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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일자리 창출…‘장그래’들에게 희망 확산

[24개 핵심 개혁과제-노동개혁]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 제고

2015.03.2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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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인 ‘미생’이 tvN 드라마로 재현되며 그 주인공인 장그래의 현실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 회사에서 동등한 일을 하면서도 근로조건에 따라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나뉘는 현실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다.(사진=tVN)
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인 ‘미생’이 tvN 드라마로 재현되며 그 주인공인 장그래의 현실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 회사에서 동등한 일을 하면서도 근로조건에 따라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나뉘는 현실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다.(사진=tvN)

2014년은 단연 장그래의 해였다. 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인 ‘미생’이 tvN 드라마로 재현되며 그 주인공인 장그래의 현실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졸 학력이 전부인 그는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다 성과를 인정받아 사원이 된다. 하지만 대학교 졸업을 비롯한 ‘스펙’이 전무한 그는 근로 계약기간이 끝나면 떠나야 하는 비정규직(기간제, 파견 근로자 통칭). 반면 동료들은 근로 계약기간의 측면에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즉 정규직으로 회사에 둥지를 튼다. 이처럼 한 회사에서 동등한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나뉘는 현실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노사정 대타협 통해 노동시장 구조 개선

정부는 수많은 장그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 제고를 비롯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용노동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회 확대 및 차별·남용 방지 ▶실업급여제도 개선 및 특수고용직 사회보험 적용 확대 등 사회안전망 강화 ▶근로시간 단축과 탄력적 활용,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저성과자 근로계약 해지 기준 마련 등에 주력했다.

그 결과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 개선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을 도출했다. 이를 토대로 비정규직 보호 등에 관한 법률(비정규직 보호, 실업급여,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임금체계와 근로시간 등의 관행을 개선했다. 이로써 직무·성과급형 임금체계 개편, 정년 연장과 연계된 임금피크제 도입, 교대제 개편, 유연근무제 등 장시간 근로 개선, 근로계약 해지 및 취업규칙 변경 기준 마련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 노동시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비정규직 처우를 바로잡았다(인터뷰 기사 참조).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대표적인 제도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 제도. 올해 3월 13일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정부가 기간제, 파견 등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업주에게 해당 근로자 임금상승분의 50%(월 60만 원 한도)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것이다(표 참조). 정규직 전환 신청자를 연중 수시로 접수해 선정 과정을 거쳐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규직 전환 지원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은 기간제, 시간선택제, 파견 근로자와 안전·보건관리자다. 다시 말해 정부는 사업주가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 ▶기간제인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 ▶파견 근로자 사용 사업주가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거나, 파견 사업주가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기간제인 안전·보건관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한다. 먼저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문가그룹의 쟁점별 논의를 올해 1, 2월 동안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3월에는 특위 중심으로 집중 논의해 대타협을 도모하고, 구조개선특위 위원과 전문가그룹이 연계해 대안을 모색한다.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높여 노사 대타협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노사정 대표 간 비공식 간담회를 통해 대타협을 도출한다. 의견을 조율해 구조개선특위에서 합의를 거친 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토록 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한국노총 내 비판적인 산별연맹 대표 등 노동계 관계자들에게 대타협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이중구조 관행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노사정 합의 내용을 반영해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고, 당·정·청 협의를 거쳐 여야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방침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현재 노사정이 논의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 개선’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 등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노동시장 규칙을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 고용 확대와 정규직 전환 노력이 모범 사례로 자리 잡고, 다른 기업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이후 열심히 더 일할 맛 납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돼 그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업무까지 맡으면서 병원 운영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주어진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바빴는데 이제는 뭔가 배울 게 더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합니다. ‘회사에서 나를 믿고 일을 맡겼으니 열심히 하자’며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꾸준히 능력을 증명해서 승진의 기쁨도 맛보고 싶습니다.”

나은요양병원 총무과 이민재(34) 과장은 지난해 6월 정규직이 됐다. 이전 직장에서도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꼭 정규직이 되자’는 목표로 일했다. 이 과장은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자를 보면서 희망을 얻고 있다”면서 “덕분에 병원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생기 있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나은요양병원은 2012년 6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만성질환과 장애로 말미암아 장기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고령 환자뿐 아니라 치매와 중풍 환자, 수술 이후의 요양 환자, 말기 암환자 등 다양한 이들에게 든든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가정의학과, 신경과, 일반외과, 한방과를 운영하는 한편 시설, 인력을 확충하며 경쟁력도 갖췄다.

하지만 병원의 부담은 날로 증가했다. 2002년 54개에 불과하던 전국의 요양병원이 2013년 1265개로 늘었고, 전주에만 요양병원이 30개에 달하는 등 병원의 초과 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은요양병원의 전체 근로자 108명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39명으로 이들의 이직률은 20~30%인 상태.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 집중도와 소속감도 낮았다.

이런 상황 탓에 나은요양병원 경영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기간제 퇴사자가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면서부터 경영진은 ‘병원의 운영체계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절감했다. 내부적인 평가보다는 외부 컨설팅이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들었다. 마침내 경영진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중소기업 고용구조 개선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노사발전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노사발전재단의 컨설팅은 노무법인 정훈 전주지사의 최명진 노무사가 3개월 동안 진행했다. 최 노무사는 컨설팅을 진행하기에 앞서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컨설팅의 목적과 근로 환경 분석, 개선 방향에 대해 공유했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결과만 제공하지 않고 정규직 전환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부터 형성한 것이다.

이후 직무 분석을 통해 업무를 분담하고, 정규직 전환평가의 기준을 설정했다. 즉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삼고, 상·하반기에 각각 1회씩 근무태도, 자질, 업무능력, 적응도에 대해 평가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규직 전환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 달의 부서별 우수 친절사원’을 선정해 인사고과에 반영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대상 교육제도 또한 확충했다.

컨설팅을 거친 결과 나은요양병원의 비정규직 근로자 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직률은 5% 내외로 낮아진 상황. 비정규직 근로자의 일터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은요양병원 이병식 홍보이사는 “앞으로 충원되는 비정규직도 빠짐없이 정규직 전환평가를 진행하겠다”면서 “주기적으로 외부 컨설팅을 거치며 내실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내 회사 소속감 생겼고 여성 임원이 되고 싶어요”

“2013년 6월 파견직으로 입사한 지 1년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예전에는 회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내 회사라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정규직이 되니까 소속감이 생기면서 마음도 편해졌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각오도 생깁니다.”

㈜에이텍시스템 중부고객지원팀 김은영(30) 사원은 “새로운 정규직 전환평가를 통해서 능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일 잘하는 직원으로 인정받으며 정규직으로 전환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은영 사원의 목표는 여성 임원이 되는 것. 여성의 고위직 승진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도록 힘을 보태고 싶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IT 솔루션 전문기업인 에이텍시스템은 지난해 28명의 기간제,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8명, 7명이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다. 에이텍시스템에서는 기간제, 파견 근로자로 1년 근무한 뒤 팀장 추천 및 역량 평가를 거쳐 80점 이상을 얻으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

이렇듯 근무 환경이 개선된 덕분일까.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한 기간제 근로자(익명)는 “그동안 다른 비정규직 분들이 평가를 거쳐 정규직이 된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나 역시 노력만 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정규직 전환제도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에이텍시스템은 2008년 1월 설립돼 IT 장비 및 교통요금 징수 시스템 유지·보수 등을 하는 IT 서비스 업체. 교통카드 발매기와 정산기, 무인 충전기, 버스와 택시 결제 단말기, 버스정보 안내기, 잔액 조회기, 통행료 징수기, 일체형 PC 사업 등 에이텍의 이름표를 단 모든 시스템을 설치·유지·보수한다. 사업 영역과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전국 17개 지사, 74개 협력점이 운영되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자도 급증했다. 하지만 단시간에 인력을 충원하면서 기간제와 파견 근로자들을 주로 채용했다. 전체 근로자 296명 가운데 97명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에이텍시스템의 비정규직 가운데 1년 이상 근속자 비율은 41%에 불과하다는 사실. 물론 이 회사는 정규직 전환제도를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진행했지만 객관적인 평가체계 없이 근속기간만을 평가 잣대로 삼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에이텍시스템은 지난해 노사발전재단의 중소기업 고용구조 개선 지원사업에 신청했다. 노무법인 정상 유정선 노무사의 컨설팅을 받았고, 그 덕분에 정규직 전환평가 체계를 수립했다. 이와 더불어 인사관리체계, 인사노무규정(직무분석 포함)을 개선하고 비정규직 능력 개발, 임금 직무 재설계 등을 진행해 고용구조 개선을 이끌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월 12일 에이텍시스템을 방문해 청년들의 안정된 일자리 보장과 고용 확대에 힘쓰고 있는 사업장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장관은 “에이텍시스템의 노력이 모범 사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면서 3월부터 시행한 정규직 전환지원금 제도를 적극 활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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