 이 기업을 이끄는 이는 조종민·박미경 부부 대표다. 20대 때 직장에서 만나 20년 전 함께 포시에스의 기둥을 세운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양성평등을 생각할 뿐 포시에스가 여성들을 위한 기업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교육, 고객사 기술 지원 등 여성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분명 있고, 그 분야에선 적극적으로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여성 직원이 전체 직원의 30%를 넘어서면 조직 분위기가 유연해지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생기는 것은 부가적이지만 중요한 장점으로 꼽는다.

일찍 퇴근하니 업무 효율도 오히려 높아져
“직원 만족도 높이려면 직원 가족부터 챙겨야”

이연하씨.
이연하씨.
짧은 업무시간과 직원 휴가 등에 관대한 기업 문화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박미경 대표는 “야근하느라 늦게 퇴근하면 다음 날 힘들어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출근시간에만 집중해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이려면 직원들의 가족을 챙겨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기업보다 급여나 복지 혜택 등이 적을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으로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여러 기업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던 중 가족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 가장 와 닿았습니다. 매년 2회 가족 초청 행사를 하는 이유입니다. 가족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꼭 필요한 선물을 주고 재미있는 공연도 보고 게임도 함께 합니다. 우리 부모님, 아들, 딸, 내 배우자가 우리 회사를 자랑스러워하면 직원들도 회사를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 대표가 이루고자 하는 포시에스의 목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외적 성장과 가족 같은 기업으로서의 내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다.

“글로벌 회사가 되려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먼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통해 보람을 얻고 가정에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게 결국 구성원과 회사가 모두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요.”

가족친화인증기업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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