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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삶을 앵글에 하나! 둘 ‘찰칵’”

[풍요로운 삶 나누기] 사진으로 나누는 삶 ‘오빠네 사진관’

SNS로 뭉친 20~70대…지자체 무료 사진강의 등 사회공헌도 계획

2014.10.24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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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담벼락’을 도배하는 이들의 대화 주제는 사진으로 시작해 사진으로 끝난다. ‘오빠네 사진관’은 SNS를 통해 모인 동호회다.
페이스북 ‘담벼락’을 도배하는 이들의 대화 주제는 사진으로 시작해 사진으로 끝난다. ‘오빠네 사진관’은 SNS를 통해 모인 동호회다. (사진=오빠네 사진관 주기중)

‘오빠네 사진관’. 한반도 어딘가에 속한 사진관일까 해서 검색해 봤자 소용없다. 프로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를 통해 만난 온라인 모임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담벼락’을 도배하는 이들의 대화 주제는 사진으로 시작해 사진으로 끝난다. 원글이든 댓글 끝에는 늘 ‘닥사’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닥치고 사진’이라는 뜻이다.

2011년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한 이는 주인장 주기중(55) 씨다. 현재 포토디렉터인 주 씨는 30년간 현장을 누빈 사진 전문가이지만 항상 소통에 목말랐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내몰리잖아요. 모두가 외롭죠. 저 또한 사진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다른 누군가와 사진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눌 시간이 없었어요.”

주 씨는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SNS를 통해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물색해 ‘친구맺기’ 초대장을 보냈다. 차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화가, 음악가, 디자이너, 회사원 등 직업도 다양했다.

국내만이 아니었다. 미국, 프랑스, 파라과이, 홍콩 등지에 사는 한국인들도 모였다. 현재 회원은 64명. 오프라인에서 주로 모이는 사람들은 20여 명이다. 연령대도 2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페이스북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업로드해 서로 코멘트를 달아주고 토론을 벌인다. SNS는 24시간 열려 있어 언제든지 접속하면 실시간으로 대화가 가능한 공간이 됐다. 황소연(46) 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오빠네 사진관’에서는 전문 사진가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 소여니아’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는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사진을 보는 관점과 안목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모임이 활성화되며 자연스럽게 출사와 전시, 강연활동도 잦아졌다. 2011년 2월 ‘더 페이스전’이라는 이름으로 첫 사진전시회를 열었다. 1인당 2장씩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전시에 참여했다. 주 씨는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어울려 사진전시회를 연 것은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처음일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멘토-멘티로 한 달에 한 번 세미나

‘오빠네 사진관’의 관심은 ‘인문학적 사색’에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멘토와 멘티로 구성돼 세미나를 한다. 멘토들이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면서 강연을 하는 방식이다. 사진 이론을 비롯해 비평, 철학 등 다양한 인문 분야를 아우른다. 그룹은 포트폴리오 과제를 갖고 토론한다. 주제도 그림자·색·빛·계절 등이다.

홍보회사 대표인 임영진(50) 씨는 “처음에는 숙제하기가 그렇게 싫었어요. 좋자고 모인 동호회에서 과제라니요(웃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숙제 덕분에 삶이 달라지는 거예요. 저는 굉장히 덜렁거리는 사람인데 주어지는 주제에 따라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다른 앵글로 찍어보면 어떨까 고민하게 되고요.”

동호회의 장점에 대해 물었다. 주 씨는 망설임 없이 “아주 오랜 친구가 생긴 느낌”이라고 답했다. “제가 만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여러 직업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것은 사진의 스킬이나 감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죠.” 임 씨가 덧붙였다. “‘오빠네 사진관’ 그룹 담벼락에는 김춘수의 시 <꽃>이 올려져 있어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꽃이 되는 것처럼 ‘오빠네 사진관’에서는 사진뿐만 아니라 동호회 사람들 관계도 서로에게 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빠네 사진관’은 앞으로 사회공헌활동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주기중 씨는 “회원을 늘려가면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사회에 공헌하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SNS 공개범위도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씨는 “현재 동호회 수익 대부분은 사진 판매입니다. 더 많은 작품활동으로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부터는 사회공헌활동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재능기부 형태로 그림을 그려가고 있어요.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무료 사진강의를 하는 모습이 좋지 않을까 계획하고 있습니다.” 임영진 씨도 맞장구를 치며 “저는 농촌활동 홍보를 맡고 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진들을 엽서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구상도 해 보고 있어요”라며 반색했다.

곧 가을 출사와 전시회도 계획 중이다. 황소연 씨는 “1년에 한번 전시회도 하는데 아직 용기가 없어서 작품을 발표하지 못한 회원들도 있다”며 “점차 사진작품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예술적으로 향상되는 ‘오빠네 사진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빠네 사진관’은 오늘도 SNS에서 ‘닥사’ 수다를 이어간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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