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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을 구하던 손길, 이제 학교안전을 위해

[퇴직공무원 사회공헌 ‘노하우플러스 사업’] ② 수기(백순기 학교안전지도관)

2018.12.06 인사혁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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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공무원들이 공직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해 국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퇴직한 소방공무원이 학교안전지도관으로 변신해 아이들에게 재난안전 교육을 한다. 또 퇴직한 경찰공무원은 어르신들의 교통안전컨설턴트로 은퇴 전보다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퇴직공무원 노하우플러스 사업’이 국민과 퇴직공무원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편집자 주) 

‘행복한 사람에게는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 인생의 반을 훌쩍 넘긴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때조차 저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행복했고 소방공무원으로 일했던 지난 시간은 또 그만큼 행운이었습니다.

소방공무원으로 입사해 퇴직할 때까지 항상 안전을 생각했고 안전을 외쳤고 안전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관창을 잡고 화재를 진압할 때도, 항공대에서 헬기를 타고 인명을 구조할 때도 1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부었습니다.

내 손으로 단 1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그게 신이 주신 사명감이라는 선물을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내 손으로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구하는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TF팀을 만들어 팀원들을 구성했고 2013년 3월 전국 최대 규모로 개관한 전북119안전체험관의 관장으로 부임하는 행운도 있었습니다.

백순기 학교안전지도관. 소방공무원의 유니폼을 벗은 그의 모습이 이제는 제법 익숙하다.
백순기 학교안전지도관. 소방공무원의 유니폼을 벗은 그의 모습이 이제는 제법 익숙하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기고 체험하며 그들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손을 내밀었으며 제가 내민 손을 아이들도 기꺼이 잡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안전’ 만을 외치며 지냈던 공직생활이 저에겐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퇴직과 함께 저에게도 노을이 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안전’을 외치던 지난날의 그리움이 붉게 물들 때쯤 우연찮게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Know-how+) 소식을 접했습니다. 전북119안전체험관에서 저의 손을 잡아주었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주저 없이 사업 참가신청서를 작성했고 이번에도 행운이 깃들었습니다. ‘학교안전지도관’이라는 직책 위에 나의 조그만 손을 얹어 아이들에게 내밀었고 이번에도 아이들은 그런 저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소방안전체험교육의 보조요원으로 활동하며 아이들의 원활한 체험을 도와주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버스에서 내리고 탈 수 있게 교통안전지도를 하는 등 저는 여전히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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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부터는 전북119안전체험관에서 활동하는 학교안전지도관 4명이 함께 장대인형을 활용해 소방안전인형극을 매주 1회 운영하여 아이들에게 안전에 대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인형극에서 화재를 일으키는 몬스터가 나오면 울음을 터트리고 야유를 하던 아이들이 인형극이 끝나고 지도관들이 인사를 하러 나왔을 때 껴안아주고 “고맙습니다.”라고 배꼽인사를 하는 걸 보면 저는 여전히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안전강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삼풍백화점 사고, 성수대교 사고, 세월호 사고 등의 시리도록 서글펐던 기억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는다는 건 그들의 희생을, 슬픔을 오래도록 기억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슬픔이 다신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백순기 학교안전지도관이 아이들의 안전 교육을 돕고 있다.
백순기 학교안전지도관이 아이들의 안전 교육을 돕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나라는 안전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고 안전 분야 공무원도 대폭 증원했습니다.

누군가를 빨리 구조하느냐가 아니라 애초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정책으로 정책방향 또한 대폭 수정되었고 법령도 빠르게 개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든 어느 계층이든 안전은 보편적 복지의 가장 기본요소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그 자리에 항상 있어준다는 것만큼 든든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은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누구나 대신 할 수 없는 사업 분야를 선정해 퇴직공무원들의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 대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언제까지나 웃을 수 있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저는 내일도 이곳에 서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체험관 관장으로 퇴직했는데 학교안전지도관으로 체험관에서 생활하는 게 어렵지 않냐고. 저는 그들에게 말합니다. 관장일 때보다 지금이 훨씬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고.. 그래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더 크게 들을 수 있다고..

그래서 저는 여전히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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