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 누리집 로고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콘텐츠 영역

콜택시 말고 ‘콜버스’를 아시나요?

[2015년 민원행정 개선 우수사례] ① 전라북도 ‘버스 DRT’

정시성·노선없이 주민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버스

벽지노선 손실보상금 절감 위한 대안서 출발한 아이디어

2015.11.20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인쇄 목록

정부3.0은 민원행정도 더 똑똑하게 바꿨다. 국민들은 찾아가는 맞춤형 행정서비스인 정부3.0으로 훨씬 더 편리한 정부의 행정을 경험하고 있다. 여기 색다른 아이디어로 올해 민원행정 개선 우수사례로 선정된 제도들이 있다.(편집자 주)

“콜택시처럼 버스를 불러서 탈 줄은 누가 알았겄습니까? 세상 겁나게 좋아졌지라.” 전북 완주군 동상면에 살고 있는 정순덕씨는 몸살 기운이 있어 전주에 있는 병원에 가려고 길을 나섰다. 정 씨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전화로 버스를 부르는 일.

정씨네 집에서 전주까지 가는 버스를 타려면 도보로 1시간은 족히 걸어야 한다. 동상면에는 택시도 다니지 않는다. 그 길을 지난 6월부터는 콜버스가 달리고 있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의 두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완주군 상동면의 버스 DRT를 운행을 맡고 있는 박성주 대표가 운행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완주군 동상면의 버스 DRT를 운행을 맡고 있는 박성주 대표가 운행에 앞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벽오지 대중교통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죠.” 정확하게는 버스 DRT(수요응답형 교통체계, Demand Responsive Transit)를 가리키는 콜버스. 말 그대로 수요자인 국민들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버스다. “콜버스라고 말하면 대부분 무엇인지 감을 잡으시더라고요.” 올해 전라북도에서 시범운영 중인 콜버스는 국내 최초다. 버스 DRT의 처음 기획부터 도입까지에는 류창남 전라북도 교통전문위원의 힘이 컸다.

정시성·노선없이 국민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콜버스’…벽오지 대중교통의 완결판

지난 2009년 현재의 전라북도 물류교통과로 발령을 받아 공직에 입문한 류 전문위원은 해당과의 업무를 파악하던 과정에서 벽지노선 버스에 대한 손실보상금으로 매년 쓰이는 금액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농촌을 운행하는 벽지노선 버스들을 조사해보니 한번 운행에 승객은 2~3명이 전부예요. 그렇지만 벽지노선도 의무적으로 운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운송업체에 지급하게 돼 있죠. 지난해만 전라북도에서 170억원이 손실보상금으로 지원됐어요.” 이 같은 손실보상금은 매년 10% 정도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류창남 전라북도 교통전문위원이 버스 DR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창남 전라북도 교통전문위원이 버스 DR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류 전문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의 현실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교통이 필요했다. “버스정류장까지 1㎞이상 떨어진 벽지마을이 전라북도 내에만 180여 곳입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버스를 이용하려 해도 쉽지 않죠.”

류 전문위원은 버스 DRT를 벽지노선 버스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버스는 정시성이 있어야 하고 정해진 노선대로 움직이잖아요. 대신 합승이 가능해 여러명이 동시에 탈 수 있죠. 반대로 택시는 정해진 노선은 없지만 합승은 불가능합니다. 콜버스는 택시와 버스의 장점 만을 합했습니다. 정시성도 없고 노선도 없죠. 대신 수요자들이 요청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벽지노선 버스 손실보상금 절감 위한 대안서 출발…버스·택시 장점만 취해

그러나 실제 버스 DRT가 도입되기까지 현실적인 과정들은 순탄치 않았다. 새로운 버스체계를 도입하기까지는 법률도 바꿔야 했다. “새로운 체계의 버스를 법의 테두리 안에 넣고 11인승 형태의 소형승합차도 버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인정받아야 했거든요.”

택시와 버스 운송업계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살얼음판 같았던 공청회, 수 차례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개정안 관련 회의 등을 거쳐 결국은 류 전문위원의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빛을 보게 됐다. 올해부터 전라북도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것이 2010년이었으니 아이디어 하나가 정책으로 실현되기까지 꼬박 6년이 걸린 셈이다.

박성주 대표가 버스 DRT를 이용하려는 주민 정순덕 씨의 승차를 안내 중이다.
박성주 대표가 버스 DRT를 이용하려는 주민 정순덕 씨의 승차를 안내 중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부터 내부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꼭 필요한 일임에 다들 뜻을 같이 해줬지요. 함께 일하는 분들의 지지와 격려가 있으니 그게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류 전문위원조차도 한 지방공무원이 낸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 관련 법률(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까지 개정되는 모습에는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실현 위해 관련법률까지 개정…올해부터 전라북도 2곳서 시범운영 시작

그렇게 우여곡절을 거치며 전북 완주군 동상면과 정읍시 산내면 두 곳에서 버스 DRT의 시범운영이 시작됐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지에서 버스 DRT라고 불리는 콜버스가 국내에서 운행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동네는 나이가 70이 넘으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버스정류장까지 15km가 넘는 곳에 사는 분들도 있어요. 이 분들이 전주시내로 한 번 이동하려면 방법이 없지요.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지나가는 차를 잡아야 했습니다.”

주민 정순덕 씨가 버스 DRT 이용요금 500원을 내며 활짝 웃고 있다.
동상면 주민 정순덕 씨가 버스 DRT 이용요금 500원을 내며 활짝 웃고 있다.

완주군 동상면의 버스 DRT를 담당하고 있는 박성주 대표는 이러한 상동면 어르신들에게 콜버스가 든든한 두 발이 됐다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박 대표는 버스 DRT 운영을 위한 1인 기업을 설립해 혼자 버스 운행까지 담당하고 있다. 

동상면의 버스 DRT는 오전 6시 40분 전주로 향하는 첫 시내버스 시간에 맞춰 운영된다. 주민들이 요청하는 전화를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모아 운영하는 동상면 버스 DRT의 하루 평균 이동거리는 242km. 보통 버스의 일 평균 이동거리 적정선을 200km로 보는 것과 비교해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그래도 박 대표는 좋기만 하단다.

버스 DRT, 복지의 개념 추가된 신개념 교통수단

“차량의 크기가 작아지고 노선과 정시성의 한계를 벗어나니까 이동이 자유로워졌죠. 기존의 버스 노선이 들어가지 않는 곳까지 콜버스는 운행이 가능합니다.” 주민들은 500원만 내면 버스 DRT를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이렇게 좋은 버스의 가격이 너무 싸다며 오히려 미안해하기도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전언이다.

박성주 대표와 류창남 교통전문위원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박성주 대표와 류창남 교통전문위원이 버스 DRT의 발전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어렵사리 운행을 시작한 버스 DRT가 전라북도에 효자노릇을 해내고 있다. 전라북도에 올해 민원행정 개선 우수사례 대상의 영광을 안겨줬다. 운영 노하우를 묻는 다른 지자체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기존에는 버스시간에 국민들이 맞춰야 했지만 콜버스는 그 반대예요 국민의 시간에 버스가 맞추는 거죠. 이제 농어촌 지역에서 버스는 단순한 대중교통의 개념이 아니라 복지의 개념까지 더해저야 합니다.” 류창남 위원은 버스 DRT가 복지의 개념이 추가된 신개념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없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너무 좋아요.” 주민 정순덕 씨의 말처럼 류창남 위원도 시범운영을 시작한 버스 DRT 즉, 콜버스가 계속 시골길을 달릴 수 있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전라북도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 벽지에 더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국민이 행복해하는 정책이잖아요. 콜버스처럼 국민을 위한 행정서비스가 쭉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전다음기사 영역

하단 배너 영역

지금 이 뉴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