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고 시동을 켠뒤 브레이크를 밟고 자동차 기어만 ‘D’로 조작해도 음주운전이 성립될까? 기어를 주행으로 맞춘 것은 운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음주운전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차 안에서 히터를 틀려고 시동을 건 뒤 잠을 자다 자기도 모르게 기어를 움직여 차가 움직인 경우는 음주운전이 아니다.
이처럼 일선 경찰들도 헷갈릴 수 밖에 없는 복잡한 음주운전 사례와 단속 방법 등을 정리한 책자가 발간 돼 눈길을 끈다.
경찰교육원은 음주단속부터 교통사고조사, 검찰송치 후 법원판결에 이르기까지 쟁점 사례들을 연구한 ‘음주운전수사론’을 발간했다.
이 책은 음주운전과 관련된 모든 수사요령이 정리돼 있다. 일선 교통사고 수사 현장에서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사례별로 묶어 현장 경찰관들의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경찰교육원 교통학과 교수요원이 일선경찰관들의 질문내용을 정리했고 경찰청의 교통사고조사 설명서와 학술대회 논문, 음주관련 책자, 대법원 판례 등을 참조해 구체성을 갖추고 학문적 깊이까지 확보했다.
특히 ▲시동을 켜고 자동차 기어만 조작해도 음주운전이 성립되는지 여부 ▲신호대기 중 잠든 음주운전자 ▲음주측정 전 꼭 맑은 물로 입안을 헹궈야 하는지 ▲호흡측정 후 상당시간 경과해 채혈을 요구하는 운전자 ▲음주단속을 피해 차량을 두고 도주한 운전자 등 다양한 현장사례들을 중심으로 수사의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용선 경찰교육원장은 “음주운전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를 근절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이나 수사과정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며 “이번에 음주운전수사론을 펴내 음주운전 근절과 현장경찰관들의 수사 활동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의 : 경찰교육원 교통학과 041-536-2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