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 누리집 로고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콘텐츠 영역

금연송 부르는 교장선생님…“혼내기 보다는 사랑과 관심을”

[청소년 금연, 효과적 대책을 찾아] ② 방승호 서울 중화고 교장

독특한 스타일 교육으로 흡연율 이어 학교폭력도 크게 줄어

2014.10.15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인쇄 목록

담뱃값 인상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내년 금연사업 예산안을 올해의 113억원에서 1521억원으로 무려 13배나 늘렸다. 이는 사전에 비흡연자의 흡연을 예방하고 금연의지가 있는 흡연자의 금연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그 가운데는 청소년의 흡연예방 및 금연지원에 전년도보다 495억 원이 증가한 519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늘어나는 예산 만큼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청소년 금연 정책이 필요한 시점에 정책브리핑이 조금 특별한 청소년 금연 프로그램을 찾아봤다.(편집자 주) 

방승호 서울 중화고 교장이
방승호 중화고 교장이 금연캠페인에서 학생들 앞에 나설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렇게 하고 가면을 딱 쓰면…어때요? 웃기죠? 이렇게 하고 아이들 앞에 나타난다니까요. 하하하하”

본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본인이 더 우스워한다. 방승호 서울 중화고 교장이 금연캠페인을 위한 복장을 선보이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는 이런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 앞에 등장한다.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엄한 꾸지람만 듣던 아이들에게 이 같은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낯설다.

여학생 화장실 앞에서는 선글라스를 쓰고 기타를 치면서 목청높여 노래도 부른다.

지난달에는 금연송도 발표했다. 원래 있는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적당히 만든 노래가 아니라 전문 작곡가의 곡에 엄연히 뮤직비디오까지 있는 디지털 싱글이다.




다되는데 담배는 안되는 것 같다/등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 꽁초가/

이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그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참 안쓰러운 맘/
자신도 모르게 담배에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하 생략) 

노 타바코(No Tabacco)라는 제목의 금연송에는 아이들을 타박하지 말라는 방 교장의 숨은 메시지도 담겨있다. 구태여 화내고 혼내면서 말하지 않아도 메시지가 전달된다는 것이 방승호 교장의 지론.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었어요. 아이들을 알고 이 녀석들의 마음을 읽어야 대화가 되고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가수는 저의 오랜 꿈이었어요” 직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상담을 하며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던 방 교장은 본인의 꿈도 찾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2012년 1집 앨범을 제작한다. 3집까지 낸 방승호 교장은 중고 신인.
“사실 가수는 저의 오랜 꿈이었어요.” 직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상담을 하며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던 방 교장은 본인의 꿈도 찾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2012년 1집 앨범을 발표한다. 금연송은 3집 앨범 수록곡.

중화고는 지난 2012년 9월 방 교장이 부임할 당시만 해도 지역에서 문제가 많기로 소문난 학교였다. 특히 학생들의 흡연과 관련해 지역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담배를 피웠다. 화장실 변기에 쌓여있는 수북한 담배꽁초는 방 교장이 보고도 기함할 정도였다. 안되겠다 싶었던 그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흡연지도에는 규율과 사랑이 함께 해야 합니다. 엄한 규율도 필요하지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죠.” 회초리와 잔소리 대신에 이처럼 교장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그래서이다.

파격행보 교장선생님, 금연송 발표에 화장실 앞에서 콘서트도 열어 

방 교장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새롭게 접근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본인의 전공을 살려 전교생을 대상으로 직접 1대 1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방 교장은 “상담을 해보니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이 담배를 자신들의 도피처로, 도피 도구로 찾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학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방 교장을 비롯 중화고 교사들이 배움터지킴이를 자처했다. 매일매일 직접 담배꽁초를 치우기 시작했고 개수도 일일이 세어 기록했다. 교장실 한쪽 벽에는 이 같은 정화활동의 기록이 매일 남겨진다. 학생 스스로 정화활동에 나서 흡연을 감시하는 서포터즈 활동에도 70-8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금연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방승호 교장.
학생들과 함께 금연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방승호 교장.

아이들에게 소리 한 번 지른 적 없지만 놀랍게도 담배꽁초로 가득했던 학교 운동장 등나무 밑이, 화장실 변기가 깨끗해졌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흡연 예방교육으로 교육장상을 수상하는 결실을 맺었다.

더불어 학교폭력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학교폭력예방 우수학교 교육부 장관상, 생활교육 우수학교 교육감상도 받았다. 이제는 방 교장이 학교 주변을 걸어가면 동장이, 인근 음식점 주인이 먼저 다가와 고맙다고 얘기한다. 학생들의 금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인사하는 사이가 됐다.

지역주민 민원 빗발치던 문제학교 180도 변하다

“그렇게 변한 아이들에게 저절로 고맙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전 늘 고맙다고 얘기해요. 악화일로를 걸었는데 이렇게 달라졌다니까요.” 문제학교가 180도 변한 것이다. 중화고 학생들에게 어느새 학교와 방승호 교장은 자랑스러운 존재가 됐다.

“교장선생님 모습을 SNS에 올려요. 그러면 다른 학교 학생들이 보고 무척 부러워해요. 강압적으로 하면 더 반항하지 않았을까요?” 이 학교 은재연(18) 학생은 특별한 교장선생님을 통해 저절로 깨닫고 행동도 조금 더 조심하게 되더라는 얘기를 전했다.  

방승호 교장이 업무를 보는 교장실은 꿈발전소다. 여느 교장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중화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이 곳을 찾아와 방 교장과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방승호 교장이 업무를 보는 교장실은 꿈발전소다. 여느 교장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중화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이 곳을 찾아와 방 교장과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우혜연(18) 학생은 “아이들도 교장선생님의 밝은 분위기에 전염돼 학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밝아졌다”며 평생 기억에 남는 학창시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방 교장은 “엄한 규율이 빠지면 안되지만 다른 각도의 마음 읽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다툼이나 감정낭비가 줄어들 수 있다”며 “아이들 수준에 맞는 방법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방법 찾아라”…흡연지도, 규율·사랑 함께해야

이제 중화고는 흡연 문제 극복에서 나아가 학생들이 오고 싶어하는 학교로 변신 중이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소위 중화스타일로 한발짝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제가 그 걸음에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계의 김장훈이 되고 싶다는 그다. “상담과 노래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콘서트를 시도해 보려고요. 앞으로도 제가 가진 능력을 아이들, 선생님 혹은 제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나눌겁니다.”

이전다음기사 영역

하단 배너 영역

지금 이 뉴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